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 Q13 연속공정(Continuous Manufacturing): 한국 CDMO·제약사가 글로벌 품질 대화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지금 정리할 것

ICH Q13(연속공정) 가이드라인이 2023년 FDA·EMA·PMDA에서 거의 동시에 시행됐고, FDA는 이미 17개 의약품에 연속공정을 승인했다. 한국 CDMO·제약사가 연속공정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검토해야 하는지 정리한다.

ICH Q13 연속공정 의약품 제조 시스템과 통제전략을 표현한 KoreaMED Global 썸네일

한국 CDMO·제약사가 글로벌 빅파라의 공장을 디자인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핵심은 ICH Q13이다. 2022년 11월 ICH가 Step 4로 채택한 이 가이드라인은 의약품 원료(DS)와 완제(DP)에 대한 **연속공정(continuous manufacturing, CM)**의 과학적·규제적 기준을 처음으로 통일했고, 2023년 초에 FDA·EMA·PMDA가 거의 동시에 자국 규제 체계에 도입했다. 2026년 현재, FDA는 이미 17개 의약품에 연속공정을 승인했고, FDA Emerging Technology Program(ETP)에 72개의 연속공정 기술이 접수된 상태다.

문제는 이 흐름이 "글로벌 빅파라 이야기"로만 들리는 데 있다. 한국 CDMO·제약사는 대부분 회분식(batch) 공정과 PPQ 중심의 검증 패러다임으로 운영되고 있고, 해외 고객·규제기관과의 CMC 대화에서 연속공정 용어와 기대치가 등장할 때 대응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실사·심사·tech transfer에서 설명력을 잃는다. 이 글에서는 ICH Q13이 무엇을 바꾸는지, 한국 CDMO·제약사가 연속공정을 '언제·어떤 기준으로' 검토해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ICH Q13이 무엇을 통일했나

연속공정은 입력 물질을 연속적으로 투입·변환하고 출력 물질을 동시에 배출하는 통합 공정(둘 이상의 단위공정이 직접 연결)이다. 회분식이 '한 덩어리씩 순차 처리'라면, 연속공정은 '흐르는 물질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구조다.

ICH Q13(Continuous Manufacturing of Drug Substances and Drug Products)의 의미는 기술 도입 그 자체가 아니라 통일된 규제 어휘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이전에는 FDA·EMA·PMDA가 각자 자국 가이던스와 검증 기대치로 공정을 평가했고, 동일한 연속공정 설계가 지역마다 다른 해석을 받았다. Q13은 이걸 하나로 맞췄다.

항목 ICH Q13 내용
채택 2022년 11월 ICH Step 4 채택; 2023년 각국 도입
FDA 2023년 3월 1일 최종 가이던스 발표(88 FR 12941, Docket FDA-2021-D-1047)
EMA 2023년 1월 Step 5 과학적 가이드라인 게재
PMDA 2023년 5월 자국 도입(일본어·영문 병기)
적용 대상 화학합성 의약품 원료·완제 + 치료용 단백질; 신약·제네릭·바이오시밀러 신규품 + 기존 batch→CM 전환
기반 가이드 ICH Q7·Q8·Q9·Q10 위에 구축

한국 제약·CDMO 독자에게 가장 중요한 대목은 "치료용 단백질"과 "기존 제품의 batch→CM 전환"이 적용 범위에 들어있다는 점이다. 한국 CDMO의 핵심 역량이 바이오의약품 DS/DP에 있는 만큼, 연속공정은 화학합성뿐 아니라 바이오 CDMO 전략에서도 검토 대상이다. 단, Q13은 원칙적으로 화학합성·치료용 단백질을 명시하고 "기타 biological/biotechnological entities에는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만 돼 있으므로, 복잡한 바이오(예: 세포·유전자치료, ADC bioconjugation)는 별도 근거로 접근해야 한다.

