해외 공동연구 논문 발표 전 특허 점검: 12개월 유예가 안 통하는 유럽·중국

해외 공동연구 원고 투고 전 실행할 계약상 30일 검토·60~90일 특허 출원 유예 절차(Tay–VYNE, 유한양행–Processa 공시 사례)와 한·미·일 12개월 공지예외 대비 유럽(EPC)·중국의 신규성 상실 기준을 법조문 원문으로 비교한다.

딥 네이비 배경에서 연구 원고가 시계 옆의 특허 출원 게이트를 지난 뒤, 방패가 있는 보호 경로와 달력·자물쇠가 있는 차단 경로로 갈라지는 편집 일러스트

직접 답변: 투고 전에 고정할 세 가지

해외 대학·병원 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공동연구를 수행한 한국 연구팀과 사업개발(BD)·지식재산(IP) 조직이 가장 빈번하게 겪는 일정 충돌은 국제 학술지 투고(또는 학회 초록 마감)와 특허 출원 시점의 역전이다. 공동연구팀이 원고 작성을 마치고 저널 시스템에 업로드하려는 순간, 계약상 어떤 검토·기밀 삭제·출원 지연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그리고 만약 원고나 초록이 특허 출원보다 하루라도 먼저 공개되면 어느 국가에서 구제받고 어느 국가에서 권리가 영구히 소멸하는지가 즉시 결정되어야 한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실무 의사결정의 축은 세 가지다. 첫째, 저널 투고보다 계약서상 발표 검토(Publication Review) 조항을 먼저 실행해 특허 명세서 작성과 출원 시간을 합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실제 SEC에 공시된 바이오 라이선스 계약을 보면, Tay Therapeutics와 VYNE Therapeutics의 2023년 라이선스 계약(제10.6조)은 투고·발표 최소 30일 전 원고 제출과 수령 후 30일 이내 검토 통지(Publishing Notice), 그리고 특허 출원 대상 발명이 포함된 경우 통지일로부터 최소 90일의 발표 유예 및 기밀정보 삭제 의무를 규정한다. 한국 제약사 사례인 유한양행(Yuhan Corporation)과 Processa Pharmaceuticals의 2020년 라이선스 계약(제9.3조) 역시 임상 결과 초록·원고의 사전 제공, 30일(저널 요구 시 더 짧은 기간) 이내 회신, 적시 요청 시 특허 출원을 위한 최대 60일의 합리적 유예 기간을 명시하고 있다.

둘째, 계약상 유예 기간을 활용해 최초 공개(초록 온라인 배포, 프리프린트 게시, 포스터 부착, 본문 발간 중 가장 빠른 시점) 이전에 최우선 특허 출원(Priority Filing)을 완료해야 한다. 셋째, 만약 실수나 일정 충돌로 논문이 출원보다 먼저 공개되었다면 관할별 구제 가능성의 비대칭성을 즉시 계산해야 한다. 한국(특허법 제30조), 미국(35 U.S.C. § 102(b)(1)), 일본(특허법 제30조)은 법정 절차와 요건을 충족해 공개일로부터 12개월(1년) 이내에 출원하면 발명자·출원인 측의 공개를 선행기술에서 배제한다. 그러나 유럽특허협약(EPC 제55조)에는 학술 논문 게재를 포괄하는 일반 유예기간이 전혀 없어 출원인의 자발적 저널 게재는 유럽에서 신규성을 원칙적으로 영구 파괴하며, 중국 특허법 제24조는 6개월 유예를 4대 열거 사유(국가 비상사태 공익 공개, 중국 정부 주최·인정 국제박람회 최초 출품, 지정 학술·기술회의 최초 발표, 출원인 동의 없는 유출)로 엄격히 제한하므로 임의의 국제 학술지 게재를 구제하지 않는다. 즉 유예기간은 사후 구제 수단이지 출원 전략이 아니며, 유럽과 중국 권리가 필요한 파이프라인은 공개 전 출원이 유일한 안전 경로다.

왜 논문 게재가 특허를 무너뜨리는가: 선행기술의 정의

연구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리 연구팀이 직접 쓴 논문인데 왜 우리 특허의 발목을 잡는가'라거나 '해외 학술대회에서 구두로만 발표했으니 한국이나 유럽 심사관이 알 수 없지 않은가'라는 오해가 반복된다. 그러나 현대 특허법의 신규성(Novelty) 판단 기준은 발명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출원일 전에 해당 기술 정보가 공중(Public)에게 이용 가능한 상태에 놓였는가라는 객관적·절대적 사실에 기초한다.

가장 엄격한 절대 신규성 기준을 보여주는 조문은 유럽특허협약(EPC, 2020년 판) 제54조제2항이다. EPC 제54조제2항은 유럽특허출원의 출원일 전에 '서면이나 구두 설명, 사용 또는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든 공중이 이용 가능하게 된 모든 것(everything made available to the public by means of a written or oral description, by use, or in any other way)'을 기술현황(state of the art, 선행기술)으로 정의한다. 여기에는 지리적·언어적·매체적 제한이 없다. 지구 반대편의 소규모 심포지엄에서 배포된 초록집 한 부, 학회장의 포스터 게시, 대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학위논문, 저널 웹사이트의 정식 호수 배정 전 온라인 선공개(Online Ahead of Print / Early View), 심지어 bioRxiv·medRxiv 같은 프리프린트 서버 업로드나 연구자의 소셜미디어·웹페이지 게시까지 모두 공중이 접근 가능한 순간 선행기술이 된다.

