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계약과 라이선스 계약: 파트너의 약속은 어디까지인가

신약 개발에서 옵션 계약과 라이선스 계약의 본질적 차이, 서명 시점 확정 지급과 행사 후 조건부 책임의 경계, SEC 공개 계약서 조항 및 국내외 공시 판독 기준을 심층 분석합니다.

딥네이비 회의 테이블 중앙에 놓인 두께가 다른 두 서류 폴더와 그 사이를 잇는 금속 아치

핵심 답변: 파트너의 법적 구속력과 약속의 경계

옵션 계약(Option Agreement)에서 글로벌 제약사 파트너가 서명 시점에 법적으로 확정하는 약속은 옵션 취득의 대가인 계약금(Upfront Fee) 및 옵션비(Option Fee), 계약에 있다면 옵션 유지 대금(Option Maintenance Fees), 그리고 평가시험 협력이나 분기별 개발 보고 회의 참석과 같은 제한된 참여 의무다. 반면 후기 임상 주도, 품목허가 취득, 상업화 책임과 이에 연동된 행사금·마일스톤·로열티는 파트너가 옵션을 행사해 본 라이선스가 발효되기 전에는 원칙적으로 파트너의 지급·이행 의무가 아니다. 그 이후의 개발 분담은 계약마다 다르다.

오히려 행사 전 개발은 계약 설계에 따라 한국 바이오텍(라이선서)이 단독으로 떠안거나 공동으로 분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된 AVEO Pharmaceuticals–Biogen Idec 옵션·라이선스 계약서 2009년 원문이나 Takeda–Ascentage 계약에서 확인되듯, 옵션 기간 중 개발·제조를 라이선서 단독 책임·비용으로 두는 설계가 있다. 다만 이는 모든 옵션 계약의 기본값이 아니다. AVEO 제2.4조는 옵션된 라이선스 허여를 막는 제3자 처분을 금지할 뿐이고, 인트론바이오처럼 독점 기간 동안 새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고 회사가 설명한 사례도 있다. 미행사로 끝나면 기지급 옵션비·계약금이 남더라도 그 기간의 개발 비용과 독점 기회비용은 계약이 따로 정하지 않는 한 회수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안서나 보도자료에 적힌 '최대 총계약 규모'에 현혹되지 않고, 실무에서는 계약서와 공시 문서에서 다음 다섯 가지 경계를 명확히 분리하여 판독해야 한다:

  • 지금 확정된 현금: 서명 시점 및 옵션 유지 시 지급되는 계약금·옵션비·유지비. 반환 가능 여부는 조항을 확인해야 하며, 모든 딜이 반환 불가로 단정되지 않는다

  • 조건부 지급금: 옵션 행사금(Exercise Fee), 임상 단계별 개발 마일스톤, 허가 마일스톤, 상업화 마일스톤 및 로열티

  • 행사 전 의무 주체: 평가시험 수행, IND 신청, 임상 1상 완료 및 CMC 제조의 비용 부담 주체와 데이터 제공 의무

  • 행사 후 의무와 노력 기준: 라이선스 발효 후 글로벌 개발·상업화 책임의 이전 여부와 상업적 합리적 노력(Commercially Reasonable Efforts) 조항

  • 미행사 시 자산 보호: 옵션 미행사 시 독점권 즉시 해제, 평가 중 생성된 연구 데이터의 귀속, 제3자 기술이전 권리 보전

도입 결정 시점이 다를 뿐이다: 옵션 계약과 라이선스 계약의 구조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벤처 라이선싱 안내는 라이선스에서 권리 종류·분야·시장·대가와 독점·비독점·단독(sole) 유형을 정하라고 정리한다. 일반 라이선스와 옵션의 차이는 이러한 권리·의무가 서명 시점에 즉시 이전되는가(라이선스 계약), 아니면 미래의 특정 데이터가 충족된 후 파트너의 선택에 의해 이전되는가(옵션 계약)라는 '도입 결정 시점'에 있다.

