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신제품책임지침 2024/2853 — 2026년 12월 9일 경제사업자 책임 사슬과 제품책임보험 준비
2026년 12월 9일부터 EU 신제품책임지침(Directive 2024/2853)이 본격 적용된다. 한국 의료기기·제약 비EU 제조사의 경제사업자(importer·AR·풀필먼트) 책임 사슬, 입증책임 완화·25년 장기책임·무한배상, 그리고 12월 컷오프 전 제품책임보험과 계약 정비를 정리했다.
12월 9일, 한국 EU 수출사에 무엇이 바뀌나
2026년 12월 9일부터 EU에 새로 출하되거나 서비스에 투입(put into service)되는 모든 제품에 Directive (EU) 2024/2853(신 제품책임지침, 이하 신 PLD)이 적용된다. 40년간 EU 제품책임의 기반이었던 구 지침 85/374/EEC를 전면 대체하는 법이다.
한국 의료기기·제약 수출사가 주목해야 하는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경제사업자 책임 사슬이 확장되어 비EU 제조사가 지정한 importer, Authorized Representative(AR), 풀필먼트서비스제공자가 결함 제품에 대해 민사책임을 질 수 있다. 둘째, 입증책임이 완화되어 피해자가 결함과 인과관계를 증명하기가 현저히 쉬워지고, 잠복성 건강손해(임플란트·약물 부작용)에 대한 사업자 책임기간이 최대 25년까지 늘어난다. 셋째, 손해배상 상한(cap)이 사라져 무한책임이 된다.
12월 9일 이전에 이미 EU 시장에 출하한 제품은 구 PLD 85/374/EEC가 계속 적용된다. 그러나 12월 9일 이후 신규 출하분은 모두 신 PLD를 받으므로, 한국 수출사는 지금부터 AR/수입업체 계약의 면책·보상조항, 제품책임보험 한도·약관, 25년 문서보존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이 글은 소프트웨어·AI·연결형 의료기기의 '제품' 정의 변화를 다룬 기존 글과 자매 관계다. 기존 글이 소프트웨어/AI의 제품 정의·AR 계약·기술문서 렌즈를 다뤘다면, 본문은 모든 기기 등급과 제약을 아우르는 경제사업자 책임 사슬 + 제품책임보험 + 12월 데드라인 준비에 집중한다.
2026년 12월 9일 컷오프 — 신·구 PLD 전환과 출하 시점 기준의 함정
전환 규칙: 출하 시점이 기준이다
Directive (EU) 2024/2853은 2024년 11월 18일 관보에 게재되었고(OJ L 2024/2853), 회원국은 2026년 12월 9일까지 국내법에 전입(transpose)해야 한다. 전환의 기준은 제품이 EU 시장에 "출하되거나 서비스에 투입된" 시점이다.
| 시점 | 적용 법령 | 비고 |
|---|---|---|
| 2026년 12월 9일 이전 출하 | 구 PLD 85/374/EEC | 기존 체계 계속 적용 |
| 2026년 12월 9일 이후 출하 | 신 PLD 2024/2853 | 신 책임 사슬·입증·기간 적용 |
| 12월 9일 이전 출하 + 이후 업데이트 | 업데이트 범위에 따라 신 PLD 적용 가능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실질 변경에 주의 |
한국 수출사가 간과하기 쉬운 함정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12월 9일 이전에 출하한 기기에 12월 이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하면, 해당 업데이트가 기기의 안전·성능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경우 신 PLD가 적용될 수 있다.
- 재고 출하 시점: EU 유통업체 창고에 이미 있더라도, 최종 소비자에게 "시장에 출하"되는 시점이 12월 9일 이후라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회원국 전입법의 구체적 해석에 따라 다르다.