한국과 미국의 기본 원칙도 동일하다. 한국 특허법 제29조제1항은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 하더라도 그 발명이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 또는 국내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게재되었거나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공중이 이용할 수 있게 된 발명에 해당하면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한다. 미국 특허법 35 U.S.C. § 102(a)(1) 역시 청구된 발명의 유효출원일(effective filing date) 전에 특허되었거나, 인쇄 간행물에 기술되었거나, 공중이 사용 중이거나, 판매 중이거나, 달리 공중에게 이용 가능하게 된(otherwise available to the public) 경우 특허를 받을 수 없음을 원칙으로 삼는다. 결국 비밀유지 의무(confidentiality obligation)가 없는 외부인이 기술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면, 그 형태가 인쇄물이든 전자파일이든 구두 강연이든 신규성 상실 사유인 '공개'로 평가될 수 있다.

이 구조가 해외 공동연구에서 특히 위험한 이유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바이오기술 기술이전 입문서 제7장(계약의 연속선)이 지적하는 바이오 거래의 시간적 순서 때문이다. 바이오 분야의 협력은 통상 비밀유지계약(NDA) → 물질이전계약(MTA) → 공동연구계약(Sponsored / Collaborative Research Agreement) → 옵션 계약(Option Agreement) → 라이선스 계약(License Agreement)의 연속선 위에서 진행되며, 협력이나 라이선스 논의가 특허 출원보다 먼저 시작되는 일이 흔하다. WIPO가 경고하듯, 적절한 기밀 보호나 출원 통제 없이 이루어진 능동적 기술 개시(enabling disclosure, 당업자가 발명을 실시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공개)는 일부 국가에서 특허 획득을 막거나 제한할 수 있다(may preclude or limit patenting). 학술 논문은 동료 심사(peer review)를 통과하기 위해 실험 방법, 투여 용량, 타깃 기전, 화학 구조 또는 서열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므로 전형적인 능동적 개시에 해당한다. 더구나 저널 투고 과정에서도 편집위원이나 심사위원(reviewer)에게 기밀유지 정책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투고 시스템에서 프리프린트 자동 연동 옵션이 켜져 있는지에 따라 정식 출판일보다 앞서 공개 시점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바이오·제약 공동연구에서는 단일 논문 한 편이 아니라 학회 초록(Abstract) 제출, 학회 프로그램북 온라인 배포, 포스터 세션 게시, 구두 발표, 프리프린트 업로드, 저널 온라인 선공개(Early View), 정식 호수 발간이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일어난다. 많은 연구자가 '저널 정식 발간일'을 공개일로 착각하지만, 특허 심사관은 가장 먼저 외부에 노출된 학회 초록 온라인 공개일이나 프리프린트 게시일을 선행기술 공개일로 잡는다. 만약 초록에 핵심 화합물의 구조식이나 항체의 CDR 서열, 임상 2상 유효 용량과 1차 평가변수 결과가 그대로 적혀 있다면, 본 논문이 출판되기도 전에 이미 전 세계에서 신규성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관할별 유예기간 매트릭스: 12개월 구제, 6개월 열거, 그리고 구제 없음

원고가 이미 학회 초록집이나 저널 온라인판으로 공개된 뒤에 특허 출원을 검토한다면, 글로벌 주요 5대 관할(IP5: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중국)의 신규성 상실 예외(유예기간, Grace Period) 규정을 조문 단위로 대조해야 한다. 한국·미국·일본은 12개월(1년)의 유예기간을 두어 구제 폭이 비교적 넓지만, 주체 요건과 절차 요건에서 세부 차이가 존재한다. 반면 유럽(EPC)과 중국은 자발적 저널 게재에 대해 사실상 문이 닫혀 있다.

관할 및 법적 근거유예기간구제 대상 공개 범위핵심 절차 및 선언 요건제외 사유 및 실무 함정
한국 (KIPO) — 특허법 제30조제1항 및 공지예외주장 제도12개월 (최초 공개일로부터 12개월 이내 출원)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에 의한 공개(논문 발표·제품 시연 등 공개 형태 무제한) 또는 그 의사에 반한 공개자기 공개는 출원 시 출원서에 취지 기재 후 출원일부터 30일 이내 증명서류 제출(보완수수료 납부 시 제30조제3항 기간 내 보정 가능). PCT 국제출원은 국내서면제출일 경과 후 30일 이내 제출조약·법률에 따른 국내외 출원공개·등록공고는 적용 제외. 출원일이 공개일로 소급되지 않으며, 공개~출원 사이 제3자 독립 공개·선출원 방어 불가
미국 (USPTO) — 35 U.S.C. § 102(b)(1)1년 (유효출원일 전 1년 이내 공개)발명자·공동발명자 또는 그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주제를 습득한 자에 의한 공개, 그리고 발명자 측이 먼저 공개한 바로 그 주제(subject matter)에 대한 제3자의 후속 공개조문상 출원 시 별도의 선언 절차는 없음. 다만 심사 중 해당 공개가 선행기술로 인용되면 발명자 기원 공개임을 소명해야 할 수 있음발명자 기원 공개에 한정되는 주체적 한계 존재. 발명자 공개보다 앞서 이루어진 제3자의 독립적 공개는 선행기술에서 배제되지 않음
일본 (JPO) — 일본 특허법 제30조 및 2018년 개정 심사기준1년 (2018년 6월 9일 시행 개정으로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제30조가 정한 조건을 갖춘 공개(JPO 안내 기준: 출원인이 학회·발표 등으로 먼저 공개한 발명 포함)출원 시 예외 적용을 구한다는 서면 제출, 출원일부터 30일 이내 요건 증명서류 제출. 공개가 여러 건이면 건별로 절차를 밟아야 함2017년 12월 8일 이전에 공개된 발명은 2018년 개정 조항 적용 대상이 아님. 예외가 적용돼도 출원일 전에 제3자가 같은 발명을 출원하거나 공개했다면 특허를 받을 수 없음
유럽 (EPO) — EPC 제54조 및 EPC 제55조일반 유예 없음 (예외 사유에 한해 출원 전 6개월)(a) 출원인 또는 권리 승계인에 대한 명백한 남용(evident abuse), (b) 파리협약상 공인 국제박람회 출품에 한함공인 국제박람회 출품의 경우 출원 시 해당 사실을 진술하고 기한 내 박람회 공식 증명서(supporting certificate)를 제출해야 함출원인·발명자가 자발적으로 게재한 학술지 논문이나 일반 학회 발표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원칙적으로 유럽 신규성이 영구 파괴됨
중국 (CNIPA) — 중국 특허법 제24조 (2020년 개정, 2021-06-01 시행)6개월 (출원일 전 6개월 이내, 4대 열거 사유 한정)(1) 국가 비상사태·비상상황 시 공익 목적 최초 공개, (2) 중국 정부 주최·인정 국제박람회 최초 전시, (3) 지정 학술·기술회의 최초 발표, (4) 출원인 동의 없는 타인의 유출제24조는 사유만 열거함. 신청 방식, 증명서류, 제출 기한은 특허법 시행세칙과 심사지침이 따로 정하므로 출원 시점의 현행 요건을 현지 대리인과 확인해야 함학술지 게재는 열거 사유에 없음. '지정(prescribed) 학술·기술회의'의 범위도 시행세칙·심사지침이 정하므로, 임의의 국제학회 발표가 자동으로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

