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ATMP 허가 경로 선택: Hospital Exemption과 EMA 중앙허가, 한국 CGT 기업이 판단해야 할 기준
EU에서 ATMP(첨단바이오의약품)는 EMA 중앙허가가 원칙이지만, 학술·임상 목적의 Hospital Exemption도 존재한다. 한국 CGT 기업이 두 경로의 요건·한계·전환 가능성을 비교하여 최적의 진입 전략을 설계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왜 한국 CGT 기업이 이 경로 선택을 신경 써야 하나
한국 세포·유전자치료(CG T) 파이프라인은 2025년 기준 130개 이상의 신약 후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ADC와 함께 한국 바이오의 가장 활발한 R&D 영역이다. 이 중 상당수가 EU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EU에서 ATMP(Advanced Therapy Medicinal Products)는 Regulation (EC) No 1394/2007에 따라 **EMA 중앙허가(centralised marketing authorisation)**가 원칙이다. 중앙허가를 받으면 27개 EU 회원국과 EEA 3개국(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에서 즉시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동일한 규정 제28조(2)에는 **Hospital Exemption(HE)**이라는 예외 경로가 있다. HE는 마케팅 허가 없이도 회원국 내에서 ATMP를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게 하는 면책 조항이다. 2025년 EU 집위원회가 발간한 Study on the Hospital Exemption 보고서에 따르면, 27개 회원국 중 19개국이 HE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 중이다.
한국 CGT 기업이 EU에 진입할 때, HE를 실전 경험 축적용으로 쓸 것인가, 아니면 바로 중앙허가를 추진할 것인가는 최초 진입 전략에서 반드시 결정해야 할 문제다. 이 글에서는 두 경로의 요건, 한계, 그리고 HE에서 중앙허가로 전환하는 실무적 경로를 정리한다.
두 경로의 핵심 차이
| 구분 | EMA 중앙허가 | Hospital Exemption |
|---|---|---|
| 법적 근거 | Regulation (EC) No 726/2004 | ATMP Regulation 제28조(2), Directive 2001/83/EC 제3조(7) |
| 심사 기관 | EMA CAT→CHMP→EC 결정 | 각 회원국 국가규제기관(NCA) |
| 유효 범위 | EU·EEA 전역 | 해당 회원국 내 단일 병원 |
| 목적 | 상업적 마케팅·판매 | 비상업적, 환자 맞춤형 치료 |
| 허가 유효기간 | 신규 법안에 따라 무기한(안전상 이유 시 제한) | 회원국별 상이, 일반적으로 1~5년 갱신 |
| 데이터 요건 | CTD 전 모듈(품질·비임상·임상) 완비 | 회원국별 상이, 일반적으로 품질·안전성 최소 요건 |
| 제조 기준 | EU GMP Part IV | GMP 준수 (동일) |
| 추적·약감 | EU 차원 통합 약물감시 | 국가 차원 추적·약감, EMA에 연간 보고 의무(신규 법안) |
| 허가 소요 기간 | 210일(표준) ~ 150일(가속) | 회원국별 상이, 일반적으로 3~12개월 |
| 비용 | EMA 수수료 + CTD 작성 비용 | 회원국별 수수료, 상대적으로 저렴 |
| 상업 판매 | 가능 | 불가 |
Hospital Exemption: 요건과 한계
적용 요건
HE가 적용되려면 ATMP Regulation 제28조(2)에 따라 다음 모든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비상업적 제조(non-routine): 대량 생산이 아닌, 개별 환자를 위한 맞춤형 제조여야 한다.
- 특정 품질 기준: GMP 준수가 필수다. EU GMP Part IV가 ATMP에 적용되며, HE 제품도 동일한 품질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 동일 회원국 내 사용: 제조와 투여가 같은 회원국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경을 넘으면 HE가 적용되지 않는다.
- 병원 내 투여: 면허를 가진 의사의 책임 하에, 병원 내에서 투여되어야 한다.
- 개별 처방: 특정 환자에 대한 개별 처방에 따라 제조된 맞춤형 제품이어야 한다.
