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Right to Try법 vs Expanded Access: 한국 바이오텍이 말기 환자 접근을 설계하는 법

미국 내 말기 환자가 신약 후보물질을 요구할 때 한국 바이오텍이 직면하는 두 경로(연방 Right to Try법 vs FDA Expanded Access)의 상세 법적 차이와 의사결정 매트릭스.

미국 연방 Right to Try법과 FDA 동정적 사용(Expanded Access) 비교 의사결정 매트릭스를 시각화한 KoreaMED Global 썸네일

왜 지금 Right to Try법과 Expanded Access를 구분해야 하는가

한국 바이오텍들이 미국 임상 1상 또는 2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흔히 마주치지만, 법무 및 임상 개발 조직이 가장 당황하는 상황 중 하나는 **"미국 현지 병원의 매칭 의사로부터 자사 신약 후보물질을 임상시험 밖에서 제공해 달라는 개별 환자 요청(Expanded Access / Right to Try)"**을 받는 순간입니다.

특히 항암제나 희귀 난치성 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CGT)의 경우, 미국 내 대체 치료제가 전무한 말기 환자들이 임상시험 참여 자격(Inclusion/Exclusion criteria)을 충족하지 못할 때 이러한 요청이 집중됩니다.

이때 제공되는 경로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FDA의 전통적인 Expanded Access Program (EAP, 일명 동정적 사용 - Compassionate Use) — EAP 절차의 상세한 실무는 FDA Expanded Access 결정 프레임워크에서 다룹니다.
  2. 2018년 연방법으로 제정된 Right to Try Act (RTT, 시도할 권리법)

많은 국내 개발팀들이 이 두 경로를 동의어로 오인하여 준비를 소홀히 하거나, 불필요한 규제 리스크를 짊어지는 우를 범합니다. 하지만 두 경로는 FDA의 개입 수준,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 여부, 그리고 제조사의 의무와 안전성 보고(Safety Reporting) 체계에서 엄청난 법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본 고에서는 미국 연방 Right to Try법과 FDA Expanded Access의 규제 요건을 상호 비교하고, 한국 스폰서(Sponsor)가 실제 환자의 치료 접근 요청을 받았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결정 프레임워크를 정리합니다.


RTT와 Expanded Access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

두 경로는 동일하게 '미승인 임상 신약의 환자 접근성 확보'를 목표로 하지만, 규제 경로와 운영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아래의 핵심 영역 비교 매트릭스는 의사결정 시 반드시 참조해야 하는 기준표입니다.

비교 영역 Expanded Access (EAP) Right to Try (RTT)
관련 법령 및 규정 21 CFR Part 312 Subpart I 21 USC 360eee (FD&C Act §561A)
FDA 검토 및 승인 필수 (개별 환자 대상 Form FDA 3926 승인 필요) 없음 (FDA에 사전 허가 신청 불필요)
IRB 심의 및 승인 필수 (대체 의장이 승인하는 간소화 절차 가능) 없음 (IRB 심의 의무 전면 배제)
임상시험계획(IND) 기존 상용 IND에 프로토콜 추가 또는 신규 EAP IND 필요 별도 IND 불필요 (환자-의사-제조사 직접 계약)
환자 자격 요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질환, 대체 치료 부재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life-threatening disease or condition), 대체 치료 소진 및 임상 참여 불가
의약품 자격 요건 IND 하에 임상 개발 중인 모든 미승인 약물 임상 1상(Phase 1) 완료 및 활발한 임상 유효성 시험 진행 중
제조사의 제공 의무 거부 가능 (제공 의무 없음) 거부 가능 (제공 의무 없음)
안전성 및 사용 보고 IND 안전성 보고 규칙(312.32) 및 연례 보고서 통합 매년 FDA에 RTT 사용 실적 요약 제출 및 신속 안전성 보고

[!IMPORTANT] 연방 Right to Try법이 제정되기 전, 이미 미국 내 40개 주(State)가 독자적인 Right to Try 법안을 통과시켜 두고 있었습니다. 연방법 제정으로 연방 차원의 표준이 수립되었으나, 각 주별 법률의 책임 제한 면책 범위가 여전히 미세하게 다르므로 환자의 거주 지역(State)에 따른 규제 확인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환자와 의약품의 핵심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

1. 환자 자격 (Eligible Patient)

  • Expanded Access (EAP): 생명을 위협하는(Life-threatening) 질환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심각한 질환(Serious disease or condition)'도 대상에 포함됩니다.
  • Right to Try (RTT): 연방법이 정의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life-threatening disease or condition, 21 CFR 312.81)'**이어야 하며, 의학적으로 승인된 모든 치료 옵션을 소진(Exhausted)했음을 자격을 갖춘 독립된 전문의(Physician in good standing)가 보증해야 합니다. 이 전문의는 약물 제조사로부터 어떠한 보상(Compensation)도 받지 않았음을 선언해야 합니다.

