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MDR·IVDR 단순화 개정안 COM(2025) 1023: 한국 의료기기가 2026년에 준비해야 할 것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25년 12월 발표한 MDR·IVDR 단순화 개정안(COM(2025) 1023)의 8대 완화 조치와 입법 상태, 그리고 한국 수출 기업의 2026년 대응 로드맵.

유럽연합 COM(2025) 1023 의료기기 및 진단기기 단순화 규정 개정안과 5년 인증서 유효기간 폐지 전략을 시각화한 KoreaMED Global 썸네일

왜 지금 COM(2025) 1023 개정안을 주목해야 하는가?

유럽 연합(EU) 수출을 추진하는 한국 의료기기 및 체외진단기기(IVD) 기업들에게 유럽 의료기기 규정(MDR 2017/745)과 체외진단기기 규정(IVDR 2017/746)은 가장 높은 진입 장벽이었습니다. 특히 인증기관(Notified Body, NB)의 심사 적체와 고비용 구조, 규제 요구사항의 급격한 증가는 중소 규모가 대부분인 국내 제조사들의 유럽 시장 이탈을 초래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025년 12월 16일, MDR 및 IVDR의 행정적 부담을 표적 완화하기 위한 입법 개정안 'COM(2025) 1023 final'(일명 'MDR·IVDR 단순화 패키지', 절차 번호 2025/0404(COD))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기존의 임시방편적인 전환기 연장(Reg (EU) 2023/607 및 Reg (EU) 2024/1860)을 넘어, 규제의 근본 구조를 개선하는 8대 완화 조치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진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은 본 개정안이 아직 최종 통과된 '법률'이 아니며, 유럽의회(EP)와 이사회의 공동 입법 절차를 밟고 있는 '제안(Proposal)' 단계라는 사실입니다.

본 고에서는 COM(2025) 1023 제안서의 핵심 완화 영역 8가지를 상세히 분석하고, 현재 발효 중인 규정과 제안된 개정안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여 한국 의료기기 기업이 2026년에 수립해야 할 이중 트랙(Dual-track) 대응 전략을 제시합니다.


현행 법률과 제안된 개정안은 어떻게 다른가?

한국 기업들이 규제 타임라인을 설계할 때 가장 흔히 범하는 오류는 집행위의 '제안'을 이미 확정된 '법률'로 오인하여 개발 및 인증 일정을 늦추는 것입니다. 2026년 7월 현재 법적으로 유효한 기준과 향후 통과될 개정안의 차이를 아래 테이블을 통해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구분 현행 제도 (In-force) COM(2025) 1023 제안 내용 (Proposed)
법적 지위 이미 발효되어 의무 적용 중 유럽의회 및 이사회 심의 중 (미발효)
적용 법령 Regulation (EU) 2023/607 & Regulation (EU) 2024/1860 COM(2025) 1023 final (2025/0404(COD))
인증서 유효기간 최대 5년 (만료 전 재인증 필수) 5년 유효기간 한도 폐지 (주기적 위험 비례 평가로 대체)
사후 보고 (PSUR) Class III/IIb 매년, Class IIa 최소 2년마다 제출 Class III/IIb 1년 적용 후 2년마다, Class IIa는 필요 시에만
PRRC 자격 요건 micro/small 기업도 영구적·지속적 지정 필수 중소기업(SME) 대상 자격 요건 면제 및 지정 완화
신속 심사 / 면제 멸균 Class A IVD 인증기관 심사 필수 멸균 Class A IVD 인증기관 심사 의무 면제
심사 수수료 중소기업 대상 할인 가이드라인 부재 (NB 개별 책정) 중소/영세기업 대상 인증기관 수수료 의무 인하

[!IMPORTANT] 2026년 7월 현재 기준, 한국 기업이 법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레거시 기기(Legacy Device)의 MDR 전환 마감일은 여전히 Class III 및 IIb 일부 임플란트 기기는 2027년 12월 31일, 기타 Class IIb, IIa, Class I(멸균/측정/재사용) 기기는 2028년 12월 31일입니다. 개정안 통과를 예단하여 심사 신청을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개정안이 규정하는 8대 핵심 완화 영역은 무엇인가?

집행위가 제안한 개정안의 목적은 환자의 안전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행정 절차를 줄여 유럽 내 의료기기 공급 불안을 해소하는 데 있습니다. 한국 제조사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되는 8가지 테마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증서 5년 유효기간 한도 폐지 (MDR 제56조 / IVDR 제51조 개정)

기존 규정에서는 적격성 평가 인증서의 유효기간이 최대 5년으로 제한되어 있어, 제품에 변경 사항이 없더라도 5년마다 대대적인 재인증(Recertification) 심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는 제조사와 인증기관 모두에게 엄청난 병목현상을 초래했습니다.