왜 글로벌 기업이 CM으로 옮기나: 비용·발자국·유연성

FDA는 10년 넘게 연속공정 도입을 권장해 왔고, 그 논리는 명확하다. FDA 제약품질국(OPQ) 관계자(Adam Fisher)가 2026년 5월 REdI 회의에서 공식으로 밝힌 근거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기대 효과 내용 출처
비용·결점 절감 더 적은 비용, 더 적은 결점률로 운영 FDA OPQ(2026.5)
시설 축소 더 작은 시설(footprint)로 동일 산출 FDA OPQ(2026.5)
공급 경쟁력 의약품 품귀 대응 + 미국 제조 경쟁력 제고 FDA OPQ(2026.5)
검증 패러다임 전환 scale-up 대신 실시간 방출검사(RTRT)·연속공정검증(continuous process verification)로 전환 ICH Q13

추가로 자주 인용되는 실무적 이점은: (1) 공정 모니터링에 PAT(process analytical technology)를 쓰면서 실시간 방출검사(RTRT)가 가능해져 출하 리드타임이 짧아지고, (2) 회분식보다 공정 변동성(variability)이 줄고, (3) 설비 footprint가 작아 tech transfer와 가동률 조정이 유연하다는 점이다. Q13/FDA 슬라이드가 강조하는 기술 요소 하나는 체류시간분포(RTD, residence time distribution)다. RTD를 특성화하면 연결된 단위공정 사이의 교란(disturbance) 영향과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이 자료 추적성(traceability)·우회(diversion)·IPC(in-process control) 전략의 근거가 된다. 의약품 품귀가 구조적 이슈인 상황(미국 의약품 품귀 2026: 한국 CDMO·제약사가 노릴 수 있는 멸균 주사제 공급 기회)에서, 연속공정은 '공급 회복탄성성(resilience)' 근거로도 쓰인다.

FDA가 공개한 채택 현황이 이 방향성을 뒷받침한다. 2026년 5월 기준 FDA가 연속공정으로 승인한 의약품은 17개, ETP에 접수된 연속공정 기술은 72개다. FDA는 연속공정을 ETP에서 "가장 널리 수용된(most widely accepted) 기술"로 분류했다.

한국 CDMO·제약사가 지금 검토해야 하는 이유

한국에서 연속공정은 아직 '도입 초기'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하지만 검토 시점은 '도입 여부 결정'이 아니라 **'글로벌 CMC 대화에서 설명력을 갖추는 시점'**이다. 세 가지 현실적 압박이 있다.

1) 해외 고객·규제기관의 CMC 질문이 바뀐다. 미국·유럽 빅파라가 연속공정 라인을 늘리면서, 한국 CDMO에 tech transfer를 의뢰할 때 "이 공정을 CM으로 운전할 수 있느냐", 혹은 "PAT·RTRT 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이 실사와 RFP에 등장한다. CM 용어와 Q13의 통제전략(control strategy) 프레임을 모르면, 기존 batch 역량이 있어도 심사·실사에서 "현대적 품질 역량 부족"으로 읽힐 수 있다.

2) 공급망 재편이 '품질 역량'으로 재평가된다. Biosecure Act 이후 한국 CDMO가 '대체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지만(Biosecure Act 이후, 한국 CDMO가 고객을 유치하려면 지금 해야 할 5가지), 차별화 근거가 '가동률·단가'에만 머물면 중국 이외 후보(EU·인도)와의 경쟁에서 평준화된다. 연속공정·PAT·RTRT는 '품질·공급회복탄성성'이라는 비가격 차별화 근거가 된다.

3) 검증 패러다임이 Q13과 ICH Q12로 이동한다. 회분식 PPQ 중심 검증에서 연속공정검증(continuous process verification)으로 넘어가면, 허가 후 변경관리도 ICH Q12(ICH Q12 Established Conditions 실무 가이드: 한국 제약사가 허가 후 변경관리를 더 빠르게 하는 법)과 결합해 Established Conditions(EC)를 설계해야 한다. 즉 연속공정은 '공정 기술' 문제만이 아니라 '허가·변경관리 전략' 문제다.

한국 기업이 내려야 할 세 가지 판단

연속공정을 당장 도입하라는 것이 아니다. 비용·리스크가 큰 자본 결정이므로, 아래 세 가지를 먼저 판단한다.

