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제조 경쟁: 한국 CDMO가 펩타이드 공정이전에서 이기는 법
GLP-1 수요가 폭증하면서 펩타이드 합성·충전·냉동건조 공정 이전(tech transfer) 역량이 CDMO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 pharmteco 등 한국 CDMO의 글로벌 GLP-1 제조 생태계 진입 전략과 실무 체크리스트를 정리한다.
왜 GLP-1 제조 역량이 지금 화두인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2025년 기준 글로벌 매출 상위 약물군으로 자리 잡았고, 연간 매출은 2029년까지 1,2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UBS, 2024). 2025년 4월 FDA가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의 부족 목록에서 제외하면서 공급난은 공식 해소됐지만, 이는 "원허가사 제품의 공급이 정상화됐다"는 의미일 뿐, 후속 품목(복합제, 경구제, 신규 적응증)이 쏟아지면서 CDMO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주요 개발 현황을 보면 이 방향이 분명해진다(Prime Therapeutics, 2026):
| 후보물질 | 개발사 | 제형 | FDA 결정 예상 시점 |
|---|---|---|---|
| 오포르글리프론(Foundayo) | Eli Lilly | 경구 | 2026년 하반기 |
| 카그릴린타이드+세마글루타이드 | Novo Nordisk | SC 주사 | 2026년 12월 |
| 레타트루타이드 | Eli Lilly | SC 주사 | Phase 3 진행 중 |
| 서보두타이드 | Zealand/Boehringer | SC 주사 | Phase 3 진행 중 |
| 세마글루타이드 25mg(경구) | Novo Nordisk | 경구 | 2026년 Q4 |
| 티르제파타이드(Mounjaro) 심혈관 적응증 | Eli Lilly | SC 주사 | 2026년 중순 |
경구 GLP-1의 등장은 제조 패러다임을 바꾼다. 주사제 중심이던 시절에는 펩타이드 합성·무균 충전·콜드체인이 병목이었지만, 경구제는 고체형태 제제(oral solid dosage) 공정이 추가되면서 펩타이드 CDMO에게 새로운 역량 요구가 생겼다.
이 글에서는 한국 CDMO가 글로벌 GLP-1 제조 생태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펩타이드 공정이전(tech transfer)에서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GLP-1 펩타이드 제조 공정의 병목 지점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대부분 펩타이드 기반 약물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31개 아미노산, 티르제파이드는 39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다. 펩타이드 제조는 다음 단계를 거친다(Clarkston Consulting, 2026; CRB, 2026):
1. 고상 펩타이드 합성(SPPS)
아미노산을 하나씩 결합하는 과정으로, 각 단계에서 반응 조건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속도를 높이면 품질이 떨어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특히 장쇄 펩타이드일수록 부반응·결합 불완전의 위험이 커지고, 수율 관리가 핵심 과제가 된다.
2. 정제(Purification)
합성 후 불순물(절단 펩타이드, 부반응 생성물)을 제거하기 위해 역상 HPLC가 주로 사용된다. 용매 소모가 많고, 용매 회수·폐기 처리 비용이 제조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3. 동결건조(Lyophilization)
펩타이드는 수용액 상태에서 서서히 분해되므로, 대부분 동결건조하여 분말 형태로 보관한다. 동결건조 사이클 설계·검증은 제품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4. 무균 충전·완제(Fill-Finish)
주사제의 경우, 동결건조 분말을 용매에 재용해하여 무균 환경에서 프리필드 시린지나 바이알에 충전한다. 현재 가장 큰 병목 구간으로, 무균 공정 설비·검증·운영 역량이 GLP-1 CDMO의 핵심 차별화 요소다.
5. 디바이스 조립(오토인젝터)
자가투여용 펜·오토인젝터의 조립과 기능 시험은 의료기기 품질관리(QMSR/ISO 13485)와 교차하는 영역이다. 관련 내용은 FDA 복합제품 QMSR 대응 전략을 참조할 것.
한국 CDMO의 GLP-1 진입 현황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6년 1분기 기준 글로벌 생물의약품 CDMO 캐파 845,000L를 확보했다. 송도 Bio Campus I·II에 785,000L, 미국 메릴랜드주 Rockville에 60,000L를 보유하고 있다(Samsung Biologics Q1 2026 실적 발표, 2026).