표에서 확인되듯 각 관할의 법리는 단순한 '기간 숫자' 비교를 넘어선다. 먼저 한국 특허법 제30조(공지예외주장 제도)는 공개일부터 12개월 이내 출원을 요건으로 한다. 김앤장 2015년 지식재산권 뉴스레터가 정리하듯 2015년 7월 29일 이후 출원부터는 출원 시 선언을 빠뜨렸더라도 심사 중에 자기 공개에 대한 유예를 주장할 수 있도록 절차 요건이 완화되었고, 현행 세부 절차는 아래에서 보듯 보완수수료 경로로 운영된다. 다만 원문을 확인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지식재산처(KIPO)의 공지예외주장 제도 공식 안내 페이지에 삽입된 오래된 요약 이미지에는 과거 기준인 '6개월이내'라는 문구가 남아 있다. 같은 페이지 본문이 인용하는 현행 특허법 제30조제1항과 KIPO 영문 특허법(Article 30)은 12개월(12 months)을 규정하므로 이미지가 아니라 조문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한국·미국·일본의 12개월 유예를 '자발적 공개를 모두 덮어주는 만능 방패'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한국 특허법 제30조제1항 단서가 명시하듯 조약이나 법률에 따라 국내 또는 국외에서 출원공개되거나 등록공고된 경우에는 공지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즉 자신이 먼저 출원한 선행 특허가 18개월 도래로 공개공보에 실린 뒤에는 그 공보를 대상으로 공지예외를 주장해 후속 출원의 신규성을 살릴 수 없다. 나아가 공지예외 주장은 '해당 공개 발명을 내 출원의 선행기술로 삼지 않는다'는 효과만 있을 뿐 출원일 자체를 논문 발표일로 소급시켜 주지 않는다. 따라서 논문 발표 후 출원 전까지 제3자가 독자적으로 유사 기술을 발표하거나 먼저 특허 출원을 마치면, 한국과 일본에서는 그 공개나 선출원이 내 출원의 거절 근거가 될 수 있다(JPO도 제30조가 적용되더라도 출원일 전에 제3자가 같은 발명을 출원하거나 공개했다면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한다). 미국도 35 U.S.C. § 102(b)(1)(B)가 배제하는 것은 발명자가 먼저 공개한 바로 그 주제(subject matter)에 대한 후속 공개뿐이므로, 그 범위를 벗어난 제3자 공개는 여전히 선행기술이 될 수 있다.

미국의 35 U.S.C. § 102(b)(1)은 2011년 미국발명법(AIA) 개정을 통해 확립된 조항으로, 유효출원일 이전 1년 이내에 이루어진 공개라 하더라도 (A) 발명자 또는 공동발명자, 혹은 발명자·공동발명자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주제를 습득한 자에 의해 공개되었거나, (B) 그러한 발명자 측의 사전 공개 이후에 제3자가 공개한 경우에 한해 선행기술에서 배제한다. 즉 미국 유예기간은 발명자 기원의 공개(inventor-originated disclosure)라는 엄격한 주체적 한계를 갖는다. 만약 해외 공동연구팀과 유사한 타깃을 연구하던 제3자 그룹이 우리 팀의 논문 공개보다 단 하루라도 먼저 독립적인 논문이나 프리프린트를 발표했다면, 설령 우리가 1년 이내에 미국 특허를 출원하더라도 그 제3자의 독립 공개는 § 102(b)(1)으로 배제할 수 없어 특허성이 부정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 특허청(JPO)의 제30조 심사기준 개정 공고와 같이 2018년 5월 23일 공포된 법률 제33호에 의해 제30조 유예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되어 2018년 6월 9일부터 시행되었으며, 2017년 12월 9일 이후 공개되고 2018년 6월 9일 이후 출원된 발명부터 1년 기준이 적용된다(일본 법령 영문 번역 포털 일부에는 2015년 구판 텍스트가 남아 있으므로 JPO 공식 절차 안내 페이지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유럽(EPC)과 중국은 여전히 완강하다. 한국에서 논문 발표 후 12개월 이내에 특허를 출원해 공지예외를 인정받더라도, 그 한국 출원을 기초로 파리협약 우선권을 주장해 유럽(EPO)이나 중국(CNIPA)에 진입할 때 우선일의 소급 효력은 최초 한국 출원일까지만 미칠 뿐 그보다 앞선 논문 발표일까지 미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출원 전 논문 게재는 그 논문이 공개한 발명에 대해 유럽 특허를 원칙적으로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으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협상에서 유럽 지역 독점권(Exclusivity) 가치를 떨어뜨린다.

