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이선스아웃 계약에서 특허 출원·권리행사 협력 조항: 한국 바이오텍이 놓치는 통제권
기술수출 계약에서 특허 출원(prosecution) 통제권과 침해 대응(enforcement) 협력 조항은 한국 바이오텍이 계약 체결 후에도 자산을 지키는 핵심 장치다. 어느 쪽이 출원을 주도하는지,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침해 소송에서 누가 결정권을 갖는지를 계약서에 명확히 해야 한다.
왜 특허 출원·권리행사 조항이 계약 후에 문제가 되는가
한국 바이오텍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할 때, 보통 선급금·마일스톤·로열티에 집중한다. 당연하다 — 그게 당장 현금 흐름을 결정하니까. 그런데 계약 체결 3~5년 후, 문제는 "돈"이 아니라 "특허"에서 터진다.
licensee(피라이선시)가 특허청 심사에 한국 licensor(라이선서)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거나, 제3자 침해가 발생했을 때 licensee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거나, 반대로 licensor가 동의 없이 권리범위를 축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계약서에 출원 통제(prosecution control)와 권리행사 협력(enforcement cooperation) 조항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가 전부다.
이 글은 한국 바이오텍이 글로벌 라이선스아웃 계약에서 특허 출원·권리행사 조항을 어떻게 설계하고 협상해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특허 출원 통제권(Prosecution Control): 누가 청구항을 결정하는가
기본 구조
특허 출원 통제권은 "누가 특허청과 소통하고, 청구항(claims)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권한이다. WIPO의 기술이전 가이드와 미국 생명과학 라이선싱 실무에서 보듯, 이 권한은 독점 라이선스냐 비독점 라이선스냐에 따라 전형적인 분배가 다르다.
| 라이선스 유형 | 전형적 출원 통제권 | 비용 부담 | 한국 licensor 확인 포인트 |
|---|---|---|---|
| 비독점(non-exclusive) | licensor가 통제 | licensee는 비용 부담 없음 | licensee가 출원에 참여할 권리가 있는지 확인 |
| 독점(exclusive) | licensee가 참여·비용 부담 | licensee가 실비 부담 | licensee가 청구항을 자사 제품에만 유리하게 좁히지 않는지 감시 장치 필요 |
독점 라이선스에서의 핵심 리스크
독점 라이선스에서 licensee가 출원 비용을 부담하면, 자연스럽게 출원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요구한다. 여기서 문제가 된다. NEOMED의 표준 라이선스 계약서에도 나오듯, licensee는 다음을 요구할 수 있다:
- 청구항 검토·의견 제출권: licensee가 특허청에 제출할 서류를 사전에 검토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권리
- 출원 포기 시 승계권: licensor가 특허 출원이나 등록유지를 포기할 경우, licensee가 그 권리를 이어받을 수 있는 권리
- 이의신청·거절항불 참여권: 거절결정에 대한 대응이나 제3자의 이의신청에 참여할 권리
한국 바이오텍이 주의해야 할 것은 **licensor의 최종 통제권(ultimate control)**을 유지하는 것이다. WIPO 기술이전 프라이머가 명시적으로 경고하듯, "licensor가 최종 출원 통제권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licensee가 로열티 회피를 위해 청구항을 좁히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licensor가 계약서에 넣어야 할 최소 조항
① licensor는 라이선스 대상 특허의 출원·등록유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final decision authority)을 보유한다.
② licensee는 출원 서류에 대해 의견(comment)을 제출할 수 있으나,
licensor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③ licensee가 출원·유지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licensor는
합리적인 기간 내에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한다.
④ licensor가 출원을 포기하려는 경우, licensee에게 60일 전 서면 통지를
하고, licensee가 승계할 권리를 부여할 수 있다.
⑤ 양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출원 진행 상황을 분기별로 공유한다.