회원국별 HE 현황 (2025년 EU 집위원회 보고서 기준)
HE 제도는 회원국마다 구현 방식이 다르다. 이것이 가장 큰 실무적 장애물이다.
| 회원국 | HE 도입 여부 | 승인 HE 제품 수(추정) | 특이사항 |
|---|---|---|---|
| 독일 | 도입 | 7개 | 가장 명확한 HE 프레임워크, TEP·sCTMP 중심 |
| 스페인 | 도입 | 5개 | ARI-0001 CAR-T가 PRIME 획득 후 중앙허가 전환 |
| 이탈리아 | 도입 | 21개 | GD2-CART01이 PRIME 획득, EMA 심사 중 |
| 네덜란드 | 도입 | 3개 | TIL 치료제가 2025년 EMA 심사 예정 |
| 프랑스 | 도입 | 7개 | sCTMP(체세포치료제) 중심 |
| 폴란드 | 도입 | 24개(확인 필요) | 다수 제품이 승인되었으나 실제 가용 여부 불확실 |
| 스웨덴 | 도입 | 3개 | GTMP·sCTMP 혼합 |
| 나머지 12개국 | 각각 상이 | 1~6개 | 덴마크·오스트리아 등 소수 운영 |
| 8개국 | 미도입 | 해당 없음 | 키프로스, 체코, 룩셈부르크 등 |
HE의 결정적 한계
한국 CGT 기업이 HE를 "가벼운 시험 삼기"로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
- 상업적 판매 불가: HE 제품은 상업적으로 마케팅·판매할 수 없다. 수익 모델이 없다는 의미다.
- 단일 회원국 제한: 독일에서 HE를 받아도 프랑스나 스페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EU 전역 판매를 원하면 중앙허가가 필수다.
- 대량 환자 치료 부적합: HE는 본질적으로 "비상업적·비정기적" 제조에 한정된다. 다수 환자에게 동일 제품을 반복 투여하는 것은 HE의 범위를 벗어난다.
- 회원국마다 요건 상이: 19개국이 HE를 도입했지만, 각국의 데이터 요건, 제조 기준, 승인 절차가 다르다. 한 국가의 HE 데이터가 다른 국가에서 그대로 인정되지 않는다.
- 중앙허가 전환 시 데이터 인정 불확실: HE 하에서 축적한 임상 데이터가 중앙허가 신청에 그대로 사용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EMA는 HE 데이터의 품질과 통제 수준을 별도로 평가한다.
EMA 중앙허가: ATMP 대상 절차
기본 절차
ATMP의 중앙허가는 EMA의 **CAT(Committee for Advanced Therapies)**가 주도적으로 평가하고, CHMP가 최종 의견을 채택한 후 EU 집위원회가 결정한다.
| 단계 | 소요 기간 | 주요 내용 |
|---|---|---|
| MAA 제출 | — | CTD(Module 1~5) 제출 |
| 심사 시작(Day 1) | — | CAT가 심사 담당위원(Rapporteur) 지정 |
| Day 120 | 120일 | 1차 심사 의견, 질문 리스트(Day 120 List of Questions) |
| Clock-stop | 가변적 | 신청자가 질문에 대한 응답 준비 |
| Day 180 | 60일 | 2차 심사, 추가 질문 가능 |
| Clock-stop | 가변적 | 2차 응답 준비 |
| Day 210 | 30일 | CAT 최종 의견 → CHMP 의견 |
| EC 결정 | 67일 | EU 집위원회 최종 결정 |
표준 심사는 210 영업일(clock-stop 제외)이며, clock-stop을 포함하면 실제 소요 기간은 12~18개월이 일반적이다. 가속 심사(accelerated assessment)를 받으면 150 영업일로 단축된다.
ATMP 활용 가능한 가속 경로
| 경로 | 내용 | ATMP 적용 |
|---|---|---|
| PRIME | 미충족 의료수요 대상, early engagement | ARI-0001, GD2-CART01 등 ATMP 다수 지정 |
| 조건부 허가(CMA) | 임상 데이터 불충분 시 조건부 승인, 이후 보완 | ATMP에서 빈번하게 활용 |
| 예외적 상황 허가 | 데이터 확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 희귀질환 ATMP에 적용 가능 |
| 가속 심사 | 심사 기간 210→150일 | 중대한 치료적 진보 시 적용 |
| 고신약 지정 | 시장 독점권 10년, 수수료 감면 | ATMP 다수 지정 |
EMA는 ATMP 개발사에게 과학자문(scientific advice) 수수료 65% 감면을 제공하며, 중소기업(SME)은 90% 감면을 받는다. 2025년부터는 중앙허가가 기본적으로 무기한 유효하게 되는 신규 법안이 합의되었다(안전상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기간 제한).
