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Health Data Space와 한국 AI 의료기기: 학습 데이터 확보, 2차 이용, 규제 준비 체크리스트

EU Health Data Space 규제가 한국 AI 의료기기 개발사의 학습 데이터 확보와 2차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EHDS 준수를 위한 실행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EU Health Data Space(EHDS) 2차 이용 데이터 접근 경로와 한국 AI 의료기기 학습 데이터 확보 체크리스트를 표현한 썸네일

왜 한국 AI 의료기기 개발사가 EHDS를 지금 알아야 하는가

2025년 3월 26일, EU Health Data Space(EHDS) 규정(Regulation 2025/327)이 발효되었다. 이 규정은 EU 전역의 전자건강기록(EHR) 상호운용성을 의무화하고, 건강 데이터의 2차 이용(secondary use)을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확립한다.

한국 AI 의료기기 개발사에게 이 규정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EU 전역의 표준화된 건강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이 열린다. 2029년 3월부터 대부분의 데이터 카테고리에 대해 2차 이용이 가능해지며, AI 모델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 EU 외부로 데이터를 반출할 수 없다는 원칙이 기존 워크플로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한국 본사에서 EU 데이터를 다운로드하여 학습하는 방식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EHDS의 1차·2차 이용 구조, 한국 AI 의료기기 개발사의 데이터 접근 경로, 그리고 규제 준비 체크리스트를 정리한다.

EHDS 규제 타임라인: 2025~2034

시점 이벤트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2025년 3월 규정 발효 EU 전역에 EHR 상호운용성 의무화 시작
2025년 6월 각국 디지털 보건 당국 지명 HDAB(Health Data Access Body) 설립 시작
2026년 1월 EHR 시스템 인증 의무화 EHR과 연동되는 AI 제품은 상호운용성 요건 충족 필요
2027년 3월 1차 이용 조항 적용 국경 간 환자 데이터 이동, 비개인 건강 데이터 요청 가능
2029년 3월 2차 이용 조항 적용 대부분의 데이터 카테고리에 대해 AI 학습 목적 데이터 접근 가능
2031년 3월 유전·분자·임상시험 데이터 2차 이용 정밀의료 AI 학습 데이터 확보 가능
2034년 3월 제3국 HealthData@EU 가입 한국이 동등성 입증 시 직접 가입 가능

핵심: 2029년 3월이 한국 AI 의료기기 개발사가 실질적으로 EU 건강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시점이다. 그 전까지는 준비 기간이다.

1차 이용 vs 2차 이용: 무엇이 다른가

1차 이용 (MyHealth@EU)

1차 이용은 환자 진료를 위한 전자건강데이터의 처리다. 대상 데이터:

  • 환자 요약, 전자 처방, 전자 조제
  • 의료 영상 및 보고서
  • 검사실 결과, 퇴원 보고서

환자는 언제든지 이유 제시 없이 옵트아웃할 수 있다. 이는 AI 학습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 풀(poor)이 옵트아웃 비율에 따라 축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차 이용 (HealthData@EU) — AI 학습에 관련된 핵심

2차 이용은 데이터가 원래 수집된 목적 이외의 목적을 위한 처리다. EHDS가 승인하는 2차 목적:

  1. 공중보건, 환자 안전, 의약품·의료기기 안전성
  2. 통계, 정책 입안, 규제 활동
  3. 과학 연구, 교육 및 훈련 ← AI 학습 데이터 수집에 가장 관련
  4. 진료 제공 개선, 치료 최적화

EHDS는 "과학적 연구"를 광범위하게 해석한다. 기술 개발·시연, 기초·응용 연구, 민간 자금 지원 연구도 포함된다(Recital 61). 즉, 한국 기업의 사내 AI R&D도 "과학적 연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2차 이용의 핵심 제약

제약 내용 실무적 영향
데이터 현지화 데이터는 안전한 처리 환경(SPE) 내에서만 분석. EU 외부 반출 불가 한국 서버로 데이터를 가져올 수 없음
데이터 형태 익명화, 가명화, 통계적 형태로만 제공 원시 환자 데이터 접근 불가
결과 공개 의무 2차 사용 결과는 18개월 이내 익명 형식으로 공개 독점적 AI 모델 성능 결과 공개 필요 가능성
금지 목적 광고/마케팅, 불리한 결정, 보험·신용 제외, 차별적 사용 AI 모델의 특정 활용 방향 제한
허가 기간 최대 10년, 추가 10년 연장 가능 (총 20년) 장기 프로젝트 설계 가능

데이터 접근 경로: 한국 기업이 취할 수 있는 3가지 경로

경로 1: EU 내 법인을 통한 직접 접근

EU 회원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해당국의 HDAB(Health Data Access Body)에 데이터 접근 허가를 신청한다.

  • 장점: EU 내 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접근 가능
  • 단점: EU 법인 설립·운영 비용, SPE(Secure Processing Environment) 인프라 구축 필요
  • 소요 기간: HDAB 접수 후 3개월 이내에 허가 여부 결정 (Platis-Anastassiadis)

경로 2: EU 내 파트너 기관을 통한 간접 접근

EU 내 대학, 연구소, CRO와 협약을 맺어 해당 기관이 HDAB에 신청하고, 공동 연구 형태로 데이터에 접근한다.