일반 라이선스 계약(License Agreement)은 계약 체결과 동시에 피라이선시(Licensee)가 해당 물질의 실시권을 확보하고, 이후의 임상 개발, 품목허가 신청, 상업화 운영을 전담하며 성과 단계별로 마일스톤을 지급한다. 반면 옵션 계약(Option Agreement)은 파트너가 일정 기간 동안 해당 기술에 대한 독점적 검토 권리를 확보하고, 사전 정의된 평가시험(Evaluation)이나 초기 임상(예: 임상 1상 또는 2상) 데이터를 확인한 뒤 라이선스를 취득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콜옵션(Call Option)' 구조다.

특히 2025~2026년 공개된 대형 기술거래에서는 선행 파이프라인 1개는 즉시 라이선스하고, 후속 복수 파이프라인은 옵션으로 묶는 복합형 계약(Collaboration, Option and License Agreement)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2025년 7월 GSK와 헝루이제약(Hengrui Pharma)이 체결한 계약이 대표적이다. GSK는 1개 임상 단계 자산에 대해서는 즉시 독점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별도로 최대 11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헝루이가 임상 1상 완료까지 개발하고 GSK가 1상 종료 시점 또는 그 이전에 프로그램별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와 같은 혼합 구조는 2025~2026년 공개 거래에서 반복해서 보이며, 한국 바이오텍 실무자에게는 라이선싱 Term Sheet 핵심 조항플랫폼 기술수출 전략 수립 시 반드시 분석해야 하는 핵심 과제가 되었다.

graph TD
      A["계약 체결 시점<br/>(서명 완료)"] --> B["선급금·옵션비 지급<br/>(확정 유입)"]
      A --> C["옵션 기간 개시<br/>(평가시험 / 1상 진행)"]
      C --> D{"옵션 행사 결정 노드<br/>(행사 기한 내 데이터 검토)"}
      D -- "옵션 행사 (Exercise)" --> E["행사금(Exercise Fee) 지급"]
      E --> F["라이선스 본계약 발효"]
      F --> G["글로벌 개발·허가·상업화 이전<br/>(파트너 전담 또는 공동개발)"]
      G --> H["개발·허가·상업화 마일스톤 및 로열티"]
      D -- "옵션 미행사 (Expiration)" --> I["옵션 계약 종료"]
      I --> J["기지급 옵션비 잔존<br/>(라이선서 귀속)"]
      I --> K["독점권 해제 및 자산 반환<br/>(제3자 재기술이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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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계약 체결부터 행사 결정 및 라이선스 본계약 발효까지의 권리·의무 전환 흐름

옵션 계약에서 파트너가 지금 확정하는 것: 옵션비·유지비·데이터 협력

옵션 계약서에 서명할 때 글로벌 파트너가 라이선서에게 법적으로 약속하는 확정적 급부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계약 체결 시 지급되는 계약금 및 옵션비, (2) 옵션 기간을 유지하거나 연장하기 위한 유지 대금, (3) 기술 평가 및 데이터 교환을 위한 상호 협력 의무다.

미국 SEC Form 8-K에 공시된 Monte Rosa Therapeutics와 Novartis의 2025년 9월 13일 협력·옵션·라이선스 계약(Collaboration, Option, and License Agreement)은 확정 지급과 조건부 대금의 경계를 보여 주는 공개 사례다. 이 계약에서 노바티스는 1개 면역학·염증 프로그램에 대한 즉시 독점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전임상 면역학 포트폴리오의 추가 2개 프로그램에 대한 독점 옵션을 확보했다. 8-K 기준으로 Monte Rosa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선급금 1억 2,000만 달러(Upfront payment)와, 옵션을 유지하기 위한 최대 6,000만 달러의 유지 대금이다. 유지 대금은 서명 당일 전액이 아니라 옵션을 유지하는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상한이다.