HE에서 중앙허가로의 전환: 실제 사례
HE가 "완전히 다른 경로"는 아니다. 실제로 HE에서 출발하여 중앙허가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
ARI-0001 (스페인, CAR-T)
- 개발 주체: Hospital Clínic de Barcelona
- HE 승인: AEMPS(스페인 규제기관) 승인 하에 성인 소림프구성 백혈병(ALL) 환자에게 투여
- PRIME 지정: 2021년 EMA PRIME 지정 획득
- 현재 상태: EMA 중앙허가 심사 진행 중
- 의미: 학술 기관이 HE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앙허가를 추진한 선례
GD2-CART01 (이탈리아, CAR-T)
- 개발 주체: Ospedale Pediatrico Bambino Gesù
- PRIME 지정: 2024년 7월 PRIME 지정
- 의미: 소아 고형종양 대상 CAR-T로, HE 경험을 거쳐 중앙허가 심사에 진입
NOVOCART Inject / JERLIX (독일, 연골재생 TEP)
- 개발 주체: 독일 학술 기관
- HE 경험 후: EMA 심사 진행 중(2025년 Q3 의견 예상)
이 사례들은 모두 **학술 기관(academic developer)**이 주체다. 한국 CGT 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HE를 활용하려면, EU 내 학술 파트너 병원과의 공동 연구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국 CGT 기업을 위한 경로 판단 기준
HE를 고려할 수 있는 경우
- 제품이 특정 희귀질환 대상으로, EU 내 단일 병원과의 학술 협력이 가능한 경우
- 중앙허가를 위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여, 소수 환자 치료 경험을 먼저 축적하려는 경우
- EU 내 협력 병원이 이미 HE 승인 경험이 있는 국가(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에 있는 경우
바로 중앙허가를 추진해야 하는 경우
- 상업적 마케팅과 판매가 목적인 경우
- 임상 데이터가 충분하여 CTD 전 모듈 작성이 가능한 경우
- EU 다수 국가에서 동시에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경우
- EU 중앙허가 절차에 이미 익숙한 경우
두 경로를 결합하는 전략
한국 CGT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전략적인 접근은 HE를 통한 임상 데이터 축적 → 중앙허가 신청이다:
- 1단계(6~18개월): EU 내 학술 파트너 병원과 HE 신청. GMP 준수 제조, 환자 투여, 안전성·유효성 데이터 축적
- 2단계(병행): EMA에 ATMP 분류 신청과 과학자문(scientific advice) 요청. 중앙허가를 위한 데이터 패키지 설계
- 3단계(12~18개월): HE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포함하여 MAA 제출. PRIME 지정 신청을 병행
- 4단계: 중앙허가 승인 후 HE에서 중앙허가 제품으로 전환
EU HTA 연계: 중앙허가 이후의 약가·보험 접근
EU HTA Regulation(EU HTAR, Regulation 2021/2282)이 2025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ATMP는 공동 임상평가(Joint Clinical Assessment, JCA) 대상이다. 중앙허가만 받고 약가·보험 등재를 준비하지 않으면, 실제 환자 접근은 요원하다.
자세한 EU HTA 대응은 EU HTA JCA 온콜로지 대응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 90일 실행 순서
1~30일: 제품 분류와 경로 판단
- 제품이 ATMP로 분류되는지 EMA에 ATMP 분류 신청을 하라.
- HE 가능 여부를 확인하라. 대상 질환이 희귀질환이고 EU 내 학술 파트너가 있다면 HE를 우선 검토하라.
- 상업적 출시가 목적이면 중앙허가 절차를 바로 시작하라.
31~60일: 데이터 갭 분석
- 현재 보유한 품질·비임상·임상 데이터를 CTD 구조에 맞추어 분석하라.
- 누락된 데이터가 있으면, HE 기간 동안 축적할 수 있는 항목과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한 항목을 구분하라.
- EMA 과학자문을 요청하여 데이터 패키지 설계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라.
61~90일: 파트너십과 제출 준비
- HE를 활용하려면 EU 내 학술 파트너 병원과의 협력 계약을 체결하라. 병원은 HE 승인 경험이 있는 기관이어야 한다.
- 중앙허가를 바로 추진하려면 MAA 작성 착수 및 PRIME 지정 신청을 준비하라.
- EU MAH·라이선시 책임 분담 구조를 설계하라.
판단을 내리는 기준
HE와 중앙허가는 "선택"이 아니라 **"순서"**의 문제일 수 있다. HE는 상업 판매가 불가능하므로, 최종 목표가 EU 시장 판매라면 중앙허가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HE를 통해 소수 환자 치료 경험과 안전성 데이터를 먼저 축적하면, 중앙허가 신청 시 데이터 패키지의 신뢰성이 크게 높아진다.
핵심은 EMA와의 조기 소통이다. HE를 시작하더라도 병행하여 EMA에 ATMP 분류 확인과 과학자문을 요청하고, HE에서 축적하는 데이터가 중앙허가에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