  • 개정 내용: 인증서의 '5년 만료 기한'을 삭제합니다. 대신 인증서는 무기한 유효하며, 인증기관이 위험 비례 원칙에 따라 주기적인 사후 심사(Periodic Surveillance Audit)를 수행하여 적합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 실무 영향: 5년 주기의 재인증 서류 작성 및 심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됩니다.

2. 추가적인 전환기(Transition Period) 연장 및 조건 완화

레거시 기기가 MDR/IVDR로 전환할 때 주어지는 유예 기한을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합니다.

  • 개정 내용: 적격성 평가 신청을 마쳤으나 인증기관의 심사 지연으로 인해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에 대해 추가적인 임시 연장을 부여하며, 신청 프로세스를 간소화합니다. 현행 IVDR 전환 일정(Class C·D 마감 등)의 실무는 EU IVDR 전환 일정과 EUDAMED 의무화에서 다룹니다.

3. 중소기업(SME) 대상 PRRC 자격 및 의무 요건 완화 (제15조 개정)

규제준수책임자(PRRC) 지정 의무는 인력난을 겪는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가장 까다로운 조항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외부 PRRC 고용 시 '영구적이고 지속적인(permanently and continuously)' 가용성 입증 요건이 엄격했습니다.

  • 개정 내용: 중소 및 영세기업(SME/Micro-enterprises)에 한해 PRRC 자격 요건 규정을 유연하게 변경하고, 외부 PRRC 이용 시의 물리적 상주 요구사항을 '필요 시 즉시 가용한(available)' 수준으로 대폭 완화합니다.
  • 실무 영향: 유럽 대리인(AR)이나 외부 컨설턴트를 PRRC로 지정할 때의 법적 계약 리스크와 인건비 부담이 낮아집니다. PRRC 지정 의무와 자격 요건의 기본 구조(제15조)는 EU MDR PRRC 지정 의무와 자격 요건에서 별도로 정리합니다.

4. 정기적 안전성 보고서(PSUR) 작성 주기 연장 (MDR 제86조 / IVDR 제81조 개정)

사후 시장 감시(PMS)의 핵심인 PSUR은 제조사에게 매년 엄청난 리소스 투입을 요구했습니다.

  • 개정 내용: Class III 및 Class IIb 기기의 경우, 최초 1년 동안만 매년 제출하고 이후에는 2년 주기로 작성 주기가 완화됩니다. Class IIa 기기는 기존 '최소 2년마다 작성'에서 '필요 시 또는 상당한 변경 발생 시에만 작성'으로 규정이 변경됩니다.
  • 실무 영향: 기술 문서 유지 관리를 담당하는 QA 엔지니어들의 행정 업무가 절반 이하로 감소합니다. PSUR가 갱신되는 MDR 기술문서의 전반 구조는 MDR 기술문서 작성 실무를 함께 참고하십시오.

5. 중대한 부작용(Vigilance) 보고 기한 연장 (제87조 개정)

  • 개정 내용: 공중보건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거나 환자의 사망, 심각한 상태 악화를 초래한 경우가 아닌 '비중증의 중대한 이상사례(non-critical serious incidents)'에 대한 보고 기한이 기존 15일에서 30일로 연장됩니다.
  • 실무 영향: 부작용 원인 분석 및 조사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성급한 보고로 인한 추가 규제 조치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6. 임상평가 상담 절차(CECP) 범위 축소 및 성능평가 상담 절차(PECP) 폐지

고위험 기기에 적용되던 전문가 패널 검토 단계인 CECP(MDR 제54조)와 PECP가 간소화됩니다.

  • 개정 내용: CECP는 제III급 임플란트 기기로 대상을 한정하고, 집행위가 위임입법을 통해 세부 대상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만 남깁니다. 특히 체외진단기기에 적용되던 PECP는 전면 삭제되며, 대신 Class C 및 D IVD에 대한 조기 전문가 패널 자문 제도로 대체됩니다.
  • 실무 영향: 고위험 심혈관 기기나 정형외과용 임플란트의 심사 기간이 수개월 단축될 수 있습니다.

7. 멸균 Class A 체외진단기기(IVD)의 인증기관 심사 의무 면제

  • 개정 내용: 기존 IVDR에서 멸균 Class A 기기는 낮은 위험도에도 불구하고 멸균 공정에 대한 인증기관(NB)의 현장 실사 및 심사가 필수적이었습니다. 개정안은 이 심사 의무를 면제하여 제조사의 자가 선언(Self-declaration) 경로를 확장합니다.
  • 실무 영향: 일반 진단용 멸균 면봉이나 보존 용기 등의 유럽 등록 속도가 1년 이상 단축됩니다.