반면, 첫 번째 라이선스 프로그램의 전임상 마일스톤과 후속 2개 프로그램의 옵션 행사금(Option exercise fees)을 합친 금액은 최대 1억 8,000만 달러로 별도 묶여 있다. 8-K는 이 금액을 첫 라이선스 프로그램의 전임상 마일스톤과 옵션 행사금을 합친 상한으로만 적어, 행사금만의 액수는 분리되지 않는다. 임상 1상 개시 이후의 개발·허가·판매 마일스톤 최대 54억 달러는 첫 라이선스 프로그램과 옵션된 2개 프로그램에 걸쳐, 1상 개시부터 조건이 충족될 때에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서명 시점에 확정된 현금은 선급 1억 2,000만 달러이며, 유지비·전임상 마일스톤·행사금·후속 마일스톤은 각각 다른 조건 뒤에 있다. 8-K는 연구 비용은 Monte Rosa, 개발·상업화 비용은 Novartis가 부담한다고 요약한다.

또한 옵션 계약은 본계약 조건을 미리 고정해 두는 경우가 있다. 2023년 10월 체결된 인트론바이오와 스위스 바실리아(Basilea Pharmaceutica)의 조건부 옵션계약(Evaluation License and Option Agreement)에서도 기술이전 본계약의 주요 조건은 옵션 계약과 함께 사전 합의되었으나 비밀유지로 비공개다. 옵션 단계에서 본계약 조건이 고정되면 나중에 재협상 여지가 줄어들므로, 한국 기업은 그 시점에 rNPV 밸류에이션sublicense 수익 분배 조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행사 전 개발은 누가 하나: 계약서가 정하는 기간·비용·통제

많은 바이오텍 실무자가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글로벌 제약사와 옵션 계약을 맺었으니 이제 파트너가 임상 비용을 대고 개발을 주도해 줄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실제 계약서 원문을 살펴보면 현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미국 SEC에 제출된 2009년 AVEO Pharmaceuticals와 Biogen Idec의 옵션·라이선스 계약서(Exhibit 10.26) 조항은 행사 전 개발 책임을 조항 단위로 보여 준다. 2009년 개별 계약이므로 2026년 한국 딜의 표준 조항으로 읽지 말고, 같은 기능의 조항이 지금 초안에 있는지를 대조하는 원문 증거로만 쓴다:

  • 제2.6조 (개발 및 제조 책임과 비용): 옵션 기간 중 PoC 개발 계획(Proof of Concept Development Plan)에 따른 개발 및 임상용 의약품 제조는 라이선서(AVEO)의 단독 책임과 비용이다. 조항은 옵션 보유자(Biogen Idec)가 행사 전까지 제품을 개발하거나 제조할 권리가 없다고 명시한다. 같은 조항에서 라이선서는 그 기간 PoC 계획에 따른 개발에 상업적 합리적 노력(CRE)을 써야 한다.

  • 제2.7조 (의사결정 통제권): 옵션 기간 중 개발 및 제조와 관련된 모든 운영적·전략적 의사결정 권한은 라이선서가 단독으로 보유한다.

  • 제2.5조 및 제2.8조 (파트너의 참여 제한): 옵션 보유자의 권리는 PoC 개발 계획서를 검토하고 의견을 내는 것과, 분기별 대면 개발 보고 회의에 참석하는 데 그친다. AVEO는 합리적인 의견을 선의로 고려하되 계획서 수정 권한을 보유한다. 이 계약에서 옵션 보유자는 그 기간 개발 비용을 분담하지 않는다.

