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징 스터디 전략: 한국 임상 데이터를 FDA·EMA·PMDA 제출에 활용하는 방법
ICH E5, ICH E17, MFDS 브리징 가이던스를 기준으로 한국 임상 데이터를 글로벌 규제 제출에 활용하는 브리징 스터디 설계·실행 전략을 정리한다.
왜 브리징 스터디가 한국 기업에게 중요한가
한국 바이오텍이 국내 Phase 1 또는 Phase 1/2를 완료한 뒤 글로벌 진출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직면하는 질문은 **"한국에서 얻은 임상 데이터를 미국·유럽·일본 규제기관이 인정해주는가"**이다. 답은 "조건부로 가능하다"이며, 그 조건을 충족하는 핵심 수단이 브리징 스터디다.
ICH E5 "Ethnic Factors in the Acceptability of Foreign Clinical Data"는 1998년 제정된 이래 글로벌 브리징 스터디의 기본 프레임워크다. ICH E17 "Multi-Regional Clinical Trials"는 다지역 임상시험에서 각 지역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다룬다. 2025년 MFDS는 "브리징 스터디 데이터 가이던스(등록번호 0155-02)"를 발표했다.
이 글은 한국 스폰서가 브리징 스터디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실무를 정리한다.
ICH E5가 정의하는 브리징 스터디
ICH E5는 브리징 스터디를 **"새로운 지역에서 약동학적 또는 임상 데이터(유효성, 안전성, 용량, 투여 방법)를 제공하여 외국 임상 데이터를 새로운 지역으로 외삽(extrapolation)할 수 있게 하는 보충 연구"**로 정의한다.
브리징 데이터 패키지의 구성
브리징 데이터 패키지는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 구성 요소 | 내용 | 목적 |
|---|---|---|
| CCDP 발췌 정보 | 완전임상데이터패키지(CCDP) 중 새 지역 모집단과 관련된 정보 | 약동학 데이터, 약력학 데이터, 용량-반응 데이터 |
| 브리징 스터디 (필요 시) | 새 지역에서 수행되는 보충 연구 | 외국 유효성·안전성 데이터의 외삽을 확인 |
중요한 점은 브리징 스터디가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 데이터가 새 지역 모집단에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규제기관이 판단하면, 브리징 스터디 없이도 외국 데이터가 인정될 수 있다.
브리징 스터디가 필요 없는 경우
- 동일 약물 클래스가 새 지역에서 이미 연구·승인되어 유사한 용량으로 사용 중인 경우
- 약물이 민족 요인에 둔감(insensitive)한 특성을 가진 경우
- 다지역 임상시험(MRCT)에 새 지역 환자가 충분히 포함된 경우
민족 요인(Ethnic Factors) 평가: 브리징 필요성 판단의 핵심
ICH E5 Appendix D는 약물이 민족 요인에 민감한지 둔감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민족 요인에 민감한 약물의 특성
| 특성 | 설명 | 한국 스폰서 시사점 |
|---|---|---|
| 좁은 치료 범위 | 용량 변화에 따른 안전성 차이가 큼 | 한국인 PK 데이터 필수 |
| 비선형 약동학 | 용량 증가에 비례하지 않는 노출 | 한국인 PK 프로파일링 필요 |
| 대사 효소 다형성 | CYP2D6, CYP2C19 등에서 민족 차이 | 한국인 약물유전체 데이터 확보 |
| 높은 단백결합률 | 알부민 수치 차이가 약효에 영향 | 임상 약리 연구 포함 |
| 식이 영향 | 음식과 약물 상호작용이 큼 | 한국식 식이 조건에서의 BE/PK |
| 중추신경계 작용 | 문화·환경적 요인이 위약 효과에 영향 | 임상 종점 설계 시 주의 |
한국인은 CYP2C19 느린 대사자 비율이 서양인보다 높고(약 15–25% vs 2–5%), CYP2D6 대사 능력 분포도 차이가 있다. 이것은 약동학적 브리징의 핵심 근거가 된다.
브리징 스터디의 유형
유형 1: 약동학(PK) 브리징 스터디
가장 단순한 형태의 브리징 스터디다. 새 지역 모집단에서 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설(ADME) 프로파일을 확인한다.
| 항목 | 내용 |
|---|---|
| 목적 | 한국인 PK가 외국 데이터와 생물학적 동등성이 있는지 확인 |
| 설계 | 단회 투여(SAD) 또는 반복 투여(MAD) PK 연구 |
| 규모 | 소규모 (보통 12–24명) |
| 기간 | 수주~수개월 |
| 활용 | ICH E5에 따라 PK 스터디만으로 브리징이 인정될 수 있음 |
유형 2: 약동학/약력학(PK/PD) 브리징 스터디
약물의 약력학적 반응(바이오마커, 임상 종점 대체 지표)을 새 지역 모집단에서 확인한다. PK 데이터와 PD 데이터를 결합하여 외삽 근거를 강화한다.