JPM 2026에서 John Rim CEO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 제조 캐파 확대 및 다변화(Plant 6 건설 검토, Rockville 증설)
- end-to-end CRDMO 서비스 강화(CDO 역량 확대, master cell bank·vector construction)
- 글로벌 거점 확장(미국·한국 멀티사이트 제조 네트워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전용 설비의 첫 상업 규모 엔지니어링 런을 완료했고, Bio Campus III 부지를 확보해 CGT 등 차세대 모달리티 대응도 준비 중이다. 누적 규제 승인 건수는 440건을 넘어섰다.
SK pharmteco
SK pharmteco는 2024년 12월, 미공개 파트너와 5년간 2조 원(약 14억 달러) 규모의 GLP-1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세종에 2억 6,000만 달러(약 3,466억 원) 규모의 펩타이드 전용 생산 설비를 건설 중이며,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BioProcess International, 2024).
5층 규모·13만 6,000平方피트의 이 설비는 3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할 예정이다. SK pharmteco는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펩타이드 생산 캐파를 한국에 집중 투자한 점이 주목된다.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CDMO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190,000L 수준의 캐파를 보유하고 있다. GLP-1 직접 제조보다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펨투맙, 데노수맙 등)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Fierce Pharma, 2026).
펩타이드 공정이전(Tech Transfer) 성공 조건
GLP-1 CDMO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실행 역량은 공정이전(tech transfer) 이다. 오더헤드(overhead)와 고정자본 투자가 완료되어도, 스폰서의 공정을 CDMO 설비에 정확하게 이전하지 못하면 상업 생산이 불가능하다.
스폰사가 CDMO에 전달해야 할 핵심 자료
| 자료 범주 | 세부 내용 | 일반적 이관 기간 |
|---|---|---|
| 공정 기술 패키지 | SPPS 프로토콜, 아미노산 결합 조건, 클리빙·분리 방법 | 2~4주 |
| 정제 조건 | HPLC 컬럼 사양, 이동상 조성, 구배 프로파일, 분획 채집 기준 | 2~4주 |
| 동결건조 사이클 | 냉동·1차 건조·2차 건조 온도/압력 프로파일, 종료점 판정 기준 | 4~8주 |
| 무균 충전 | 필터 사양, 충전 속도, 보관 조건, 실시간 출하 검사 | 4~8주 |
| 분석법 이관 | 함량, 순도, 관련물질, 잔류 용매, endotoxin, 무균 시험 | 4~12주 |
| 규격 및 허가 전략 | 원료·중간체·완제 규격, 안정성 데이터, 허가 전략 문서 | 2~4주 |
공정이전 단계별 체크리스트
1단계: 기술 평가(Technology Assessment)
- 스폰서 공정과 CDMO 설비 간 적합성(fit) 평가
- 반응기 크기·교반 방식·온도 제어 범위 비교
- HPLC 시스템 사양 및 컬럼 호환성 확인
- 동결건조기 shelf 면적 및 제어 정밀도 비교
- 무균 충전 라인 capability (vial vs. PFS) 확인
2단계: 파일럿 실행(Pilot Run)
- 소규모 SPPS 실행으로 수율·순도 벤치마크 확보
- 정제 조건 최적화(용매 조성, 구배 조정)
- 동결건조 사이클 검증(온도 센서 배치, 종료점 모니터링)
- 충전 시험(fill simulation)으로 무균 공정 검증
3단계: 규모 확장(Scale-Up)
- 파일럿 → 상업 규모 확장 시 열역학·물질전달 차이 분석
- 공정 검증(protocol, 3연속 lot 성공 기준)
- 분석법 검증(정확도, 정밀도, 직선성, 검출한계, 정량한계)
- 안정성 시험 계획(가속·장기 보관 조건)
4단계: 규제 제출(Regulatory Filing)
- Module 3 CMC 섹션에 CDMO 공정 데이터 편입
- 공정이전 비교 데이터(comparability data) 준비
- 변경 관리(change control) 문서화
- FDA/EMA pre-approval inspection 대비
경구 GLP-1이 바꾸는 제조 패러다임
경구 GLP-1은 펩타이드 CDMO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주사제의 병목이었던 무균 충전·콜드체인이 경구제에서는 다른 형태의 병목으로 바뀐다(IQvia, 2026; JP Morgan, 2026):
| 항목 | 주사제 GLP-1 | 경구 GLP-1 |
|---|---|---|
| 합성 방식 | SPPS | SPPS (동일) |
| 제형 | 동결건조 분말→용해→무균 충전 | 경구용 고체제제(정제·캡슐) |
| 주요 병목 | 무균 충전, 오토인젝터 조립 | 흡수촉진제(SNAC 등) 혼합 공정, 경구 제제 설계 |
| 콜드체인 | 필수(2~8°C) | 상온 보관 가능 |
| CDMO 역량 요구 | 무균 공정·검증 역량 | 경구 고체제제 설비·포뮬레이션 역량 |
| 시장 규모 예상 | 주력 시장 유지 | 2027년 이후 급성장 예상 |
경구 GLP-1은 펩타이드의 낮은 경구 생체이용률을 극복하기 위해 흡수촉진제와 특수 포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세마글루타이드 경구제(Rybelsus)는 SNAC를 흡수촉진제로 사용하고, 오포르글리프론은 비펩타이드 구조의 소분자 GLP-1 작용제다.