물론 행사 전 개발 구조가 항상 라이선서 단독 부담으로만 설계되는 것은 아니다. 공개 사례에서는 적어도 다음 유형이 관찰된다:

개발 모델비용 부담 주체운영 및 의사결정 구조대표 사례 및 계약 특징
라이선서 단독 부담 모델라이선서 (한국 바이오텍)라이선서 단독 결정, 파트너는 분기 보고 및 자문 참여AVEO–Biogen, Takeda–Ascentage (olverembatinib 임상 전액 Ascentage 부담)
공동 개발 분담 모델양사 공동 수행. 비용 분담 비율은 리가켐바이오 2023년 발표에 없음진행 중인 1/2상을 양사가 공동 수행(리가켐바이오 2023년 발표). 공동운영위·프로토콜 승인 권한은 그 발표에 없다리가켐바이오–얀센 (LCB84 1/2상 공동 수행, 행사 후 Janssen이 단독 개발·상업화)
옵션 보유자 주도 모델옵션 보유자 (파트너사)파트너사가 전임상·임상 R&D 직접 수행 및 비용 전담삼성바이오에피스–프로티나. 국책과제 후속 라이선스 옵션으로, 프로티나가 후보 발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전임상부터 IND까지 주도. 전형적 단일 자산 옵션과 구조가 다를 수 있다
단계별 전환 하이브리드1상까지 원개발사, 이후 파트너1상 종료 시점 또는 그 이전에 프로그램별 옵션 행사(헝루이–GSK 발표)GSK–헝루이 (헝루이가 1상 완료까지 개발한 뒤 GSK가 1상 종료 시점 또는 그 이전에 프로그램별 행사)

위 표에서 보듯, 파트너가 임상 비용을 대지 않는 단독 부담 모델을 택하면 한국 기업은 옵션 기간의 연구개발 자금을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 옵션 기간 상한(Sunset Date)과 예산 초과 시 누가 부담하는지는 서명 전에 정해야 한다. Pfizer–Innovent 2026년 협력은 옵션 계약이 아니라 라이선스·공동개발 혼합이며, 회사 발표는 일부 프로그램을 1상까지 Innovent가 진행한 뒤 Pfizer가 글로벌 개발을 인수하는 분업을 전제로 한다. 개발 주체가 바뀌는 시점은 옵션 고유의 법칙이 아니라 계약 설계 문제다. 따라서 ADC 라이선싱 전략기술수출 데이터룸 실무를 준비할 때는 옵션 행사 기한의 종기(Sunset Date)와 예산 초과(Cost Overrun) 조항을 반드시 설정해야 한다.

행사하면 무엇이 바뀌나: 라이선스 계약이 묶는 개발·상업화 책임

옵션 계약이 행사되는 순간, 거래의 법적 성격은 '조건부 평가 관계'에서 '전면적 라이선스 계약 관계'로 완전히 전환된다. AVEO–Biogen 계약서 제2.3조에 규정된 바와 같이, 옵션 행사는 단순한 구두 통지나 의향 표명이 아니라, 정해진 기한 내에 서면 행사 통지(Written Exercise Notice)를 전달하고 사전에 약정된 행사금(Option Exercise Fee)을 완납함으로써 법적으로 성립한다.

옵션이 행사되면 권리와 의무가 어떻게 바뀌는지는 계약이 정한다. 리가켐바이오–얀센처럼 행사 후 파트너가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단독 책임지는 설계가 있는 반면, 2009년 AVEO–Biogen 본계약 제5.1조는 라이선스 기간 중 개발을 라이선서(AVEO)의 단독 책임으로 두고 Biogen Idec의 상업화 의무는 허가된 라이선스 지역에 CRE로 묶는다. 아래는 파트너가 후기 개발을 인수하는 설계에서 흔히 확인하는 전환점이다:

  1. 개발 및 규제 승인 주체의 이전: 파트너가 후기 임상을 인수하기로 한 계약에서는 2상·3상 스폰서십, 규제기관 소통, IND 및 BLA/MAA 제출 책임이 파트너로 넘어갈 수 있다. AVEO 본계약처럼 라이선서에게 개발이 남는 설계도 있으므로 조항을 확인해야 한다.

