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라이선싱 전략: 한국 바이오텍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는 법

한국 ADC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거래 규모가 2021~2024년 39% 성장했다. AimedBio·보잉거 잉겔하임 $991M 거래가 보여주듯, 글로벌 제약사는 한국 ADC 혁신에 자본을 투표하고 있다.

기술수출 데이터룸과 글로벌 파트너십 전략을 표현한 KoreaMED Global 썸네일

왜 한국 ADC가 지금 글로벌 제약사의 타깃인가

2025년 한국 바이오텍의 기술수출(out-licensing)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180% 성장한 $5.1B에 달했다. 그중 ADC(항체-약물 접합체)가 핵심 동력이다. 2021~2024년 한국 ADC 라이선싱 거래는 39% 성장하며 $1.4B에 도달했다.

구체적인 거래를 보면 규모가 다르다. 2025년 10월 보잉거 잉겔하임은 삼성서울병원 분사 AimedBio와 최대 $991M 규모의 ADC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GSK는 ABL Bio의 Grabody-B BBB 셔틀 플랫폼을 최대 $2.7B에 라이선스했고(신경퇴행성질환 영역), Eli Lilly는 Rznomics의 RNA 에디팅 플랫폼을 $1.3B에 도입했다(유전성 난청). 이 중 ADC 직접 거래는 AimedBio 건이지만, 이들 모두 한국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제약사에서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 거래들 뒤에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있다. 첫째, 글로벌 제약사가 대규모 특허 절벽(20262032년)을 앞두고 파이프라인 보충에 나서고 있다. 둘째, ADC 시장이 2023년 약 $10B에서 2028년 $2025B로 성장할 전망이다(MarketsandMarkets, Mordor Intelligence 추정). 셋째, 한국 바이오텍이 링커 기술, 페이로드 최적화,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DC에서 차별화된 플랫폼을 구축했다.

하지만 거래 기회가 있다고 해서 모든 한국 ADC 기업이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은 한국 ADC 바이오텍이 어떤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조항을 협상해야 하는지를 실무 관점에서 정리한다.

ADC 라이선싱의 특수성

ADC는 항체(antibody), 링커(linker), 페이로드(payload) 세 가지 구성요소가 결합된 형태이기 때문에, 일반 항체나 소분자 의약품 라이선싱과 다른 특수성이 있다.

1. 다층적 IP 구조

항체, 링커, 페이로드, 접합(conjugation) 공정 각각에 독립적인 특허가 존재한다. 라이선싱 범위를 정할 때 어느 구성요소까지 포함하는지, 플랫폼 전체인지 특정 asset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2. CMC 복잡도

ADC의 제조공정은 항체 생산, 페이로드 합성, 접합, 정제, 분석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공정이다. 기술이전(tech transfer)과 CDMO 파트너십이 라이선싱 조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데이터룸에 들어가야 할 CMC 자료의 범위가 일반 항체보다 훨씬 넓다.

3. 임상 설계의 민감도

ADC의 치료 윈도우(therapeutic window)가 좁기 때문에, 용량 설정, 스케줄링, 독성 모니터링 설계가 허가 가능성을 좌우한다. Phase 1 데이터를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거래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4. 플랫폼 거래 vs 에셋 거래

한국 ADC 기업의 라이선싱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특정 후보물질(asset)만 라이선스하는 에셋 거래와, 플랫폼 기술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 거래다. ABL Bio·GSK 거래는 플랫폼 기반이었고, LigaChem·Janssen 거래는 에셋 기반이었다. 두 형태 모두 데이터룸 구성과 term sheet 구조가 다르다.

거래 단계별 준비 사항

1단계: 자산 포지셔닝 (계약 전 12~18개월)

글로벌 제약사가 한국 ADC에 관심을 갖는 시점은 대략 세 가지다.

시점 제약사 관심 포인트 한국 기업이 준비할 것
Preclinical 타깃 선택, 플랫폼 차별성, in vivo 데이터 Non-confidential teaser, 플랫폼 백서
Phase 1 진입 전 IND-enaabling 데이터, 독성 프로파일 Pre-IND 패키지, 비임상 요약
Phase 1 데이터 확보 용량-반응, 안전성, 초기 유효성 CIM(Confidential Information Memorandum), 데이터룸

많은 한국 바이오텍이 실수하는 것은 Phase 1 데이터가 완성된 뒤에야 BD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는 preclinical 단계에서부터 타깃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므로, 최소 12~18개월 전부터 포지셔닝을 시작해야 한다.