8. 영세/중소기업 대상 인증기관 수수료 인하 의무화 및 AI 법(AI Act) 연계 개선

  • 개정 내용: 유럽 내 적격성 평가 기관들이 중소기업(SME)과 혁신 의료기기(Orphan Devices 등)에 대해 심사 수수료를 강제 인하하도록 규정합니다. 또한,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aMD)의 경우 EU AI법(Artificial Intelligence Act)과 MDR/IVDR의 중복 심사를 방지하기 위한 정렬 조항이 포함됩니다.

한국 기업이 빠지기 쉬운 '제안 ≠ 법' 함정은 무엇인가?

한국의 많은 제조사가 범하는 가장 위험한 규제 전략은 **"유럽 규제가 완화된다니 이제 숨통이 트였다, MDR 준비 속도를 늦춰도 되겠다"**는 안일한 생각입니다. 이것이 왜 치명적인 오류인지 세 가지 리스크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1. 입법 타임라인의 불확실성: 유럽 집행위가 제안을 발의한 후 유럽의회와 이사회의 공동 결정 절차(Ordinary Legislative Procedure, 2025/0404(COD))를 거쳐 최종 관보에 게재되기까지는 보통 12개월에서 24개월이 소요됩니다. 2026년 하반기 또는 2027년 상반기에나 최종 법률이 발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현행 마감일의 구속력: 새 법률이 공포되기 전까지는 2023/607에 따른 현행 마감 타임라인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예컨대 2027년 12월 31일까지 MDR 인증을 완료해야 하는 Class III 레거시 기기 제조사가 개정안 통과만 믿고 NB 신청을 미룬다면, 법 개정 전에 기존 MDD 인증서가 실효되어 유럽 내 판매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3. 인증기관(NB)의 수용성 한계: 현재 유럽 내 지정된 MDR 인증기관은 약 52개, IVDR 인증기관은 19개에 불과합니다. 법이 단순화되더라도 누적된 심사 대기열은 즉시 사라지지 않습니다. 심사 신청 우선순위를 선점한 기업만이 유럽 시장 점유율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규제 과도기 속에서 향후 90일 동안 무엇을 실행해야 하는가?

유럽 법률 개정 과도기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즉시 실행해야 할 3단계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보유 파이프라인의 규제 상태 분류 (Day 1 - 30)

  • 회사 내 모든 유럽 수출 품목(MDR 레거시, 신규 MDR 신청 건, IVDR 대상)의 목록을 작성합니다.
  • 특히 자사가 중소기업(SME) 기준(임직원 수 250명 미만, 연매출 5천만 유로 이하 등)에 충족하는지 검토하여 향후 PRRC 면제 및 수수료 인하 혜택 대상이 되는지 확인합니다.
  • 멸균 Class A IVD 파이프라인이 있다면, 개정안 통과 시 자가 선언으로 즉시 전환할 수 있도록 포장 및 기술 문서 요건만 별도로 격리하여 관리합니다.

2단계: 현행 2023/607 조건부 전환 프로세스 유지 (Day 31 - 60)

  • 2027년/2028년 마감일을 지키기 위해 기 계약된 인증기관(NB)과의 소통을 멈추지 마십시오.
  • QMS(품질경영시스템) 내에 기존 PRRC(제15조) 요건에 부합하는 인력을 유지하되, 향후 법 개정 시 외부 대리인 계약 형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계약서 내에 '규제 완화 시 상호 합의 하에 역할 조정 가능' 등의 유연성 조항(flexibility clause)을 삽입합니다.

3단계: 포스트 마켓 문서 체계의 이중화 설계 (Day 61 - 90)

  • PSUR 및 부작용 보고 SOP(표준작업지침서)를 현행 기준(15일 보고 / 매년 작성)으로 유지하되, 개정안 통과 즉시 30일 보고 및 2개년 주기로 즉각 전환할 수 있도록 드래프트 SOP 버전(Draft/Pending Board Approval)을 미리 작성해 둡니다.
  • 인증서 유효기간 5년 만료가 다가오는 품목의 경우, NB 측에 "COM(2025) 1023 적용 시점 기준 재인증 프로세스 간소화 적용 여부"를 공식 서신으로 질의하여 문서 이력을 남겨둡니다.

참고 출처

  1. European Commission — DG SANTE: New Regulations on medical devices - Proposal Hub
  2. European Parliament: COM(2025) 1023 final - Proposal Text for Simplifying MDR and IVDR Rules
  3. European Parliament Research Service (EPRS): Briefing — Medical devices: Simplifying the rules (2026/785663)
  4. EUR-Lex: Regulation (EU) 2023/607 amending MDR/IVDR transitional provisions
  5. EP Legislative Train Schedule: Procedure 2025/0404(COD) — Targeted Simplification of Medical Devices Frame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