  2. 비용 전담과 위험 이전: 후기 임상과 상업 스케일 제조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는 행사 후 책임 조항이 정한다. 금액 규모를 일반화하지 말고 해당 계약의 비용 분담 문장을 확인한다.

  3. 마일스톤 지급 의무 발생: 임상 단계 진입(First Patient Dosed), 허가 신청 및 승인, 상업적 첫 판매(First Commercial Sale) 등 각 단계별 마일스톤이 법적 지급 채무로 확정된다.

  4. 상업화 독점권의 발효: 파트너사는 약정된 지역과 적응증 내에서 제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행사하며, 판매액에 따른 경상기술료(Royalty)를 라이선서에 정기 정산한다.

이러한 전환의 차이는 동일한 제약사 간의 계약 비교를 통해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노바티스가 2024년 10월 Monte Rosa와 체결한 VAV1 MGD(MRT-6160 포함) 독점 라이선스 계약(SEC Form 8-K)에서는 Monte Rosa가 진행 중이던 1상을 완료하고 노바티스가 임상 2상부터 이후 모든 개발과 글로벌 상업화를 전담하기로 확정되었다. 노바티스는 선급금 1억 5,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2상 개시부터 최대 21억 달러의 마일스톤 자격을 부여했다. Monte Rosa는 3상부터 글로벌 개발 비용을 공동 부담하고 미국 제조·상업화 손익의 30%를 공유한다. 2025년 옵션·라이선스 계약은 즉시 라이선스 1개와 전임상 프로그램 옵션 2개를 한 문서에 담는다. 옵션된 프로그램은 프로그램별 IND 신청 준비 기준까지 개별 행사되고, 미행사 시 해당 프로그램 권리는 라이선서에 남는다. 2024년 라이선스의 2상 이후 전담과, 2025년 옵션 프로그램의 미행사 전 미허여 상태를 같은 쌍의 공개 8-K로 대조할 수 있다.

국내 대표 사례인 리가켐바이오와 얀센의 LCB84(Trop2 ADC) 계약(2023년 12월) 역시 행사 전후 책임을 나눠 두었다. 선급금 1억 달러와 옵션 행사금 2억 달러를 분리하고, 총 최대 약 17억 달러의 대가에 개발·허가·상업화 마일스톤을 포함하며 단계별 로열티는 그 발표에서 추가로 적혀 있다. 회사는 진행 중인 1/2상을 양사가 공동 수행하고, 옵션 행사 후 임상 개발과 상업화는 Janssen이 단독 책임이라고 밝혔다. 행사금 2억 달러 밖의 마일스톤 개별 합계는 2023년 발표에 분리되어 있지 않다. (참조: EU MAH 책임 분담)

미행사의 실측: 옵션비는 남고 자산은 묶인다

옵션 거래에서 한국 바이오텍이 반드시 대비해야 하는 시나리오는 파트너가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계약을 종료(Expiration / Non-exercise)하는 경우다. 미행사가 발생했을 때 법적으로 무엇이 남고 무엇을 잃게 되는지 실측 사례를 통해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25년 2월 공시 및 보도로 알려진 인트론바이오와 스위스 바실리아의 SAL200(엔도리신 기반 항생제) 계약이다. 인트론바이오는 2023년 10월 바실리아와 조건부 옵션계약(Evaluation License and Option Agreement)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수령했다. 바실리아는 최장 1년 동안 SAL200의 추가 평가시험을 진행한 후 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지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025년 2월, 바실리아는 내부 평가 결과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최종 통보했다.

이 거래가 남긴 실질적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남은 것 (확정 현금): 인트론바이오가 2023년 계약 체결 시 수령한 계약금. 회사 공지와 이데일리 보도는 반환 여부를 적지 않았고, 공개된 결과는 계약금 수령 후 미행사·재기술이전이다.