  • 장점: 법인 설립 불필요, 기존 학술 네트워크 활용
  • 단점: 데이터 통제권이 파트너에게 있음, IP 협약 필요
  • 실무 포인트: EU 학술기관과의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프로젝트가 가장 현실적

경로 3: 2034년 이후 HealthData@EU 직접 가입

2034년 3월부터 제3국이 2차 이용을 위해 HealthData@EU에 가입 신청할 수 있다. 단, 동등성(equivalence) 입증이 필요하다:

  1. EHDS 규정을 준수함
  2. EU 기업에 동등한 조건으로 접근 권한을 제공함
  3. 유럽 위원회로부터 확인받음

실무 포인트: 2034년까지 한국이 자체 건강 데이터 거버넌스 체제를 EHDS 동등성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삼각 규제: GDPR + AI 법 + EHDS

한국 AI 의료기기가 EU 시장에서 건강 데이터를 다룰 때, 세 가지 규제가 동시에 적용된다:

규제 핵심 요건 한국 기업 영향
GDPR 특수 카테고리 데이터(건강 데이터) 처리 제한, 국경 간 전송 제한 EU 내 데이터 처리 필요, 한국 전송 제한
AI 법 (2024.8 발효) MDR/IVDR 의료기기인 AI 시스템 → 자동 고위험 분류 고위험 AI 규정 준수 체계 전면 적용
EHDS 건강 데이터 접근 거버넌스, SPE 내 분석 원칙 데이터 접근 경로와 분석 환경의 제약

핵심 긴장 관계: EU 건강 데이터와 비EU 건강 데이터를 혼합하는 것은 GDPR, AI 법, EHDS 중 하나 이상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 (CEPA/CSIS, 2025) 기업은 EU와 비EU 데이터셋을 분리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AI 법 고위험 분류의 실무적 의미

EU MDR/IVDR에 따른 의료기기인 AI 시스템은 자동으로 고위험 AI로 분류된다(MDCG 2025-6 FAQ). 이 경우:

  • 적합성 평가: CE 인증 발급 전 제3자 평가 기관(Notified Body)의 AI 시스템 평가 필요
  • 기술 문서: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 검증 방법, 성능 지표 문서화
  • 사후 모니터링: 시장 출시 후 AI 모델 성능 지속 감시 체계 구축
  • 투명성: 사용자에게 AI 시스템임을 명시

핀란드 Findata 파일럿: 운영 실사례

EU 최초의 HDAB인 핀란드 Findata의 2024년 운영 데이터는 EHDS의 실제 운영을 보여준다:

항목 수치
2024년 자문 건수 131건
신청당 평균 비용 EUR 1,600 (중앙값: EUR 700)
허가 처리 기간(중앙값) 82일 (그중 2/3는 정보 대기)
허가당 평균 데이터 통제자 수 4개 이상
Findata 직원 수 약 20명
연간 예산 약 EUR 250만

이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 데이터 접근 허가 자체는 비교적 저렴하지만(EUR 700~1,600), SPE 내에서 분석을 수행할 인프라와 인력 비용이 별도로 발생한다. 다국가 데이터를 결합하려면 여러 HDAB와 조율해야 하므로 복잡도가 증가한다.

한국 학계의 분석: 장기적 정책 시사점

이화여대 연구진(Won Bok Lee 등, Healthcare Informatics Research, 2023)은 EHDS의 2차 이용 조항을 분석하고 한국을 위한 정책 권고안을 발표했다:

"EHDS 제안은 공공 부문이나 민간 부문에 상관없이 건강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넓혀 2차 연구를 촉진하는 것이 사회에 가치를 더할 것임을 상기시킵니다. 이것은 한국이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할 정책입니다."

한국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방대한 건강 데이터를 EHDS 동등성 수준으로 개방할 수 있다면, 한국도 EU 기업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교환 카드를 확보하게 된다.

규제 준비 체크리스트: 단계별 실행 항목

즉각 준비 (2025~2026)

  • EHDS가 자사에 미치는 영향 평가: 데이터 보유자 역할인지, 데이터 사용자 역할인지 분류
  • EU 법인 설립 여부 결정: 데이터 접근 권한 획득을 위한 EU 내 법인 필요성 평가
  • 현재 AI 학습 데이터 파이프라인 매핑: EU 소스 데이터 사용 여부, 비EU 데이터와의 혼합 여부 파악
  • GDPR 규정 준수 감사: EU 기반 인프라에서 특수 카테고리 데이터 처리를 위한 법적 근거 확보
  • AI 법 고위험 분류 영향 파악: MDR/IVDR에 따른 의료기기인 AI 시스템의 자동 고위험 분류 인지
  • EHDS 2차 이용 지침 공개 자문 모니터링 (2025년 가을~2026년 봄 예정)

중기 준비 (2026~2027)

  • EU 내 SPE(Secure Processing Environment) 인프라 구축 또는 파트너십 체결
  •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역량 투자: 다국가 분산 데이터 분석 인프라 확보
  • 데이터 세분화 전략 수립: EU 건강 데이터와 비EU 데이터를 분리하여 관리
  • EU EHR 상호운용성 표준 준비: 제품이 EHR 시스템과 상호운용성을 갖는 경우 EHDS 필수 요건 충족 (Art. 27(1))
  • HDAB와 관계 구축: 주요 EU 회원국의 HDAB가 지명되면 조기 접촉

장기 전략 (2027~2031+)

  • 2029년 3월까지 2차 이용 데이터 접근 허가 신청 준비 완료
  • 2031년 유전·분자·임상시험 데이터 접근 준비
  • 18개월 이내 2차 사용 결과 공개 요건 준수 프로세스 확립
  • 한국-국가 EHDS 동등성 입증 (2034년 HealthData@EU 직접 가입 목표)
  • EHDS 시행법(implementing acts) 및 위임법(delegated acts) 업데이트 지속 모니터링

관련 내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