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라이선스 후 대학에 남는 연구권: 범위를 확인하기

해외 대학 특허를 독점 도입할 때 대학의 연구권 유보 범위는 계약 문구에 따라 달라집니다. 독점 부여와 유보 조항을 대조하고 기업 지원 연구, 자료 이전, 논문 발표의 계약상 제한을 확인하는 실무 기준을 정리합니다.

짙은 남색 회의 테이블 위 계약 폴더에 무지 문서 묶음과 추상적 도형이 그려진 연구 노트가 나란히 놓이고, 그 사이를 금색 클립이 잇는 편집 사진

독점 계약 뒤 대학이 계속할 수 있는 연구부터 확인하기

한국 바이오텍이 미국이나 유럽 대학의 특허를 독점 도입(In-licensing)할 때, 사업개발(BD)과 법무팀이 자주 마주하는 질문은 계약 후 대학이 어떤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느냐입니다. 계약서에 '독점(Exclusive)'이라고 적혀 있으면 대학의 후속 연구가 모두 금지될까요? 대학이 같은 기술로 다른 기업의 연구비를 받아 연구하거나, 다른 연구기관에 시료를 보내고 논문을 발표하면 계약 위반일까요? 서명 전에 권리 부여 조항(Grant Clause)과 권리 유보 조항(Reservation of Rights Clause)에서 무엇을 대조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독점 라이선스라는 명칭만으로 대학의 연구 사용이 전면 금지되거나 반대로 자동 보장된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계약상 대학이 계속할 수 있는 연구의 범위는 부여 조항과 유보 조항, 정의 조항(Licensed Field, Licensed Patents, Know-how 등), 부속서와 개정본(Amendments)의 문구를 함께 읽어야 확인됩니다. 각국 특허법의 연구·시험 예외는 이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학이 비영리 학술기관이라는 지위만으로 연구권이 당연히 남는 것도 아니고, 라이선시(도입기업)가 독점권을 얻었다고 대학의 모든 학술 활동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권고 문서부터 보면, 세계지식재산기구의 WIPO 바이오 분야 기술이전 입문서 제7장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의 주요 요소로 권리 유보를 꼽고, 학술기관이 기업 지원 연구를 포함한 학술 연구에 라이선스 특허를 계속 쓸 권리를 유보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2007년 미국 주요 대학 등이 함께 만들어 AUTM에 게재된 Nine Points to Consider의 Point 1은 상업 기업에 독점 라이선스를 주더라도 모든 사용 분야에서 대학 자신과 다른 비영리·정부기관을 위해 연구·교육 목적의 실시(상업 기업이 지원한 연구 포함)와 연구 자료 이전 권리를 유보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권고합니다. 다만 이는 정책 권고이지, 개별 계약에 자동으로 편입되는 법규가 아닙니다.

실제 공개된 체결본을 보면 유보 범위는 계약마다 다릅니다. 미네소타대–Oxis Biotech 계약은 대학과 다른 모든 비영리 연구기관이 연구·교육을 포함한 비영리 목적으로 특허를 실시할 권리를 유보하고, 그 목적의 사용에 대해서는 라이선시가 특허를 행사할 권리가 없다고 정합니다. 워싱턴대–Icosavax 계약은 연구·교육 목적의 유보 안에 제3자와의 기업 지원 연구·공동연구를 명시하되, 상업 목적이 아니어야 하고 그 제3자에게 어떤 상업화 권한도 부여되지 않는 범위로 한정합니다. 자료 이전은 연구·교육 용도 제한과 제3자 재이전 금지를 담은 물질이전계약(MTA)으로 하도록 조건을 둡니다.

한국 특허가 포함된 거래라면 계약상 독점 약정과 특허법상 등록된 전용실시권(특허법 제100조·제101조, 생활법령정보 전용실시권 해설)을 구별해야 합니다. 또 계약상 유보 조항과 각국 특허법의 연구·시험 침해 예외(대법원 2025다202970 판결, 미국 Madey v. Duke 판결, 35 U.S.C. § 271(e)(1))는 서로 다른 장치이므로 섞어 읽지 않아야 합니다. 본계약 이전 단계라면 옵션 계약에서 파트너가 약속하는 범위를, 공동소유 특허라면 공동소유 특허의 해외 라이선스 서명 권한을 함께 검토하십시오.