  • 잃은 것 (시간과 독점 기회비용): 계약 체결부터 미행사 공개까지 약 1년 4개월 동안 해당 물질은 바실리아의 독점 옵션 아래 있었다. 인트론바이오는 이 기간 동안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SAL200은 2018년 기술이전됐다가 2022년 6월 권리가 반환된 이력이 있어, 두 번째 미행사 이후 회사는 생산수율 개선과 재기술이전을 병행했다.

또 다른 사례로 Takeda와 Ascentage Pharma의 olverembatinib 계약을 들 수 있다. Ascentage는 2024년 6월 다케다와 독점 옵션 계약을 체결하며 옵션금 1억 달러를 수령했다. 2026년 5월 31일 ASCO 임상 데이터 발표에서도 회사는 다케다가 옵션을 행사할 경우 라이선스가 성립한다는 조건부 현재형을 유지했다. 그 시점까지 본 라이선스가 발효됐다는 회사 발표는 없다. 행사 시에야 행사금과 추가 마일스톤 최대 약 12억 달러, 연 매출 두 자릿수 로열티 자격이 생긴다.

결국 옵션 계약은 파트너가 서명 시 옵션비라는 제한된 현금을 지불하고 물질의 개발 실패 위험과 시간 지연을 라이선서에게 전가하는 금융적 분할 매수 구조다. 미행사 시 특허 존속기간은 그 기간만큼 줄어 있고, 인트론바이오처럼 권리 반환·미행사 이력이 쌓이면 후속 파트너링 설명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미행사 후 데이터를 회수하고 제3자 접촉을 재개할 수 있도록 데이터룸 오프보딩 실무 절차를 사전에 문서화해 두어야 한다.

최대 총계약 규모 읽는 법: 확정 지급과 조건부 지급을 구분하는 공시

국내 언론과 증권가에 발표되는 '수조 원대 기술수출 대박' 기사의 이면에는 옵션 계약의 조건부 구조가 숨겨져 있다. 2026년 9월 2일 발표된 알테오젠과 노바티스의 하이브로자임(Hybrozyme) 옵션 및 라이선스 계약을 보면, 보도자료에 명시된 계약 총액은 최대 32억 2,300만 달러다. 회사 영문 발표는 모든 옵션이 행사되고 모든 마일스톤이 달성되면 옵션 행사금, 개발·상업화 마일스톤과 상업화 제품 순매출 로열티를 포함해 최대 32억 2,300만 달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적는다. 임상 단계별 통과나 매출 목표 100% 달성을 그 문장이 단계로 쪼개 적지는 않는다.

이러한 공시 착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2026년 7월 30일 '제약·바이오 공시, 투자자 눈높이로 전면 개편' 보도자료를 통해 기술이전 계약을 계약금, 개발 마일스톤, 허가·판매 마일스톤, 로열티로 구분해 지금 받는 돈과 앞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을 공시하도록 하는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보도자료 본문은 옵션 계약 전용 서식이나 시행일·서식 세부를 적지 않는다. 이 글은 그 구분 원칙을 판독 기준으로 쓰고, 이미 시행 중인 의무 서식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지급 항목 구분실현 조건 및 성격재무적 확정성 및 회계 처리투자자·BD 판독 주의사항
계약금 (Upfront Fee)계약 체결 및 기술 데이터 전달 완료 시 확정수익 인식 시점은 수행의무 판단에 달려 있다. 본문은 IFRS 15 결론을 내지 않는다총액 대비 지금 들어오는 계약금·옵션비 비중을 회사 발표 문장에서 확인. 일반적 비율을 가정하지 말 것
옵션 행사금 (Exercise Fee)옵션 기간 내 파트너사의 정식 서면 행사 통지행사 시점에만 확정 채권으로 전환, 미행사 시 0원행사금 납입 없이는 본 라이선스가 발효되지 않는지 계약 조항 확인
개발 마일스톤 (Development)임상 1상, 2상, 3상 각 단계별 첫 환자 투약(FPI) 및 성공임상 성공 여부에 종속된 조건부 채권해당 단계 도달이 불확실하므로 조건부 금액으로만 읽을 것. 단계별 성공률 통계는 이 글에서 만들지 않는다
허가 마일스톤 (Regulatory)FDA, EMA 등 주요국 규제기관의 신약 허가 신청(NDA/BLA) 및 최종 승인규제기관 승인 시점에 확정신속 심사(Accelerated Approval) 시 조건부 승인과 정식 승인의 마일스톤 분리 여부
판매 마일스톤 (Commercial)상업 출시 후 누적 순매출액(Net Sales) 특정 임계치(예: 5억$, 10억$) 달성실제 시장 판매 실적에 종속된 장기 조건부 대금경쟁 약물 진입, 약가·급여 환경 변화 시 실현이 늦어지거나 어려울 수 있음
경상기술료 (Royalty)상업 판매 기간 동안 순매출액의 일정 비율(두 자릿수 또는 한 자릿수 %)연간 순매출에 비례하여 분기별 정산순매출(Net Sales) 공제 항목(Deductions)과 최소 연간 로열티 조항 유무 확인