실제 계약이 만드는 타임라인: 투고—검토—기밀 삭제—출원 유예

그렇다면 해외 연구기관이나 파트너사와 공동연구를 수행하면서 학술 발표의 자유와 유럽·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특허권을 동시에 지키는 실무 해법은 무엇인가? 정답은 사후 법정 유예기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의 발표 검토(Publications) 조항을 통해 저널 투고 전에 특허 출원 시계를 먼저 돌리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EDGAR에 원문이 공개된 실제 바이오 라이선스 계약 2건을 분석하면, 글로벌 실무에서 작동하는 '사전 통보 → 검토 및 통지 → 기밀 삭제 → 특허 출원 지연'의 정교한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

flowchart TD
    A["공동연구 원고·초록·발표자료 초안 완성"] --> B["투고 전 상대방에 사전 제공<br/>Tay–VYNE: 투고 최소 30일 전<br/>유한양행–Processa: 가능한 한 이른 시점, 지정 대표자 경유"]
    B --> C["상대방 검토·회신<br/>수령 후 30일 이내<br/>(유한양행–Processa: 간행물이 요구하면 단축)"]
    C --> D{"원고에 무엇이 들어 있나"}
    D -- "해당 없음" --> E["예정대로 투고·발표"]
    D -- "상대방 기밀정보" --> F["요청 시 기밀정보 삭제 후 투고"]
    D -- "상대방이 출원하려는 발명" --> G["발표 지연 요청<br/>Tay–VYNE: Publishing Notice일부터 최소 90일<br/>유한양행–Processa: 적시 요청 시 최대 60일"]
    G --> H["특허 출원 완료"]
    H --> E
해외 공동연구·라이선스 계약상 논문 투고 전 검토와 특허 출원 유예 흐름 (Tay–VYNE 제10.6조·유한양행–Processa 제9.3조 문언 기준)

첫 번째 검증 사례는 영국 스코틀랜드 기반 바이오텍 Tay Therapeutics(구 In4Derm Limited)와 미국 VYNE Therapeutics가 2023년 4월 28일 효력을 발생시킨 경구용 BET 저해제(Oral BETi Compounds) 라이선스 계약(SEC Exhibit 10.1) 제10.6조(Publications)다. 이 조항은 계약 기간 중 어느 당사자든 계약 대상 화합물(Compound)이나 제품(Product)에 관한 내용을 간행물이나 발표로 공개하려 할 때 거쳐야 할 단계별 일수를 규정한다. 발표 당사자는 투고 최소 30일 전(at least thirty (30) days prior to submission)에 원고나 발표자료 사본을 상대방에게 제공해야 하고, 상대방은 자기 기밀정보 보호에 필요한 수정을 권고할 수 있으며 발표 당사자는 이를 부당하게 거절할 수 없다. 원고를 받은 당사자는 수령 후 30일 이내(within thirty (30) days after receipt)에 서면 통지(Publishing Notice)를 보낼 수 있다. 통지 사유가 (a) 상대방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창출해 특허를 받으려는 발명(Invention)이 원고에 담겨 있다는 것이거나, (b) 상대방이 제공한 기밀정보의 상업적 가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material adverse effect)이 예상된다는 것이면, 발표 당사자는 해당 발표를 막거나 상호 합의한 기간 동안 지연해야 하고, 상대방이 요청하면 원고에서 상대방 기밀정보를 삭제해야 한다. 발명이 이유인 경우 지연 기간은 특허 출원 준비와 제출에 충분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Publishing Notice일부터 90일 이상(in no event less than ninety (90) days)이어야 한다.

두 번째 검증 사례는 한국 제약사인 유한양행(Yuhan Corporation)이 미국 Processa Pharmaceuticals와 2020년 8월 19일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SEC Exhibit 10.11) 제9.3조(Publications)다. 제9.3조에 따르면 임상시험 결과를 학술지에 싣거나 발표하려는 Processa는 초록(abstract), 원고(manuscript) 또는 발표 요약본을 양사가 지정한 대표자를 통해 가능한 한 이른 시점(at its earliest opportunity)에 유한양행에 제공해야 한다. 유한양행은 수령 후 30일 이내, 또는 해당 간행물이 요구하는 더 짧은 기간(no later than thirty (30) days after receipt … or such shorter period as may be required by the publication) 안에 회신한다. 유한양행이 적시에 요청하면 Processa는 특허 출원과 기밀정보·경쟁상 피해 문제 해소를 위해 최대 60일 이내의 합리적 기간(a reasonable period (not to exceed sixty (60) days))을 허용해야 한다. 이 조항은 대칭적으로도 설계되었다. 계약 효력발생일(Effective Date)에 이미 존재하던 데이터를 유한양행이 발표할 때에도 Processa에 최소 30일 검토와 최대 60일 출원 기간이 주어지고, 유한양행의 그 밖의 발표는 Processa의 사전 서면 동의(prior written consent)를 받아야 한다.