독점 부여와 연구 사용을 나란히 읽는 대조표

해외 대학과 협상할 때 유보 범위를 문구 단위로 비교할 수 있도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첨부된 체결 계약 2건과 에모리대가 공개한 독점 라이선스 서식 1건(발행·개정일 미표시)을 한 표에 놓고, AUTM·WIPO 권고는 별도 참조 행으로 구분했습니다. 시장 관행을 대표하는 표본이 아니라 문구 차이를 보여 주는 예시이며, 가림 처리된 정보와 비공개 후속 변경, 현재 계약 존속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래 표의 사실값은 각 원문의 조항 문언에 근거합니다. 문서에 명시되지 않은 항목은 해석으로 채우지 않고, 실사 때 확인할 '미확인 질문'으로 남겼습니다.

문서·유형독점 부여 범위유보 주체허용 목적 및 분야기업 지원 연구자료 이전 및 공개 조건근거 조항 및 쪽수미확인 실사 질문
미네소타대 – Oxis Biotech (2016-07 서명 체결본, 2017년 SEC 공시 Ex. 10.3)모든 분야, 미만료 대상 특허가 있는 국가·지역에서 독점 특허 라이선스(하위실시 허용 선택). 기술정보는 표지 5.3에서 'None' 선택대학 및 다른 모든 비영리 연구기관연구·교육을 포함한 모든 비영리 목적명시 문구 없음 (미확인: 기업 지원 연구가 '비영리 목적'에 해당하는지 해석이 갈릴 수 있음)비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해당 기관에 대해 라이선시는 특허를 행사할 권리가 없음(§3.2). 자료 이전·발표 조건은 해당 조항에 없음Exhibit A §3.1.1, §3.1.3, §3.2, 표지 항목 2·3·5.3·7 (표지의 일부 번호 참조는 약관과 불일치)외부 기업의 연구비 지원 연구를 비영리 목적으로 볼 수 있는지, 체결 후 수정계약(Amendments)이 있는지
워싱턴대 – Icosavax (2018-06-29 원계약, SEC Ex. 10.19, 2019·2020 개정본 포함)분야·지역 내 특허 독점(정부 권리·제3조 대학 권리·HHMI 연구권에 종속, §2.1)과 노하우 비독점(§2.2)대학, 공동소유 기관 IRB(스위스 Institute for Research in Biomedicine), 다른 비영리 연구기관연구·교육 목적의 철회 불가 비독점 실시권(§3.1)제3자와의 기업 지원·공동연구를 명시적으로 포함. 단 상업 목적 불가, 그 제3자에게 어떤 상업화 권한도 부여되지 않는 범위로 한정MTA는 연구·교육·학술 용도로 제한하고 수령자의 제3자 재이전 금지. 라이선스 대상 정보와 연구 결과 정보의 발표 권리 명시원계약 §2.1, §2.2, §3.1(본문 9쪽), 별도 §2.8 HHMI 연구권·§3.3 인도적 목적 유보, 2019년 개정 §3.4가림(Redacted) 정보의 내용, §13.17 존속 목록에 제3조가 없다는 점과 '철회 불가' 표현의 관계, 이후 변경본
에모리대 OTT 독점 라이선스 공개 서식 (템플릿, 발행·개정일 미표시)§2.2~2.5에 종속된 독점 라이선스(§2.1)에모리대, 소속 직원, 에모리 연구 협력자(research collaborators)연구·교육·비상업·인도적 임상 목적(§2.4). 별도로 최빈개도국(LDC)의 소외열대질환(NTD) 공중보건 수요를 위한 연구개발용 하위실시 가능 유보(§2.5)명시 문구 없음 (미확인: '연구 협력자'에 기업이 포함되는지 정의 확인 필요)§2.4 유보에 Licensed Products의 이전(transfer) 포함. §2.5에 따라 요청 시 LDC 내 NTD용 로열티 없는 비독점 라이선스 부여. 발표 조항은 이 조항들에 없음§2.1·§2.4(PDF 7쪽), §2.5(PDF 7–8쪽), §15.10(PDF 26쪽)§15.10 존속 조항의 대상 조항 번호가 빈칸이라 종료 후 유보 효력 미확정. '인도적 임상' 문구는 규제상 임상시험 허가가 아님
AUTM 게재 Nine Points (2007-03-06) / WIPO 입문서 제7장 (정책 권고, 참조 행)상업 기업에 독점 부여하더라도 모든 사용 분야에서 유보를 고려하라는 권고대학 자신과 다른 비영리·정부기관연구·교육 목적의 실시와 관련 정보·데이터 사용상업 기업이 지원한 연구를 포함하라고 권고. 부속서 예시 정의는 연구비 수령을 제품 판매·유상 서비스로 보지 않음유형·무형 연구 자료를 비영리·정부 부문에 이전. 부속서 예시 1·2와 WIPO 인용 문구에 발표 권리 포함AUTM Point 1(본문 2쪽), 부속서(10–11쪽), WIPO 제7장 Box 7.3·Reservation of rights비구속 권고이므로 실제 체결 계약에 반영됐는지는 개별 계약에서 확인해야 함