한국 CDMO가 경구 GLP-1 기회를 잡으려면 펩타이드 합성 역량에 경구 고체제제 포뮬레이션·설비 역량을 추가해야 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나 SK pharmteco는 주사제 중심의 역량을 갖추고 있어, 경구제 진입을 위해서는 추가 설비 투자나 전문 경구제 CDMO와의 파트너십이 필요할 수 있다.
한국 CDMO가 GLP-1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
1. 펩타이드 전문 역량 공식화
펩타이드 합성은 일반적인 단백질 생산(CHO 세포 배양)과는 완전히 다른 공정이다. SPPS 전문 인력·설비·검증 프로토콜을 명확하게 갖추고, 이를 스폰서에게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야 한다.
2. 무균 충전 캐파 확보
GLP-1 주사제의 경우, 무균 충전(fill-finish) 역량이 가장 희소한 자원이다. 프리필드 시린지와 바이알 충전 모두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무균 라인을 확보한 CDMO가 유리하다.
3. 공정이전 프로세스 표준화
스폰서 관점에서 CDMO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공정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이전할 수 있는가"다. 기술 평가→파일럿→규모 확장→규제 제출의 표준화된 프로세스와 타임라인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4. 다중 모달리티 대응
ADC, CGT, 펩타이드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CDMO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장기 파트너십에서 유리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DC 전용 설비와 Bio Campus III를 준비하는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다.
5. Biosecure Act 대비
미국 Biosecure Act의 영향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외 CDMO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 CDMO는 이 흐름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GLP-1 펩타이드 제조 역량을 명확히 어필해야 한다.
6. 인력 확보와 숙련도 투자
글로벌 생물의약품 업계는 60,000개 이상의 채용 공백을 안고 있으며, 펩타이드 합성·정제 전문 인력은 특히 희소하다(Clarkston Consulting, 2026). 한국 CDMO가 GLP-1 경쟁에서 이기려면 SPPS, 역상 HPLC, 동결건조, 무균 충전 각 공정별 전문 인력 확보와 내부 교육 프로그램 구축이 필수다.
참고 출처
- Samsung Biologics. "Q1 2026 Financial Results." PR Newswire, April 22, 2026.
- Samsung Biologics. "JPM 2026 Expansion Plan." PharmaSource, January 2026.
- SK pharmteco. "Secures $1.4bn GLP-1 deal." BioProcess International, December 2024.
- UBS Investment Bank. "GLP-1: A medication worth $126 billion in sales by 2029?" 2024.
- Prime Therapeutics. "GLP-1 Pipeline Update: May 2026." 2026.
- IQvia. "Outlook for Obesity in 2026: From Consolidation to Acceleration." January 2026.
- JP Morgan. "How Supply and Demand for Weight Loss Drugs is Playing Out." February 2026.
- Clarkston Consulting. "Gaining An Edge In GLP-1 Production." BioProcess Online, May 2026.
- CRB. "The GLP-1 boom: Challenges, trends, and CapEx strategies for manufacturers." 2026.
- IntuitionLabs. "GLP-1 Drug Manufacturing: Expansion & Tech Transfer." 2026.
- FDA. "FDA's Concerns with Unapproved GLP-1 Drugs Used for Weight Loss." Updated February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