BD 및 IR 담당자는 보도용 헤드라인 숫자가 아니라, 위 표의 확정 계약금과 옵션 행사금이 가까운 운영 자금을 얼마나 메우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참조: 글로벌 제약사용 티저 및 CIM, 로열티 감사 조항)

라이선스 계약이라도 약속의 크기는 노력 기준이 정한다

옵션 계약과 라이선스 계약을 단순한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 '옵션 계약은 불확실하지만,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 파트너가 상용화까지 책임져 줄 것'이라는 믿음은 현실에서 종종 깨진다. 라이선스 본계약이 체결된 이후라 하더라도, 파트너가 실제로 자원을 투입해 개발을 밀고 나갈지 여부는 계약서 내 '노력 기준(Diligence Obligations)''미실시 해지 조항'에 의해 좌우된다.

라이선스 체결 후에도 파트너 우선순위가 바뀌면 파이프라인이 방치될 수 있다. 이른바 '셸빙(Shelving)' 현상이다. 2009년 AVEO–Biogen 계약서 제1.25조는 CRE를, 비슷한 규모·성격의 기업이 비슷한 개발 단계와 시장·수익 잠재력을 가진 자체 또는 권리 보유 제품에 통상 쓰는 노력과 자원으로 정의하고, 특허 위치, 라벨, 시장 잠재력, 수익, 임상·규제·경쟁 등 관련 요소를 고려한다고 적는다. 라이선스 기간 개발 의무는 제5.1조에서 라이선서(AVEO)에게, 라이선스 지역의 상업화 의무는 제6.1조에서 Biogen Idec에게 CRE로 묶여 있다. 법정에서 상대의 지연을 이 기준으로 입증하기는 까다롭다는 것이 실무상 한계다.

국내 제약·바이오 전문 법률 전문가들 역시 빅파마가 기술을 사간 뒤 일부러 개발을 늦추거나 묵히는 사태에 대비해, 계약서에 보다 객관적이고 강제력 있는 조항을 삽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표적인 방어 장치는 다음과 같다:

  • 마일스톤 달성 시한(Milestone Deadlines): 계약 발효 후 일정 개월(예: 18개월) 내에 특정 임상 시험을 개시하지 않거나 첫 환자 투약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독점 라이선스를 비독점(Non-exclusive)으로 전환하거나 라이선서가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

  • 자동 권리 반환(Automatic Reversion): 파트너가 정당한 사유 없이 6개월 이상 개발을 중단할 경우, 특허 및 임상 허가권, 생산 기술, 임상 데이터를 라이선서에게 무상으로 즉시 이전하는 조항.

  • 최저 연간 로열티(Minimum Annual Royalty): 상업화 단계 진입 후 파트너가 판매에 소홀하더라도 매년 최소 일정 금액의 로열티를 보장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장치.