① 적합 제품인가. Q13이 명시하는 적용 대상(화학합성 DS/DP, 치료용 단백질)에 해당하고, 공정 변동성 관리와 실시간 방출에 이점이 큰 제품(고용량·고수요·공급 불안 품목, 복잡한 결정/건조/혼합 단계가 있는 경구 고형제 등)에서 우선 검토한다. 바이오의약품 중 치료용 단백질은 Q13 적용이 명시돼 있으나, 복잡한 생물학 제제는 근거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② control strategy와 PAT 설계가 먼저다. Q13의 핵심은 통제전략이다. Q7·Q8·Q9·Q10 원칙 위에서 물성(characterization)·설비 설계·시스템 통합·공정 모니터링·자료 추적성(traceability)·우회(diversion)·공정 모델·교란(disturbance) 관리를 하나의 통제전략으로 묶어야 한다. 이 설계 없이 설비부터 도입하면 허가 심사에서 "control strategy 불충분"으로 반려된다.

③ 규제기관과의 사전대화(ETP·과학자문)를 설계한다. FDA는 ETP(Emerging Technology Program)를 통해 연속공정 도입 전 사전 협의를 지원한다. EMA는 과학자문(scientific advice) 경로가 있다. 한국 기업이 연속공정 전환을 검토할 때는 ETP/과학자문을 통해 통제전략·PAT·RTRT 접근에 대한 규제기관의 사전 의견을 받는 것이, 막바지 제출에서의 반려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비용 효율적 경로다.

다음 90일 실행 순서

  1. 현 gap 분석 (0~30일). 기존 batch 공정의 검증 패러다임(PPQ·회분식 control strategy)을 ICH Q13 관점과 비교해 gap 문서를 만든다. ETP 사전협의 자료의 뼈대로 쓴다.
  2. 후보 제품·공정 선정 (30~60일). 연속공정 이점이 가장 큰 제품 1~2개를 선정하고, PAT·RTRT·자료 추적성 관점에서 기술 가능성(feasibility)을 평가한다.
  3. ETP·과학자문 설계 (60~90일). 통제전략 초안과 함께 FDA ETP·EMA 과학자문 일정을 잡는다. 허가 전략은 ICH M4Q(R2)가 CTD 품질 모듈을 바꾼다의 Module 3 구조와 맞춰 설계한다.

연속공정은 '선택 기술'이 아니라 '글로벌 품질 대화의 기본 어휘'가 되고 있다. 17개 승인·72개 ETP 접수라는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규제기관이 이미 이 공정을 평가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 CDMO·제약사가 이 어휘를 모르면, 공장은 그대로여도 시장에서의 설명력은 빠르게 떨어진다.

참고 출처

  • ICH, ICH Harmonised Guideline Q13: Continuous Manufacturing of Drug Substances and Drug Products (Step 4, 2022.11).
  • FDA, Q13 Continuous Manufacturing of Drug Substances and Drug Products; Guidance for Industry — Federal Register 88 FR 12941, 2023년 3월 1일(Docket No. FDA-2021-D-1047).
  • EMA, ICH guideline Q13 on continuous manufacturing of drug substances and drug products — Scientific guideline (Step 5, 2023.1).
  • RAPS, FDA official: 17 drugs approved using continuous manufacturing, growth seen in emerging tech program — FDA OPQ(Adam Fisher), 2026년 5월 REdI 회의(ETP 72건 접수·CM 'most widely accepted').
  • FDA, Advancement of Emerging Technology Applications for Pharmaceutical Innovation and Modernization; Emerging Technology Program(ETP)·Advanced Manufacturing Technologies(AMT) designation.
  • PDA Letter, FDA Initiatives Drive 21st Century Advanced Manufacturing Technologies.
  • 내부 연결: 미국 의약품 품귀 2026, Biosecure Act 이후 한국 CDMO 기회, ICH Q12 Established Conditions 실무 가이드, ICH M4Q(R2) CTD 품질 모듈, 제약 기술이전 실무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