표에서 보듯 같은 '독점 라이선스'라도 유보의 주체, 목적, 조건이 다릅니다. 미네소타대–Oxis 계약은 특허를 독점으로 주면서도, 비영리 목적으로 쓰는 비영리 연구기관에 대해서는 라이선시가 특허를 행사할 권리가 없다고 정했고, 기술정보는 'None'으로 선택해 제공 대상에서 뺐습니다. 기업 지원 연구에 대한 명시 문구가 없으므로, 대학 연구실이 다른 제약사의 연구비를 받아 같은 특허를 쓰는 경우 '비영리 목적'에 해당하는지 해석이 갈릴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공백은 서명 전에 질문으로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워싱턴대–Icosavax 계약은 조건을 더 구체적으로 적은 예입니다. 특허는 독점, 노하우는 비독점으로 나누어 부여하고(§§2.1–2.2), §3.1에서 제3자와의 기업 지원 연구·공동연구를 허용하되 상업 목적이 아니어야 하며 그 제3자에게 어떤 종류의 상업화 권한도 부여되지 않는 범위로 한정했습니다. MTA로 자료를 보낼 때도 연구·교육·학술 용도로 제한하고, 수령자가 대학보다 큰 권리를 갖지 않으며 제3자에게 다시 이전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라이선스 대상 정보와 연구 결과를 발표할 권리도 유보했습니다. 한편 §3.1에는 '철회 불가'라는 표현이 있지만 §13.17 존속 조항 목록에는 제3조가 없으므로, 계약 종료 뒤 어떤 권리가 남는지는 이 표현만으로 단정하지 말고 원문 전체로 확인해야 합니다.

에모리대의 공개 서식은 연구·교육 유보와 성격이 다른 권리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2.4는 대학·직원·연구 협력자의 연구·교육·비상업 목적에 더해 '인도적 임상(humanitarian clinical)' 목적까지 유보합니다. §2.5는 부속서 J가 정한 최빈개도국(LDC)에서 소외열대질환(NTD) 공중보건 수요에 대응하는 연구개발용으로 대학이 하위실시를 허락할 수 있는 별도 유보와, 요청이 있으면 기업이 해당 LDC에서 로열티 없는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한다는 조건을 둡니다. 따라서 이를 '비상업 연구 유보'로 뭉뚱그리거나 일반 상업 판매권으로 넓혀 읽으면 안 됩니다. 또 §15.10(존속 조항)은 대상 조항 번호가 빈칸이므로, 실제 계약에서 이를 채우기 전까지는 종료 후 유보 효력을 확정할 수 없습니다.

기업 지원 연구와 제3자 상업화 권한의 경계

대학 특허를 도입하는 한국 기업이 특히 신경 쓰는 상황은, 계약 후 대학 연구실이 다른 제약사나 바이오텍의 연구비를 받아 같은 특허 기술로 연구를 이어 가고 그 결과가 스폰서에게 흘러가는 경우입니다. 이 문제는 '기업 돈이 들어갔는가' 하나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계약서에서 다음 다섯 가지 축을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1. 기관의 비영리 지위: 대학이 비영리 법인이라는 사실만으로 유보 범위에 들어간다고 볼 수 없습니다. 아래에서 보듯 미국 판례에서도 사용자의 비영리 지위는 실험사용 항변의 결정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2. 연구비 지원 주체: 기업이 연구비를 댄다고 곧바로 상업적 사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AUTM 부속서의 예시 정의는 연구비 수령을 제품 판매나 유상 서비스로 보지 않습니다. 결국 계약에 어떤 정의가 들어갔는지가 기준입니다.

  3. 연구의 목적: 연구·교육 목적인지, 스폰서의 상업적 개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것인지 계약상 정의와 함께 확인합니다.

  4. 스폰서에 대한 상업화 권한: 스폰서가 라이선스 대상 권리에 대해 실시권, 옵션, 우선협상권 같은 상업화 권한을 얻는지가 핵심입니다. 워싱턴대–Icosavax 계약은 바로 이 지점에서 선을 그었습니다.

  5. 제품 판매·유상 서비스: AUTM 부속서 예시 3의 비상업 연구 정의는 판매용 제품 생산이나 유상 서비스 수행에 특허를 쓰는 경우를 제외합니다. 실제 계약 정의에도 같은 구분이 있는지 봅니다.