비교 항목Tay Therapeutics – VYNE (2023, 제10.6조)유한양행 – Processa (2020, 제9.3조)한국 기업 BD·IP 실무 시사점
사전 원고 제출 시점투고·발표 예정일 최소 30일 전 원고 제공지정 대표자를 통해 가능한 한 이른 시점(at its earliest opportunity)에 초록·원고·발표 요약본 제공'가능한 한 이른 시점'처럼 열린 표현보다 '투고 최소 30일 전'처럼 확정 기한을 두는 편이 일정 통제에 유리함
상대방 검토 및 회신 기한수령 후 30일 이내 서면 Publishing Notice 발송수령 후 30일 이내 회신(단, 간행물이 요구하는 더 짧은 기간 허용)학회 마감 임박 시 검토 창구가 압축될 수 있으므로 사내 IP팀의 1차 스크리닝 SLA(예: 5영업일)가 필수적임
특허 출원 유예(Delay) 기간출원 준비에 충분한 기간으로서 Publishing Notice일로부터 최소 90일 보장적시 요청 시 특허 출원을 위한 합리적 기간(최대 60일 상한)'최소 90일 보장'과 '최대 60일 상한'은 권리자의 시간 여유가 크게 다르므로 자사가 출원 통제권자라면 하한 보장을 협상해야 함
기밀정보 보호 및 삭제 의무발명·기밀 가치 훼손 사유 통지 시 발표 중단 또는 합의 기간 지연, 요청 시 상대방 기밀정보 삭제(제10.1조: 계약 기간 및 종료 후 10년, 자기 기밀정보와 같은 수준 이상의 주의 의무)기밀정보·경쟁상 피해 문제를 유한양행이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준까지 해소할 기간 허용. 효력일 당시 기존 데이터 외의 유한양행 발표는 Processa 사전 서면 동의 필요합성 경로·공정 파라미터·비공개 바이오마커 등 노하우(Know-how)는 특허 출원 여부와 무관하게 삭제(Redaction) 요구 가능
공개 문서의 한계개별 협상 사례이며 재무·로열티 등 일부 수치는 [***] 비공개 처리(알 수 없음)개별 협상 사례이며 2020년 체결 기준(재무 조건 일부 [***] 비공개 처리)30일·60일·90일은 법정 의무나 시장 표준이 아닌 협상 결과치이므로 파이프라인 특성에 맞춰 설계해야 함

위 두 계약에서 확인되는 30일 검토, 최대 60일 또는 최소 90일 출원 유예라는 숫자는 실제 상장사 공시 계약에서 검증된 구체적 사례이지만, 모든 거래에 자동 적용되는 법정 기간이나 절대적 시장 표준은 아니다. 또한 SEC 공시 원문에서 대가 관계나 세부 상업 조건 중 [***]로 가려진 비공개 값들은 외부에서 알 수 없으므로 임의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한국 바이오텍 입장에서 핵심 교훈은 분명하다. 표현 하나('최대 60일' vs '최소 90일')에 따라 신규 데이터 확보 후 명세서를 보강해 가출원(Provisional)이나 PCT 출원을 마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한 달 이상 차이 난다는 점이다. 추가 데이터로 명세서의 뒷받침(support requirement)과 실시가능성(enablement)을 보강해야 하는 발명이라면, 출원을 통제하는 쪽은 상한('최대 X일')보다 하한('최소 X일') 형태의 보장 문구를 확보하는 편이 유리하다.

공동연구 계약에서 누가 출원하고 누가 발표를 통제하나

논문 발표 유예 조항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유예된 60~90일 동안 누가 특허 출원(Prosecution)을 주도하고 비용을 부담하는가'라는 출원 통제권 조항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공동연구에서 도출된 발명(Joint Invention)은 양측 연구자가 공동으로 기여했기 때문에 계약서에 별도 규정이 없으면 공동 소유(Joint Ownership)가 되는 경우가 많다.

유한양행–Processa 라이선스 계약 제8.1조~제8.2조를 보면, 양사가 공동으로 창출한 공동발명(Joint Inventions)은 공동 소유하되, Processa가 특허 출원 및 심사 대응(Prosecution)을 통제하고 관련 비용을 부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대신 Processa가 특정 공동 특허의 출원이나 유지를 포기하고자 할 때에는 최소 90일 전에 유한양행에 사전 통지해야 하며, 유한양행은 자기 비용으로 양사 공동 명의의 출원·유지를 이어갈 수 있는 옵션을 갖는다. 반면 Tay–VYNE 라이선스 계약 제9.2.1조는 라이선시인 VYNE에게 Tay 특허 및 공동 특허에 대한 우선 출원 통제권(first right to prosecute)을 부여한다. 이처럼 계약 체결 이후의 출원 주도권과 침해 대응 거버넌스를 어떻게 배분할지에 관한 상세 구조는 글로벌 라이선스아웃 계약에서 특허 출원·권리행사 협력 조항에서 다룬 통제권 설계 원칙과 직결된다.

또한 WIPO 바이오 기술이전 입문서 제7장이 지적하듯, 대부분의 국가에서 각 공동소유자는 공동발명을 라이선스하기 전에 다른 공동소유자의 사전 서면 동의(written consent)를 받아야 한다(한국 특허법 제99조도 공유 특허권의 지분 양도·질권 설정과 전용·통상실시권 허락에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요구한다). 따라서 해외 대학이나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시작할 때 — 예컨대 한국 공동연구소 기반 글로벌 브랜드·R&D 협력 설계 사례처럼 국경 간 연구 거점을 운영하는 경우 — 초기 연구계약 단계에서부터 공동발명의 출원 주도권, 실시권 독점 옵션, 논문 발표 지연권을 한 세트로 묶어 두지 않으면, 연구 결과가 나온 뒤 대학 측 교수가 단독으로 논문을 투고하거나 제3자 기술수출 시 동의권을 무기로 협상력을 흔드는 리스크에 노출된다.