결국 라이선스 계약이라 하더라도 파트너의 실질적 약속은 계약의 '명칭'이 아니라, 파트너를 움직이게 만드는 '구체적 의무 조항과 불이행 시의 패널티'에서 나온다.

계약 검토 체크리스트: 옵션 제안을 받은 한국 기업이 확인할 다섯 가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옵션 조건부 라이선스 텀싯(Term Sheet)이나 계약서 초안을 수령한 한국 바이오텍 실무진은 다음 5가지 핵심 항목을 계약서 원문 조항 수준에서 점검해야 한다:

검토 영역핵심 확인 사항실무 조항 확인 위치협상 시 주의 함정 및 방어 대안
1. 확정 지급금 구조계약금·옵션비·유지비의 반환 불가(Non-refundable) 여부 및 입금 기한Financial Terms, §Upfront & Option Payments평가 실패를 이유로 한 환수(Clawback)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입금 기한을 영업일 기준으로 명시
2. 옵션 기간 및 종기옵션 행사 기한(Option Window)의 기산점, 확정 종기(Sunset Date) 설정Option Period, §Grant of Option & Term임상 지연 시 무기한 자동 연장 방지, 기간 연장 시 추가 유지비(Maintenance Fee) 부과
3. 행사 전 개발·비용 분담PoC 개발 주체, 임상 비용 부담자, 시료 생산(CMC) 비용 주체Development Program, §Responsibility & Costs라이선서 단독 부담 시 예산 초과(Cost Overrun) 제한, JSC 거버넌스에서 라이선서 거부권 확보
4. 옵션 행사 절차행사의 법적 성립 요건 (서면 통지만인가, 행사금 동시 납입 조건인가)Exercise Procedure, §Notice & Exercise Fee단순 통지만으로 라이선스가 발효되는 독소 조항 차단, 행사금 입금 확인증 수령을 발효 조건으로 명시
5. 미행사 시 자산 보호독점권 즉시 해제, 평가 데이터 라이선서 무상 귀속, 기밀 파기Effect of Expiration, §Negative Covenant Release평가 기간 중 생성된 데이터의 공동 소유 요구 차단, 제3자 라이선스 아웃 권한의 즉각적인 완전 회복

위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협상에 임할 때, 한국 기업은 옵션 기간이 길수록 유지비·종기·독점 해제 시점을 더 분명하게 받아야 한다. 그 기간의 기회비용은 옵션비가 메우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놓치기 쉬운 판단 포인트: 승인 절차, 회계, 이행 시계

옵션 계약을 체결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바이오텍 실무진이 간과하기 쉬운 세 가지 실무적 쟁점을 짚어둔다:

  • 1. 규제 승인 조건부 행사와 이행 시계: 옵션 행사가 양사 서면 합의만으로 끝나지 않고 규제 승인을 조건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Takeda–Ascentage는 행사에 통상적인 규제 승인을 조건으로 붙였고, GSK–헝루이 발표는 HRS-9821 즉시 라이선스에 미국 Hart-Scott-Rodino(HSR) 등 규제 기관 승인을 조건으로 적었다.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 행사 통지와 본계약 발효 사이에 시차가 생길 수 있으므로, 승인 실패 시 처리 조항을 확인해 둔다.

  • 2. 국가핵심기술 사전수출승인 대상 여부: 보유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는 이 글이 단정하지 않는다. 해당할 가능성이 있으면 옵션 부여 시점과 행사 시점 중 어느 단계에서 산업기술보호법상 사전 수출 승인 또는 신고가 필요한지, 계약 전 소관 부처와 전문가에게 확인한다.

  • 3. IFRS 15 기준 회계적 수익 인식: 옵션 권리 부여와 연구 지원이 구분되는 수행의무인지는 회계 자문이 필요하다. 본문은 수익 인식 결론을 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