2단계: 데이터룸 구성

ADC 라이선싱에서 데이터룸은 일반 항체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의 자료를 포함해야 한다.

필수 항목:

  • 항체: 타깃 선정 근거, 항체 발현 및 정제 데이터, 결합 친화도(affinity), Fc 기능 데이터
  • 링커: 화학 구조, 안정성 데이터(혈장 내, 세포 내), 절단 기전(cleavable vs non-cleavable)
  • 페이로드: 약리작용 기전, 세포독성 데이터, 약동학 데이터
  • 접합(DAR): Drug-to-Antibody Ratio 분석, 균일성(homogeneity) 데이터, 접합 공정 최적화 기록
  • 비임상: 약효(in vivo 종양 모델), 독성(GLP), 약동학(PK/PD)
  • CMC: 공정 개발 보고서, 분석법 검증, 안정성 데이터, 원료 공급망
  • IP: 항체·링커·페이로드 각각의 특허 포트폴리오, FTO 분석
  • 규제: IND 준비 상태, FDA/EMA 사전미팅 기록(있는 경우)

3단계: Term Sheet 핵심 조항

ADC 라이선싱에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조항을 정리한다.

선급금(Upfront Payment)

선급금은 보통 $25M~$100M 범위다. 플랫폼 거래의 경우 더 높을 수 있다. 선급금은 단순히 현금만이 아니다. 상장사의 경우 선급금 규모가 주가에 즉각 영향을 미치므로, 공시 타이밍도 협상 대상이다.

마일스톤(Milestone)

ADC 거래는 총 거래 규모의 70~85%가 마일스톤과 로열티로 구성된다. 한국 바이오텍이 주의해야 할 점:

  • 임상 마일스톤의 기준을 명확히 한다("Phase 2 시작" vs "Phase 2 환자 50명 모집 완료").
  • 허가 마일스톤을 지역별로 분리한다(미국 FDA, EU EMA, 일본 PMDA 각각).
  • 매출 마일스톤의 기준 연도를 현실적으로 설정한다.

로열티(Royalty)

ADC 제품의 로열티는 통상 순매출의 10~20% 범위다. 계층형(tiered) 로열티 구조가 일반적이며,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비율이 낮아진다. 한국 바이오텍이 확인해야 할 것:

  • 로열티 기준이 gross revenue인지 net sales인지
  • 제네릭 등장 이후 로열티 조정 조항
  • CDMO 비용, 로열티 자체를 매출에서 공제하는지 여부

영역 분할(Territory)

한국 ADC 기업은 한국 내수권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권리를 라이선스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주의할 점:

  • 한국 권리를 license-back으로 명시하는지, 아니면 아예 제외하는지
  • 중국 권리를 별도로 분리할 것인지(중국 파트너와 별도 계약 가능성)
  • 일본 권리를 글로벌 파트너에게 줄 것인지, 별도 파트너를 찾을 것인지

Co-Co 모델의 등장

2025년 가장 큰 중국 바이오텍 거래는 Co-Co(Co-development, Co-commercialization) 모델이었다. 개발비를 40:60으로 분담하고, 미국 시장 수익도 같은 비율로 공유하는 구조다. 한국 ADC 기업도 이 모델을 고려할 시점이다. 단, 개발비 분담 능력과 미국 상업화 역량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 ADC 라이선싱 거래 사례 (2023~2026)

한국 기업 글로벌 파트너 거래 규모 연도 형태
AimedBio Boehringer Ingelheim 최대 $991M 2025 ADC 에셋 라이선싱
LigaChem Biosciences Janssen 다수 건 2023~2024 ADC 에셋 라이선싱
LigaChem Biosciences Amgen 비공개 2024 ADC 에셋 라이선싱
LigaChem Biosciences Ono Pharmaceutical 비공개 2024 ADC 에셋 라이선싱

참고로 같은 기간 한국 바이오텍의 비-ADC 플랫폼 거래도 활발했다. GSK-ABL Bio(최대 $2.7B, 신경퇴행성질환 BBB 셔틀), Eli Lilly-Rznomics($1.3B, RNA 에디팅) 등이 대표적이다.