여기서 미국 진출 기업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실무 조항이 미국 특허법 35 U.S.C. § 102(c)(공동연구계약에 따른 공동 소유 간주, Common Ownership Under Joint Research Agreements)다. 미국 심사 실무에서는 공동연구 파트너 A의 선행 특허 출원이 파트너 B와의 후속 출원에 대해 § 102(a)(2)(출원일 기준 선행특허) 선행기술로 인용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102(c)는 다음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선행 출원 발명과 청구 발명을 단일 주체가 소유한 것으로 간주해 § 102(b)(2)(C) 예외로 선행기술 배제를 허용한다.

  1. 사전 체결 요건: 청구된 발명의 유효출원일 이전에 효력을 발생한 서면 공동연구계약(Joint Research Agreement)의 당사자이거나 그를 대신하여 발명이 이루어졌을 것.

  2. 범위 내 발생 요건: 청구된 발명이 해당 공동연구계약의 범위 내에서 수행된 연구 활동의 결과로 도출되었을 것.

  3. 당사자 기재 요건: 특허 출원서에 공동연구계약의 당사자 명칭을 기재하거나 이를 기재하도록 출원서를 보정할 것.

그러나 35 U.S.C. § 102(c)의 한계를 절대 혼동해서는 안 된다. § 102(c)는 공동연구 당사자 간의 '비공개 선행 특허 출원(§ 102(a)(2))'이 서로의 후속 출원을 죽이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일 뿐, 당사자가 학술지나 학회에 공개한 '논문·초록(§ 102(a)(1) 공지 선행기술)'을 구제해 주는 조항이 아니다. 공동연구계약이 아무리 완벽하게 체결되어 있어도, 원고가 출원 전에 저널에 실리면 미국에서는 § 102(b)(1)의 1년 유예기간 요건으로만 다투어야 하고 유럽(EPC)에서는 § 102(c)와 무관하게 신규성이 상실된다.

이미 공개했다면: 한국 유예 주장의 실무 절차

만약 공동연구 파트너가 계약상 사전 통보 의무를 잊고 학회 초록이나 온라인 논문을 이미 공개해 버렸다면, 즉시 최초 공개 시점(연·월·일·시각 및 시간대)을 특정하고 12개월 유예가 작동하는 한국·미국·일본에서라도 권리를 보전하기 위한 긴급 출원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특히 한국 특허출원(또는 PCT 출원의 한국 국내단계 진입)에서는 지식재산처(KIPO)의 공지예외주장 제도 실무 절차를 하루의 오차도 없이 준수해야 한다.

  1. 최초 공개일로부터 12개월 이내 출원 및 공개 형태 확인: 한국 특허법 제30조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에 의한 공개라면 학술지 게재, 학회 발표, 박람회 출품, 연구보고서 발간, 제품 시연 등 공개의 형태를 제한하지 않는다. 다만 복수의 공개(예: 학회 초록집 사전 온라인 배포 후 본 학회 구두 발표, 이후 저널 정식 게재)가 연쇄적으로 일어난 경우에는 가장 먼저 공중이 이용할 수 있게 된 날(최초 공개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특허출원서가 접수되어야 하며, 연쇄 공개된 모든 사실에 대해 증명서류를 갖추는 것이 안전하다. KIPO 안내에 따르면 공개일을 정확히 알 수 없을 때는 확인되는 월 또는 연도의 첫날을 기산일로 본다.

  2. 자기 공개 시 출원서 취지 기재 및 30일 이내 증명서류 제출: 권리자 자신의 공개에 대해 공지예외를 적용받으려면 특허출원 시 출원서에 공지예외 적용 취지를 기재하고, 출원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학술지 표지·목차·발행일 표시 면·논문 전문, 학회 프로그램북 및 초록 공개 일자 증빙 등)를 제출해야 한다. 출원 시 취지 기재나 30일 내 증명서류 제출을 놓쳤더라도 보완수수료를 내면 특허법 제30조제3항이 정한 기간, 즉 제47조제1항에 따라 명세서를 보정할 수 있는 기간이나 특허결정(또는 특허거절결정 취소심결)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설정등록일이 그보다 빠르면 그날까지)에 취지 서류와 증명서류를 낼 수 있다.

  3. PCT 국제특허출원의 국내단계 진입 시 기한: 해외 파트너와 공동으로 PCT 국제특허출원을 먼저 진행한 뒤 한국 국내단계에 진입하는 경우, 공지예외 주장 취지를 적은 서면과 증명서류는 국내서면제출일 경과 후 3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4. 공개자와 출원인이 다를 때의 권리 증명: 해외 공동연구에서는 상대 기관 연구자가 논문으로 먼저 공개하고 한국 기업이 출원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KIPO 안내는 공개자가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임을 증명해야 하고, 공개자가 출원인이나 발명자와 다르면 공개 당시 공개자가 그 권리의 정당한 승계인이었다는 사실을 서류로 증명하도록 요구한다. 공동연구계약의 발명 귀속·양도 조항, 저자별 발명 기여 기록, 양도증을 증명서류 묶음에 함께 넣어야 하는 이유다.