특허 침해 대응(Enforcement Cooperation): 침해가 발생하면 누가 소송하나
침해 통지 의무
제3자가 라이선스 대상 특허를 침해하는 경우, 가장 먼저 발생하는 문제는 "누가 이것을 알아채고, 누구에게 통지하는가"이다. 표준 계약에서는 양 당사자에게 침해 인지 시 상대방에게 지체 없이 서면 통지할 의무를 부여한다.
Cabaletta Bio–Penn 계약에 나오는 전형적 조항은:
- 침해 또는 잠재적 침해를 인지한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지체 없이 서면 통지
- 통지에는 침해 활동의 구체적 내용, 관련 특허청구항, 증거 자료를 포함
소송 주도권(first right to sue)
독점 라이선스에서는 보통 licensee에게 **우선 소송권(first right to sue)**을 부여한다. NEOMED 표준 계약서의 구조가 대표적이다:
| 순서 | 권한 | 조건 |
|---|---|---|
| 1차 | licensee가 소송 제기 | 침해 통지 후 6개월 이내 |
| 2차 | licensor가 소송 제기 | licensee가 6개월 내 소송하지 않으면 |
| 3차 | licensee가 비용 부담 거부 시 | licensor가 단독 소송, 회수금 전액 귀속 |
비용 분담과 회수금 분배
소송 비용과 승소 시 회수금(damages recovery) 분배는 계약의 "돈" 조항만큼 중요하다. 일반적 패턴은:
| 소송 주도자 | 비용 부담 | 회수금 분배 |
|---|---|---|
| licensee가 주도 | licensee가 전액 부담, licensor 협력 비용도 licensee 부담 | 회수금에서 비용 공제 후, 잔액의 일정 비율을 licensor에게 지급 |
| licensor가 주도 | licensor가 부담 | 회수금 전액 licensor 귀속 |
| 공동 소송 | 비례 분담 | 비용 공제 후 합의된 비율로 분배 |
한국 licensor 실무 포인트: licensee가 소송을 "합리적이지 않다"며 기각하려는 경우를 대비해, licensor가 **단독 소송권(sole right to sue)**을 보유하는 백스톱(backstop) 조항을 넣어야 한다. "licensee가 6개월 내 소송하지 않으면 licensor가 단독으로 소송할 수 있고, 이 경우 licensor가 회수금 전액을 보유한다"는 조항이 최소한의 보호 장치다.
화해(settlement) 제한
licensee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마음대로 화해할 수 있으면 안 된다. 화해 조건이 licensor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NEOMED 표준 계약서에서는:
"licensee는 licensor의 서면 동의 없이, licensor에게 의무나 제한을 부과하거나 라이선스 특허에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화해·처분·타협할 수 없다."
한국 바이오텍은 이 조항이 빠져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국 바이오텍이 흔히 놓치는 5가지 함정
1. 출원 통제권을 licensee에게 완전히 넘기는 경우
"비용을 licensee가 내니까 출원도 licensee 마음대로"라고 생각하면 위험하다. licensee는 자사 제품만 보호하는 좁은 청구항을 작성할 유인이 있다. 좁은 청구항은 제3자가 쉽게 회피할 수 있고, licensor(한국 바이오텍)의 기술가치가 하락한다.
2. 침해 대응 조항이 아예 없는 경우
라이선싱 Term Sheet 핵심 조항에서 다루듯, Term Sheet 단계에서 재무 조건에만 집중하면 IP 조항이 "나중에 법무팀이 알아서"로 넘어간다. 그러나 침해 대응 조항이 없으면, 제3자가 특허를 침해해도 아무도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긴다.
3. 특허 비용 환급이 로열티 오프셋으로만 처리되는 경우
일부 계약에서는 특허 출원·유지 비용을 licensee가 부담하되, 그 비용을 로열티에서 차감(offset)하도록 한다. 문제는 로열티 수입이 적은 시기(예: 임상 단계)에는 offset이 누적되어, 나중에 막대한 로열티 미지급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licensor 입장에서는 비용 환급(refund) 방식이 offset보다 유리하다.