2. 대상 의약품 자격 (Eligible Drug)

  • Expanded Access (EAP): 임상 1상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도 임상적 혜택 가능성이 입증된다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 Right to Try (RTT): 반드시 임상 1상(Phase 1)이 공식적으로 완료되어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보되어야 하고, FDA 승인을 위해 활발히 다음 단계 임상시험(Phase 2/3)을 수행 중이거나 신약 허가 신청(NDA/BLA) 대기 상태인 약물이어야 합니다.

RTT 적용 시 제조사의 의무와 리스크는 무엇인가

일부 바이오텍 대표자들은 RTT 경로가 FDA의 간섭과 IRB 승인 프로세스가 없어 훨씬 간편하고 신속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FDA의 사전 필터링이 배제된 만큼, 신약 개발 스폰서가 직접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가 극대화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1. 제조사 연례 보고 의무 (Annual Summary)

RTT 하에서 제조사는 매년 FDA에 지난 1년간 Right to Try를 통해 제공한 신약의 실적 요약(Annual Summary)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FDA는 이를 취합해 연례 요약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 필수 포함 항목: 약물 명칭, 제공받은 고유 환자 수, 제공된 도즈(Doses) 수, 발생한 심각한 이상반응(Serious Adverse Events, SAE).
  • 만약 보고를 누락하거나 지연할 경우, 연방법 위반으로 임상 개발 파이프라인 전체에 심각한 패널티를 받을 수 있습니다.

2. 안전성 정보 수집 및 보고 (Safety Reporting)

FDA 사전 심사가 없더라도, RTT 투약 중 발생하는 이상반응은 FDA 임상 안전성 보고(21 CFR 312.32)와 연계되어야 합니다. RTT 과정에서 사망 등 예상치 못한 중대한 부작용(Unexpected SAE)이 발생하여 FDA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될 경우,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인 자사의 상용 임상시험(Pivotal Trial)에 임상 보류(Clinical Hold) 조치가 내려질 리스크가 있습니다.

3. 비용 청구 및 회수 (Charging for the Drug)

EAP와 RTT 모두 미승인 의약품 제공에 대해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단, 제조사는 제조에 드는 '직접 비용(Direct costs)'만을 회수할 수 있으며, 연구 개발비나 마케팅비, 이윤(Profit)을 얹어 이익을 남기는 행위는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됩니다. 청구 비용에 대해 독립적인 감사인의 검증 및 FDA 비용 청구 승인(EAP의 경우) 프로세스가 적용되므로 임의 가격 책정은 불가능합니다.


한국 바이오텍은 환자의 치료 접근 요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미국 현지에서 미승인 신약 제공 요청이 왔을 때, 국내 스폰서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실무적인 판단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은 흐름을 따릅니다.

  1. 1단계: 의약품 개발 단계 검증
    • 요청받은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이 완료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면 Right to Try법 적용은 원천 불가능하며, 오직 FDA Expanded Access(개별 환자용 IND) 경로만 검토할 수 있습니다.
  2. 2단계: 환자의 적격성 검토
    • 의사가 제출한 진단서를 근거로 환자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자(life-threatening condition)인지, 승인된 표준 치료제를 모두 소진했는지 검증합니다. 또한, 현재 자사가 운영 중인 상용 임상시험에 참여가 불가능한 환자인지 필터링합니다.
  3. 3단계: 안전성 데이터 관리 시스템 평가
    • 자사 내부에 RTT에 대비한 별도 안전성 데이터 보관 및 연례 보고 체계가 구비되어 있는지 검토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미비한 경우, 안전성 통제를 확보하기 위해 FDA와 IRB의 공식 심의를 거치는 Expanded Access 경로(Form FDA 3926 신청)를 채택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4. 4단계: 최종 스폰서 결정
    • 후보물질의 제조 캐파(CMC Capa), 주별 책임 면책 범위, 비용 청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제공 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기본적으로 혁신 신약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규제기관(FDA)과 독립적인 윤리 위원회(IRB)가 환자의 임상 데이터를 중간 검증해 주는 Expanded Access 경로를 기본 전략으로 취하고, Right to Try 요청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필터링 기준을 세우는 것이 유리합니다.