실무에서 자주 생기는 오해

"플랫폼 거래가 에셋 거래보다 항상 유리하다"

그렇지 않다. 플랫폼 거래는 총 규모가 크지만, 마일스톤 달성 기간이 길어 실제 현금 흐름은 느릴 수 있다. 또한 플랫폼 전체를 라이선스하면 향후 새로운 타깃에 대한 자유도가 줄어든다. 파이프라인 깊이와 자금 필요 시점에 따라 에셋 거래가 더 나을 수 있다.

"비임상 데이터만으로 큰 거래를 할 수 있다"

가능은 하지만 예외적이다. 대부분의 $1B+ 거래는 최소 Phase 1 데이터가 있거나, 플랫폼이 이미 검증된 경우다. AimedBio·보잉거 잉겔하임 거래도 AimedBio의 임상 전 데이터가 매우 강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임상 단계에서는 teaser와 non-confidential deck으로 관심을 끌고, LOI 이후 데이터룸에서 핵심 데이터를 공개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CDMO를 먼저 정하고 라이선싱을 한다"

순서가 바뀔 수 있다. 글로벌 파트너가 CDMO 선정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ADC는 접합 공정이 제품 품질에 결정적이므로, 파트너가 자사의 선호 CDMO를 지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CDMO 계약에 change-of-control이나 라이선싱 시 양도 조항을 미리 넣어두는 것이 좋다.

NewCo 구조와 Co-Co 모델: 한국 ADC 기업의 새로운 옵션

2025~2026년 아시아 바이오텍 거래에서 NewCo 구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는 라이선서(한국 바이오텍)가 미국에 신규 법인(NewCo)을 설립하고, 라이선시(글로벌 제약사)가 자본을 투자하는 구조다.

항목 전통적 라이선싱 NewCo 구조
권리 이전 라이선시에게 라이선스 NewCo로 자산 이전
자본 구조 선급금 + 마일스톤 라이선시 지분 투자 + 자금 조달
이익 분배 로열티 (순매출 10~20%) 지분에 비례한 이익 분배 (40~50%)
리스크 라이선서 리스크 낮음 라이선서도 개발비 분담
통제권 라이선시가 상업화 주도 공동 의사결정 구조

NewCo 구조의 장점은 성공 시 절대적 수익이 로열티보다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피크 매출 $3B 제품에서 50% 이익 분배는 순매출 15% 로열티보다 수익이 크다. 단, 한국 바이오텍이 미국 상업화 비용의 40~50%를 부담해야 하므로 자금 여력이 필수다.

ADC의 제조는 항체 부분(CHO 세포 배양, protein A 정제)과 소분자 페이로드 부분(고독성 물질 합성, OEB 4~5 등급 격리 시설)이 완전히 다른 공정이므로, CDMO 역량이 거래 성사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한국 ADC 바이오텍은 라이선싱 협상 전에 CDMO 파트너와의 계약 조건을 점검해야 한다.

다음 90일 실행 순서

  1. 1~2주차: 포트폴리오에서 라이선싱 후보 asset을 선정한다. preclinical, Phase 1 진입 전, Phase 1 데이터 확보 중 어디에 있는지 분류.
  2. 3~4주차: non-confidential teaser와 platform summary를 작성한다. 핵심 차별성(linker, payload, bispecific 등)을 1페이지로 요약.
  3. 5~8주차: 타깃 제약사 리스트를 작성하고 BD outreach를 시작한다. Bio-Europe, JPM, KoreaBIO 등 컨퍼런스 일정과 연계.
  4. 9~12주차: LOI 이후 데이터룸 인덱스를 준비한다. CIM 초안을 작성하고, IP·CMC 자료의 공개 범위를 내부 합의.

ADC 라이선싱은 일반적인 기술수출보다 준비할 것이 많다. 하지만 준비된 데이터룸과 명확한 term sheet 기준이 있으면, $500M 이상 거래도 현실적이다. 한국 ADC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은 이미 증명되었다. 이제 실행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