권고와 기관 안내는 방향을 제시하지만 결론은 계약 문구에 맡깁니다. AUTM Point 1과 부속서는 상업 기업이 지원한 연구를 유보 범위에 넣는 방안을 권고하고, Madey 판결 이후 대학이 연구비 수주 같은 활동까지 유보 범위에 명확히 넣으려는 문례를 소개합니다. 반면 글래스고대(University of Glasgow)의 기관 안내는 라이선스 계약에 대개 연구·교육 유보 조항이 들어가지만, 독점 라이선시가 있으면 기업 자금 연구를 포함한 상업 영역에서 대학의 활동을 제한하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고, 라이선스된 노하우나 소스코드를 발표하기 전에는 라이선시의 허락을 받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합니다. 권고는 넓게 쓰여도 실제 계약은 더 좁게 쓰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협상에서 검토할 항목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기업 지원 연구를 유보 범위에 넣는다면 상업 목적이 아니라는 조건을 명시합니다. 둘째, 연구비를 낸 스폰서에게 라이선스 대상 권리에 관한 상업화 권한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문구를 둡니다. 워싱턴대–Icosavax §3.1이 참고할 만한 예입니다. 셋째, 자료 이전은 용도 제한과 재이전 금지를 담은 MTA로 하도록 하고, 발표 권리와 기밀정보 보호의 관계를 별도 조항에서 확인합니다. 시료의 파생물·잔여물 관리는 해외 파트너에게 보낸 연구시료의 파생물과 잔여물 기록, 연구자 개인의 자문 겸직은 해외 연구자의 자문·라이선스 동시 참여 시 기관 확인, 투고 전 특허 점검은 해외 공동연구 논문 발표 전 특허 점검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한국 특허의 전용실시권과 연구·시험 예외

해외 대학 특허를 한국 패밀리 특허와 함께 도입하거나 국내 대학의 특허를 독점 도입한다면, 한국 특허법상 전용실시권과 계약상 독점 약정을 나누어 봐야 합니다. 영문 계약의 exclusive license를 곧바로 한국의 전용실시권과 같은 권리로 옮겨 읽을 수는 없습니다.

특허법 제100조 제2항에 따르면 전용실시권자는 설정행위로 정한 범위에서 특허발명을 업으로서 실시할 권리를 독점합니다.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전용실시권이 설정된 범위에서는 특허권자도 전용실시권자의 허락 없이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또 제101조 제1항 제2호는 전용실시권의 설정·변경 등을 등록해야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며, 같은 해설은 지식재산처에 설정등록을 하지 않으면 전용실시권의 효력이 생기지 않아 제3자에게 독점적·배타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안내합니다. 실무에서는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 첫째, 전용실시권을 설정한다면 대학의 연구 사용을 어떤 방식으로 남길지 계약과 설정 범위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등록하지 않은 독점 약정이 당사자 사이에서 어떤 효력을 갖는지는 계약 문언에 따라 따로 검토할 문제이며, 미등록이라는 이유만으로 약정 전체가 무의미해진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한편 특허법 제96조 제1항 제1호는 연구 또는 시험(약사법에 따른 의약품 품목허가·품목신고를 위한 연구 또는 시험 포함)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에는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5다202970 판결은 이 규정을 적용할 때 업으로서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하는 특허권자 등의 정당한 이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특허권자 등의 독점적·배타적 이익을 불합리하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해 실시하는 행위에 이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네 차례 백신을 생산해 러시아 제약회사에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세 차례는 러시아에서의 비임상시험 또는 임상시험용, 한 차례는 제조기술이 제대로 이전됐는지 확인하는 분석시험용이었고, 판매용·유통용이 아님을 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생산행위에 연구·시험 예외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의 경계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2025다202970은 제3자의 생산행위가 특허 침해인지를 다룬 사건이지, 대학 라이선스 계약의 유보 조항 효력을 판단한 판례가 아닙니다. 연구 표시나 무상 제공만 있으면 언제나 면책된다는 일반 규칙도 아닙니다. 대학이 계약에서 연구 사용의 범위를 특정 목적이나 조건으로 좁혔다면, 그 범위를 넘는 행위는 특허법상 예외 해당 여부와 별개로 계약 위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법정 침해 예외와 계약상 의무는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미국 대학이라는 이유만으로 실험사용 항변이 성립할까