또한, 제조사는 환자나 의사의 제공 요청을 전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 거부권(Veto Power)을 가집니다. 임상 약물의 수량 부족이나 안전성 데이터 축적 필요를 이유로 요청을 거절하더라도 제조사에게 부과되는 법적 불이익은 전혀 없습니다.


미국 치료 접근 요청에 대비하여 향후 90일 동안 무엇을 실행해야 하는가

미국 현지 임상 사이트를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텍은 다음 3단계 계획을 통해 사전 정책을 수립해 두어야 합니다.

1단계: 미승인 의약품 제공 가용 정책(Compassionate Use Policy) 수립 (Day 1 - 30)

  • 자사 홈페이지나 미국 임상시험 등록 포털(ClinicalTrials.gov)에 미승인 약물 제공 요청을 수락하는지 여부와 조건에 대한 정책 문구를 기재합니다. (미국 21 USC 360eee-3 규정에 따라 의무 공시 요건 충족 필요)
  • RTT 또는 EAP 요청 수신 창구(이메일 또는 전용 포털)를 명확히 일원화합니다.

2단계: 약물 제공 비용 산정 및 계약서 드래프트 마련 (Day 31 - 60)

  • 약물을 유상 제공할 경우를 대비하여, 1회 투약분(Dose) 당 직접 원가(Raw Material + COGS + 직접 QC 분석 비용)를 산출해 둡니다.
  • RTT 계약 시 사용될 환자 면책동의서(Informed Consent Form, ICF) 내에 '스폰서의 부작용 면책 조항'과 '데이터 소유권 활용 허가 조항'이 반영되었는지 현지 로펌의 법적 검토를 받습니다.

3단계: 안전성 신속 보고 시스템 구축 (Day 61 - 90)

  • RTT 또는 EAP 환자 판독 데이터와 부작용 발생 건이 현재 임상 데이터베이스(eCRF)와 혼동되지 않고 분리되어 기록될 수 있도록 격리된 안전성 데이터베이스 보관함을 설정합니다.
  • FDA 연례 RTT 보고서 작성 템플릿을 구비하고, 연말 보고 마감 일정을 사내 캘린더에 동기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Right to Try법 적용 시 FDA나 IRB 승인을 전혀 받지 않나요?

예, 연방 Right to Try법의 가장 큰 특징은 FDA 승인과 IRB 심의를 법적으로 완전히 배제했다는 점입니다. 환자, 주치의, 그리고 신약 제조사 3자가 합의하면 즉시 의약품을 인도받아 투여를 개시할 수 있습니다. 이는 행정 소요를 극도로 줄여주지만, 반대로 약물 사고 발생 시 IRB나 규제기관이라는 안전 방어벽이 없어지므로 스폰서가 법적 합의 문서(Informed Consent)의 설계에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Q2. 미승인 신약을 환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해야 하나요, 아니면 비용을 청구할 수 있나요?

제조사는 약물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도 있고, 제조에 사용된 직접 원가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단, 연방 규정에 근거하여 의약품 연구개발비,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한 상업적 마진(이윤)은 청구할 수 없으며, 오직 직접 원가(Direct cost of manufacturing)만을 회수하는 선에서 비용 청구가 가능합니다.

Q3. 학술 문헌이나 임상 현장에서 RTT와 Expanded Access 중 어느 경로를 더 권장하나요?

동료 평가 학술 문헌(Peer-reviewed Literature)인 **PubMed Central(PMC)의 분석 자료(예: PMC7081483)**에 따르면, 환자의 안전 관리와 제조사의 법적 책임 완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Expanded Access(EAP) 경로가 월등히 권장됩니다. RTT는 FDA와 IRB의 감시가 부재하여 환자 안전 측면의 윤리적 리스크가 큽니다. 반면, Expanded Access는 FDA가 영업일 기준 30일 이내에 신속히 심사를 완료해 주므로(실제 평균 승인율 99% 이상), 의학적 타당성과 규제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대부분의 바이오텍 스폰서는 EAP를 선호합니다.


참고 출처

  1. U.S. FDA: Right to Try — Information for Patients and Sponsors
  2. U.S. FDA: Expanded Access Information for Physicians (21 CFR Part 312 Subpart I)
  3.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 Report R45414 — Right to Try: Access to Investigational Drugs
  4. U.S. Code: 21 U.S.C. § 360eee-3 — Expanded Access to Investigational Drugs and Devices
  5. NCBI PubMed Central: Expanded Access Versus Right-to-Try: Regulatory and Ethical Frameworks (PMC7081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