  5. 의사에 반한 공개(무단 유출)의 입증 부담: 공동연구원의 기밀 유출이나 제3자의 해킹·무단 발표처럼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의사에 반하여 발명이 공지된 경우에는 출원 시 취지 기재 요건이 면제되지만, 실제 심사나 분쟁 과정에서 '의사에 반한 공개였다는 사실(기밀유지 의무 부과 내역, 유출 경위, 사전 동의 부재)'을 출원인이 객관적 증거로 입증해야 하므로 서면 증거 보존이 필수적이다.

  6. 심사 단계 주장 원칙과 소송 단계 소급 불가: 김앤장 2015년 지식재산권 뉴스레터가 설명하듯, 한국 특허법은 2015년 7월 29일 시행 개정으로 출원 시 선언 누락에 대한 절차적 구제 폭을 넓혔으나(현행 세부 절차는 KIPO 현행 안내 기준), 공지예외 혜택은 심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주장해야 하며, 심사가 끝난 뒤(통상 소송 단계에서) 처음 발견된 자기 공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저널 일정과 계약 창구 충돌: 실무에서 실제로 터지는 지점

이론적인 계약서 조항을 알고 있어도 실제 현장에서는 두 가지 충돌이 반복적으로 터진다. 첫 번째는 학회 초록 마감(Abstract Deadline)이나 저널의 신속 심사(Fast-track Review) 일정이 계약상 30일 검토 창구를 압축하는 상황이고, 두 번째는 '초안에 대외비(CONFIDENTIAL) 도장을 찍지 않았으니 기밀이 아니다'라는 연구 현장의 오해다.

먼저 일정 압축 문제를 보자. 예를 들어 주요 학회의 late-breaking abstract 마감 직전에 데이터가 최종 집계되면, 연구책임자(PI)가 마감 며칠 전에 원고를 보내며 즉시 승인을 요청하는 상황이 생긴다. 앞서 살핀 유한양행–Processa 라이선스 계약 제9.3조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회신 기한을 '수령 후 30일 이내, 또는 해당 간행물이 요구하는 더 짧은 기간(or such shorter period as may be required by the publication)'으로 열어 두었다. 문언상 단축되는 것은 회신 기한이고, '적시에 요청하면(if timely requested) 최대 60일을 허용한다'는 문장은 별도로 남아 있다. 다만 무엇이 '적시'인지는 단축된 회신 기한과 맞물려 해석될 수 있으므로, BD·IP팀은 단축된 기간(예: 48~72시간) 안에 원고를 긴급 검토해 신규 청구항 대상 데이터가 있는지 먼저 판별하고, 있으면 그 기한 안에 서면으로 출원 기간을 요청해야 한다. 그 뒤 초록 제출을 다음 학회로 미루거나 핵심 구조·용량 데이터를 뺀 상태로만 제출하도록 통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두 번째로, 공동연구 과정에서 이메일이나 클라우드 폴더로 주고받은 실험 결과표나 원고 초안에 'Confidential' 문구가 없다는 이유로 파트너 측 연구원이 이를 학회 발표 슬라이드에 그대로 넣는 사고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보호 범위를 정하는 것은 스탬프가 아니라 계약의 기밀정보 정의다. Tay–VYNE 라이선스 계약의 제1.18조는 기밀정보를 '구두·시각·서면 또는 기타 형태로 제공된 모든 비공개 정보'로 정의해 표시(marking)를 요건으로 두지 않는다. 제10.1조는 계약 기간과 종료 후 10년 동안 비밀유지 의무를 부과하면서 '자기 기밀정보 보호에 쓰는 것과 최소한 같은 수준의 주의, 단 합리적 주의 이상(at least the same standard of care … but no less than reasonable care)'을 요구한다. 계약마다 정의 조항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자사 계약의 정의와 발표 검토 조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해외 진출 과정의 영업비밀 유출과 현지 파트너 분쟁을 예방하는 더 넓은 설계는 한국 제약·바이오 해외진출 실무 리스크: 등록소유권, 유통사 종속, IP 유출 예방 설계에서 따로 다룬다.

투고 승인 전 체크리스트: BD·연구책임자용 10문항

해외 공동연구 원고, 학회 초록, 포스터, 구두 발표 슬라이드, 프리프린트 업로드를 승인하기 전에 한국 기업의 BD·IP 담당자와 연구책임자(PI)는 아래 10개 문항을 순서대로 점검해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미확인' 상태라면 저널 시스템의 제출(Submit) 버튼을 눌러서는 안 된다.