유형 3: 임상 유효성 브리징 스터디
가장 규모가 큰 형태다. 새 지역에서 소규모 임상시험을 수행하여 외국 임상 데이터의 유효성을 확인한다.
| 항목 | 내용 |
|---|---|
| 목적 | 외국 임상시험 결과를 새 지역에 외삽 |
| 설계 | 외국 연구와 동일한 설계 원칙 적용 (동일 대조군, 동일 1차 종점) |
| 규모 | 외국 데이터의 외삽을 통계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최소 규모 |
| 기간 | 수개월~수년 |
| 주의 | 설계가 원 연구와 다르면 브리징 근거로 인정받기 어려움 |
FDA·EMA·PMDA 브리징 정책 비교
| 항목 | FDA (미국) | EMA (EU) | PMDA (일본) |
|---|---|---|---|
| ICH E5 도입 | 1998년 | 1998년 | 1998년 |
| 외국 데이터 수용 | 일반적으로 수용 (단, 민족 요인 평가 필요) | 수용하나 근거 요구수준 높음 | 신중 (일본인 데이터 중시) |
| 브리징 스터디 요구 | 사례별 판단 | 사례별 판단 | 원칙적으로 일본인 데이터 요구 |
| MRCT 데이터 인정 | 적극 (ICH E17) | 적극 (ICH E17) | 2007년 "Basic Principles on Global Clinical Trials" 이후 확대 |
| 사전 협의 | Pre-IND, Type B 미팅 | Scientific Advice | PMDA 사전 상담 |
| 한국 데이터 인정 | 글로벌 MRCT에 한국 사이트 포함 시 수용 | 글로벌 MRCT에 한국 사이트 포함 시 수용 | MRCT 포함 시 수용, 단 한국인≠일본인 주의 |
PMDA의 특수성
일본은 ICH E5 회원국이면서도 일본인 PK/PD 데이터를 사실상 필수로 요구하는 관행이 있다. 2007년 MHLW/PMDA "Basic Principles on Global Clinical Trials" 통지는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일본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2023년 12월 PMDA는 "일본 외에서 조기 임상 개발이 진행 중인 약물에 대해 일본에서 Phase 1을 먼저 수행하는 원칙(PSB/PED Notification 1225-2)"을 발표했다.
한국 스폰서가 일본 진출을 기획할 때는:
- 글로벌 MRCT에 한국 사이트를 포함하되, 일본 사이트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 한국인 PK 데이터는 PMDA의 일본인 데이터 요구를 대체하지 못한다
- PMDA 사전 상담에서 브리징 전략을 조기에 논의해야 한다
MFDS 브리징 가이던스: 한국 관점
MFDS는 2025년 "브리징 스터디 데이터 가이던스(등록번호 0155-02)"를 발표했다. 이 가이던스는 외국 임상 데이터를 한국 허가에 활용할 때 브리징 스터디의 설계·실행 기준을 제시한다.
외국 데이터의 한국 허가 활용
한국 규제 관점에서 브리징 스터디는 두 방향으로 작동한다:
| 방향 | 내용 | 활용 시나리오 |
|---|---|---|
| 외국 → 한국 |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한국 허가에 활용 |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 신약 허가 |
| 한국 → 외국 | 한국 임상 데이터를 FDA/EMA/PMDA 제출에 활용 | 한국 바이오텍의 해외 진출 |
한국 스폰서에게 더 중요한 것은 한국 → 외국 방향이다. 한국에서 수행한 Phase 1/2 데이터를 FDA/EMA 제출에 활용하려면, 임상 설계 단계에서 글로벌 규제기관의 요구를 이미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
브리징 전략 설계: 실행 순서
한국 스폰서가 브리징 전략을 설계할 때의 실행 순서를 정리한다.