미국 대학과 협상할 때 '대학 연구는 원래 실험사용 항변으로 보호된다'는 전제를 깔고 유보 조항을 가볍게 넘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미국 판례는 이 전제를 좁게 봅니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의 Madey v. Duke University (307 F.3d 1351, 2002) 사건에서 1심 법원은 듀크대의 장비 사용이 연구·실험·비영리 목적이라는 이유로 실험사용 항변을 넓게 받아들였습니다. 항소법원은 이 판단이 지나치게 넓다고 보았습니다. 보통법상 실험사용 항변은 '오락, 단순한 호기심 충족, 순수한 철학적 탐구'에 한정되는 매우 좁은 항변이고, 행위가 기관의 정당한 사업(legitimate business)을 위한 것이라면 상업적 이익 추구 여부와 무관하게 항변이 성립하지 않으며, 사용자의 영리·비영리 지위는 결정적 요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법원은 대형 연구대학의 연구 프로젝트가 학생·교원 교육, 기관의 위상 제고, 연구비·학생·교원 유치라는 사업 목적에 기여한다고 보고, 1심이 듀크대의 비영리·교육기관 지위에 지나친 비중을 두었다며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다만 미국 특허법에는 35 U.S.C. § 271(e)(1)이라는 별도의 법정 예외가 있습니다. 이 조문은 의약품 또는 동물용 생물학적 제제의 제조·사용·판매를 규율하는 연방법에 따른 정보의 개발·제출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용도로만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경우를 침해로 보지 않습니다(일부 동물용 제품은 제외). Madey가 좁힌 것은 보통법상 항변이며, 이 법정 예외까지 없앤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 조문이 모든 대학 연구를 덮는 것도 아닙니다. AUTM 부속서는 학술 연구가 대개 규제 제출 절차와 거리가 멀어 이 안전지대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AUTM 부속서는 Madey 이후 대학이 단순한 무허락 사용자보다 넓은 권리를 유보하고, Madey가 대학의 '사업'으로 본 활동(학생 교육, 연구비 신청, 발명의 특허화 등)이 유보 범위에 들어간다는 점을 계약에 분명히 적으려 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대학 측의 유보 요구는 법정 예외를 대신하는 계약상 권리로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은 '미국 법상 대학 연구는 원래 허용된다'는 막연한 전제 대신 유보의 주체·목적·조건을 항목별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서명 전에 남길 질문과 미확인 범위

해외 대학과의 독점 라이선스 초안을 검토하거나 서명하기 직전, 사업개발과 IP 법무팀이 교차 확인할 핵심 질문 6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체크 항목은 위 공개 문서에서 뽑은 편집 제안이며, 개별 계약의 해석과 효력은 해당 관할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1. 부여 조항과 유보 조항의 상호 참조: 특허 독점 부여 문구가 유보 조항 등에 '종속된다(subject to)'고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워싱턴대–Icosavax §2.1 참고). 특허·노하우·물질이 각각 독점, 비독점, 미제공 중 무엇으로 부여되는지 정의 조항과 대조합니다.

  2. 유보 주체의 범위: 대학과 소속 직원만인지, 연구 협력자나 다른 비영리·정부기관까지 포함하는지 확인합니다. 범위가 넓다면 그 기관들의 사용에도 같은 목적·조건 제한이 걸리는지 봅니다.

  3. 기업 지원 연구의 조건: 기업 지원 연구가 유보에 포함된다면 상업 목적 금지와 스폰서에 대한 상업화 권한 부여 금지가 명시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문구가 없다면 미확인 질문으로 남겨 협상에서 다룹니다.

  4. 자료 이전과 재이전: 세포주·플라스미드 같은 연구 자료를 다른 기관에 보낼 때 MTA로 용도를 제한하고 제3자 재이전을 금지하는지 확인합니다.

  5. 발표와 기밀정보: 연구 결과 발표 권리와, 라이선스된 노하우·기밀정보를 공개하기 전 허락 절차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합니다. 사전 검토 기간 같은 구체 조건은 이 글의 공개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으므로 실제 계약 문구와 기관 정책으로 확인합니다.

  6. 종료·존속과 별도 권리: '철회 불가' 표현과 존속 조항이 각각 무엇을 말하는지, 정부·HHMI·인도적 목적 같은 별도 권리가 연구·교육 유보와 어떻게 다른지, 원계약 이후 개정본이 무엇을 바꿨는지 함께 읽습니다. 에모리 서식처럼 존속 대상이 빈칸이라면 서명 전에 채워야 합니다.

세부 쟁점은 업무별로 이어서 확인하십시오. 계약 종료 후 데이터와 개발권의 반환은 라이선스 계약 종료 후 반환 범위, 특허 출원·권리행사의 통제와 협력은 라이선스아웃 계약의 특허 출원·권리행사 협력 조항, 대학 명칭·상표와 도메인 사용은 특허 라이선스와 상표·도메인 사용 범위에서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