순서점검 항목확인 기준 및 근거 조항미충족 시 즉시 실행 조치
1계약상 사전 통보 기한 준수 여부원고 제출이 투고 최소 30일 전(Tay–VYNE형) 또는 지정 대표자 경유 사전 제공(유한양행–Processa형) 요건을 지켰는가즉시 계약 지정 대표자(Alliance Manager)에게 원고 전문·보충자료(Supplementary Data)를 공식 송부하고 수령일 기록
2특허 출원 유예(Delay) 발동 필요성원고 내에 미출원 신규 물질·용도·투여요법·제형·바이오마커 발명이 포함되어 60~90일 출원 유예 요청이 필요한가회신 기한(30일 또는 단축 기한) 내에 서면 Publishing Notice / 유예 요청서를 발송해 60~90일 출원 준비 기간 확보
3기밀정보·노하우 삭제(Redaction)특허로 출원하지 않고 영업비밀로 유지할 제조 공정 파라미터, 수율, 비공개 스크리닝 데이터가 본문·그림에 노출되었는가계약상 기밀정보 삭제 요구권을 행사해 해당 수치·공정 조건을 원고 및 보충자료에서 영구 삭제
4유럽(EPC)·중국(CNIPA) 권리 필요 여부해당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또는 상업화 타깃 시장에 유럽(EPC 제54·55조)이나 중국(특허법 제24조)이 포함되는가유럽·중국 포함 시 유예기간 구제 불가 원칙 적용 — 반드시 최초 공개일 이전에 최우선 특허 출원 완료 후 공개
5공동발명 소유 및 출원 통제권 확인공동발명의 출원 주도권(Prosecution Control)과 비용 부담 주체가 계약서(예: 유한양행–Processa 제8조)상 누구에게 있는가출원 통제권 보유 당사자의 특허대리인을 통해 가출원 또는 정규출원 명세서 초안을 즉시 작성
6미국 공동연구계약 예외(35 U.S.C. § 102(c))유효출원일 전 서면 공동연구계약이 발효 중이고, 범위 내 발명이며, 출원서에 공동연구 당사자 명칭 기재가 준비되었는가미국 출원 명세서 및 ADS(Application Data Sheet)에 공동연구계약 당사자 명칭 반영 지시(단, 논문 공개는 구제 안 됨 유념)
7프리프린트 및 조기 온라인 공개 차단저널 투고 시 bioRxiv/medRxiv 동시 업로드 옵션(Opt-in)이나 학회 초록 사전 온라인 공개일이 출원일보다 앞서는가출원 완료 전까지 프리프린트 자동 게시 옵션을 해제(Opt-out)하고 학회 엠바고(Embargo) 해제 일시를 분 단위로 확인
8초록(Abstract)과 본문 데이터 분리학회 초록에는 타깃·개략적 경향만 적고, 청구항의 핵심인 화학 구조·서열·구체적 용량·임상 수치를 본 발표 전까지 비공개로 묶었는가출원 전 제출해야 하는 초록에서는 능동적 개시(enabling disclosure) 요소를 제거해 비특정 요약문으로 수정
9기공개 사고 시 12개월 카운터 역산이미 일부 데이터가 공개되었다면 최초 공개일로부터 한·미·일 12개월(1년) 만료일이 언제인가만료일 이전에 한·미·일 출원을 완료하고, 한국 출원 시 출원서 취지 기재 및 30일 이내 증명서류 제출 일정 등록
10공개 증거 및 서면 통지 원본 보존한국·일본 제30조 증명서류와 미국 심사 대응 소명에 필요한 최초 공개일, 공개자와 발명자·출원인의 관계 증빙 원본이 보관되었는가초록집 PDF, 웹사이트 게시 타임스탬프, 저자 명단, 계약 당사자 간 검토 승인 이메일을 데이터룸에 영구 보관

한계와 주의: 사례 계약을 표준으로 읽지 않기

본 분석에서 인용한 Tay–VYNE(2023) 및 유한양행–Processa(2020) 라이선스 계약의 일수(30일 사전 통보·검토, 최대 60일 또는 최소 90일 특허 출원 유예)는 미국 SEC 공시를 통해 원문 검증이 가능한 실제 거래 사례이지만, 모든 바이오 공동연구·기술수출 계약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시장 평균이나 법정 기준은 아니다. 실제 기간은 파이프라인의 개발 단계(초기 탐색 물질 vs 임상 2상 자산), 당사자 간 협상력, 학계 파트너의 출판 자유 정책에 따라 달라지며, 공시 계약 두 건만으로 시장의 일반적 범위를 추정할 수는 없다. 또한 SEC 공시 문서에서 [***]로 가려진 비공개 재무·상업 조건은 알 수 없으므로 이를 임의로 추정하거나 협상 벤치마크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WIPO 바이오 기술이전 입문서와 실제 라이선스 계약 구조가 보여주듯, 특허(Patent), 영업비밀·노하우(Know-how), 상표(Trademark)는 법적 보호 요건과 존속기간, 소멸 시점이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Tay–VYNE 계약은 특허권과 노하우 실시권을 함께 부여하면서 기밀유지 의무는 계약 기간 종료 후 10년까지 별도로 부과한다. 따라서 특정 국가에서 논문 사전 공개로 인해 하나의 특허가 거절되거나 만료된다고 해서 계약상 모든 기술료(Royalty)나 기밀유지 의무가 자동으로 소멸한다고 일반화할 수 없으며, 반대로 특허 출원을 포기하고 노하우로만 남길 때에는 논문 발표 시 해당 데이터를 철저히 삭제(Redaction)해야만 영업비밀 가치가 유지된다. 물질특허 확보 이후 임상 개발 기간 동안 소모된 특허 존속기간을 복구하는 미국 특허기간연장(PTE) 적격 평가 전략이나, 상업화 및 해외 유통 계약 단계에서 제3자 선행특허 침해 위험을 점검하는 미국 유통사 계약 전 FTO red-flag 체크리스트 역시 본문에서 다룬 '공개 전 적법한 원천 특허 확보'가 전제되어야만 작동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문에 수록된 한국·미국·일본·유럽(EPC)·중국 법조문 및 심사기준 해설은 2026년 10월 15일 확인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한국 특허법 영문 번역본(KLRI/KIPO), 일본 특허청(JPO) 영문 안내 페이지, 중국 특허법 영문 번역본(WIPO Lex)은 각국 원문 법령이나 세부 시행세칙·심사지침 개정과 시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중국 제24조의 '지정 학술·기술회의' 인정 범위나 각국 보정 기간 계산은 실제 출원 시점의 현지 대리인 확인이 필수적이다. 해외 공동연구 논문이 완성되었다면 지금 바로 계약서의 Publications 조항을 열어 통보 시점과 출원 유예 일수를 확인하고, 저널 투고보다 최우선 특허 출원 시계를 먼저 가동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