Step 1: 민족 민감도 평가 (개발 초기)
| 평가 항목 | 확인 내용 | 수행 시기 |
|---|---|---|
| 약물 특성 | ICH E5 Appendix D 기준 민족 민감도 | 비임상~Phase 1 |
| 대사 경로 | 주요 대사 효소(CYP)의 민족차 | 비임상~Phase 1 |
| 용량-반응 | 치료 범위, 비선형 PK 여부 | Phase 1 |
| 유사 클래스 | 동일 클래스의 민족간 차이 문헌 | 임상 전 |
Step 2: 글로벌 개발 계획에 브리징 반영
- 가장 효율적인 방법: 다지역 임상시험(MRCT)에 각 목표 지역의 환자를 충분히 포함하는 것. ICH E17에 따르면 MRCT에서 각 지역의 결과가 전체 결과와 일관성을 보이면 별도 브리징 스터디가 불필요할 수 있다.
- 대안: 한국 Phase 1/2 데이터를 확보한 후, 글로벌 Phase 3는 MRCT로 설계하되 한국 사이트를 포함.
- 최후 수단: 글로벌 데이터 확보 후 각 지역별 브리징 스터디를 개별 수행 (비용·시간 최대).
Step 3: 규제기관 사전 협의
| 규제기관 | 협의 채널 | 논의 내용 |
|---|---|---|
| FDA | Pre-IND, Type B 미팅 | 브리징 전략, 외국 데이터 인정 가능성, 추가 연구 필요성 |
| EMA | Scientific Advice | 외국 데이터 수용 범위, 추가 연구 설계 |
| PMDA | PMDA 사전 상담 | 일본인 데이터 요구, 브리징 스터디 설계 |
Step 4: 브리징 스터디 수행 (필요 시)
- 외국 연구와 동일한 설계 원칙을 유지: 동일 대조군, 동일 1차 종점, 동일 평가 기준
- 통계 분석 계획에 외삽 검증 방법을 사전에 명시
- 규제기관이 요구할 수 있는 민족 요인 관련 추가 분석을 준비
Step 5: 제출 자료 구성
브리징 데이터 패키지는 다음을 포함해야 한다:
- 완전임상데이터패키지(CCDP)에서 발췌한 관련 정보
- 한국인 PK/PD 데이터 (가용한 경우)
- 브리징 스터디 보고서 (수행한 경우)
- 민족 민감도 평가 결과
- 외삽 근거 분석
한국 바이오텍을 위한 실무 권고
1. Phase 1부터 글로벌 기준으로 설계하라
한국 Phase 1을 설계할 때부터 FDA/EMA/PMDA의 임상 약리 요구를 반영하라. 약동학 프로파일링, 약물유전체 검사, 식이 영향 평가 등을 포함하면, 이후 브리징 근거로 직접 활용할 수 있다.
2. MRCT에 한국 사이트를 포함하라
글로벌 Phase 2/3를 설계할 때 한국 임상시험 사이트를 포함하라. ICH E17에 따라 MRCT에서 각 지역의 일관성(consistency)이 확인되면, 별도 브리징 스터디 없이도 한국 데이터가 글로벌 제출에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의 임상시험 인프라는 글로벌 수준이며, 승인 타임라인도 경쟁국 대비 우수하다.
3. 약물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하라
CYP 대사 효소의 민족차는 브리징 핵심 이슈다. 한국인 약물유전체 데이터는 외국 규제기관에 민족 요인 평가의 구체적 근거를 제공한다. Phase 1에서 약물유전체 데이터를 포함하는 것은 브리징 비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다.
4. 규제기관과 일찍, 반복적으로 협의하라
브리징 전략은 임상 개발 초기에 확정되어야 한다. Pre-IND, Scientific Advice, PMDA 사전 상담을 통해 각 규제기관의 데이터 요구를 조기에 파악하고, 임상 개발 계획에 반영하라.
참고 출처
- ICH E5(R1). "Ethnic Factors in the Acceptability of Foreign Clinical Data." 1998 (Step 5), Q&A R1 2006.
- ICH E17. "General Principles on Planning and Design of Multi-Regional Clinical Trials." 2017.
- MFDS. "브리징 스터디 데이터 가이던스." 등록번호 0155-02, 2025.
- MHLW/PMDA. "Basic Principles on Global Clinical Trials." September 28, 2007 (Notification 0928010).
- MHLW. "Basic Principles for Conducting Phase 1 Studies in Japanese Prior to Initiating MRCT." PSB/PED Notification 1225-2, December 25, 2023.
- FDA. ICH E5 Guidance for Industry. "Ethnic Factors in the Acceptability of Foreign Clinical Data."
- intoWorld. "How Korean Clinical Trial Data Supports FDA/EMA Approvals." 2026.
- Springer. "Advancing Wider Implementation of Multi-Regional Clinical Trials in East Asia." Therapeutic Innovation & Regulatory Science,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