4. 개량발명(improvements)의 출원 권한이 불분명한 경우
계약 체결 후 양 당사자가 개량발명을 만들 수 있다. 이때 "누가 개량발명을 출원하고,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으며, 원래 라이선스에 어떻게 연결되는가"가 명확하지 않으면 분쟁의 원인이 된다. Morse Law의 분석처럼, 개량발명의 소유권과 라이선스 적용 범위를 명시적으로 정해야 한다.
5. 지역별 특허 출원 전략을 licensee에게만 맡기는 경우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에서는 미국·EU·일본·중국 등 여러 국가에 특허를 출원한다. 각국 특허청의 심사 기준과 청구항 작성 관행이 다르므로, licensee가 모든 국가의 출원을 동일하게 처리하면 최적이 아닐 수 있다. 한국 licensor는 최소한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 특허 출원에 대한 참여권을 확보해야 한다.
특허 출원·권리행사 조항 점검 체크리스트
한국 바이오텍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 전, 다음 항목을 확인하라.
| # | 점검 항목 | 확인 포인트 |
|---|---|---|
| 1 | 출원 통제권 | licensor가 최종 결정권을 보유하는가 |
| 2 | 출원 비용 부담 | licensee 비용 부담 시, licensor의 검토 기간이 보장되는가 |
| 3 | 청구항 검토 절차 | licensee가 청구항 변경을 제안할 때 licensor의 동의 절차가 있는가 |
| 4 | 출원 포기 시 승계권 | 양 당사자에게 상대방 포기 시 승계권이 부여되는가 |
| 5 | 침해 통지 의무 | 양 당사자에게 지체 없는 서면 통지 의무가 있는가 |
| 6 | 소송 주도권 | licensee에게 우선 소송권, licensor에게 백스톱 권한이 있는가 |
| 7 | 소송 비용·회수금 | 비용 부담 주체와 회수금 분배 비율이 명시되어 있는가 |
| 8 | 화해 제한 | licensee가 licensor 동의 없이 화해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는가 |
| 9 | 개량발명 | 개량발명의 소유권, 출원 권한, 라이선스 적용 범위가 명확한가 |
| 10 | 다국가 출원 | 지역별 출원 전략에 licensor가 참여할 권리가 있는가 |
| 11 | 비용 offset 한도 | 특허 비용의 로열티 offset에 상한선이 있는가 |
| 12 | 분쟁 해결 | 출원·권리행사 관련 분쟁의 중재·재판 관할이 정해져 있는가 |
계약 체결 전 90일 실행 순서
- D-90~D-60: 내부 IP 포트폴리오 전체를 정리하고, 라이선스 대상 특허·출원 중·개량발명 가능성을 매핑한다.
- D-60~D-45: 외부 특허 법률사무소(patent counsel)와 함께 출원 통제권·침해 대응 조항의 드래프트를 작성한다.
- D-45~D-30: 상대방(licensee)의 초기 제안을 검토하고, 통제권·비용·화해 제한 조항에서 양보 가능한 선과 불가한 선을 내부 합의한다.
- D-30~D-14: 출원 통제·침해 대응 조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다국가 출원 참여권을 확보한다.
- D-14~D-0: 최종 계약서에서 특허 조항이 재무 조건·해지 조건과 충돌하지 않는지 크로스체크하고, FTO 레드플래그 체크리스트와 미국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 검토를 병행한다.
참고 자료
- WIPO, A Primer on Technology Transfer in the Field of Biotechnology, 특허 출원 통제권 및 라이선스 조항 관련
- NEOMED 표준 라이선스 계약서, Section 10 (Patents — Infringement)
- Cabaletta Bio–Penn 라이선스 계약, Section 5.3 (Prosecution) 및 Section 10.3 (Infringement)
- DrugPatentWatch, Drug Patent Licensing: The Complete Intelligence Playbook
- IAM, Unlocking Growth: Strategic Licensing Agreements in the Asia-Pacific Life Sciences Market, 2025
- Morse Law, Life Sciences Patent Licensing, 라이선스 조항 실무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