- 회원국별 전입 시차: 독일 등 일부 회원국은 이미 초안을 공개했지만, 모든 회원국이 동시에 전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12월 9일이 지침의 전입 기한이므로, 전입이 늦는 회원국에서도 직접 효과(direct effect)를 주장하는 소송 가능성이 있다.
한국 비EU 제조사의 경제사업자 책임 사슬: 제조사·importer·AR·풀필먼트
구 PLD 85/374/EEC에서는 **제조사(producer)**가 결함 제품의 일차 책임자였고, EU 수입업체는 제조사를 식별할 수 없는 경우에만 보충적으로 책임졌다. 신 PLD 2024/2853은 이를 근본적으로 확장한다.
신 PLD에서 책임지는 경제사업자
| 경제사업자 | 책임 조건 | 한국 수출사 관련성 |
|---|---|---|
| 제조사(manufacturer) | 제품을 설계·제조한 자 — 일차 책임 | 한국 비EU 제조사 = 항상 일차 책임 |
| 수입업체(importer) | EU 시장에 비EU 제품을 처음 출하 | 한국 제조사의 EU 수입업체 파트너 |
| Authorized Representative(AR) | 비EU 제조사가 EU에 지정한 대리인 — 제조사가 EU 외인 경우 책임 | 한국 제조사의 EU AR |
| 풀필먼트서비스제공자 | importer/AR이 없는 경우 | 직구·온라인 판매 시 |
| 온라인 플랫폼 | 제조사/수입업체/AR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 직접 판매 플랫폼 |
| 실질 변경자 | 제품을 실질적으로 변경한 자 → 제조사가 됨 | EU 파트너가 리패키징·재가공 시 |
한국 비EU 제조사에 미치는 영향
한국 의료기기·제약 수출사는 비EU 제조사이므로 다음과 같은 노출이 발생한다.
- 제조사 본인: 결함 제품에 대한 일차적 민사책임. 피해자가 EU 법원에서 한국 제조사를 직접 상대할 수 있다.
- importer 경유: EU 수입업체가 피해자에게 배상한 뒤 한국 제조사에 구상(求償)하거나, AR/수입업체 계약의 면책조항에 따라 한국 제조사가 보상해야 한다.
- AR 경유: MDR/IVDR에서 AR은 규제 의무를 지지만, 신 PLD에서는 민사 책임까지 노출된다. AR이 소송을 당하면 한국 제조사에 대한 보상 청구가 사실상 불가피하다.
- 풀필먼트/온라인 플랫폼: importer나 AR 없이 직접 판매하는 경우 풀필먼트서비스제공자나 플랫폼이 책임지게 되며, 이들이 한국 제조사에 구상할 수 있다.
MDR 경제사업자 의무 ↔ PLD 민사책임의 구별: MDR Art 10(제조사), Art 13(수입업체), Art 14(유통업체)는 규제 의무(문서 유지, 라벨링, PMS, 시정조치)다. 신 PLD의 경제사업자 책임은 민사 손해배상 책임이다. 같은 사업자가 규제 위반과 별도로 민사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 EU Authorised Representative 전환 리스크에서 MDR 경제사업자 의무를 상세히 다뤘다.
입증책임 완화와 25년 장기책임 — 의료기기·임플란트 잠복손해 노출
입증책임 완화: 피해자 유리 방향
구 PLD에서는 피해자가 (1) 결함, (2) 손해, (3) 결함과 손해 간 인과관계를 모두 입증해야 했다. 신 PLD는 다음과 같이 완화한다.
| 구분 | 구 PLD 85/374/EEC | 신 PLD 2024/2853 |
|---|---|---|
| 결함 입증 | 피해자가 전적으로 입증 | 기술적 복잡성 등의 경우 결함 추정 가능 |
| 인과관계 입증 | 피해자가 전적으로 입증 | 결함이 입증되고 손해가 제품 유형과 일치하면 인과 추정 가능 |
| 공급망 미식별 | 피해자가 제조사 식별 | 공급망 당사자를 식별하지 못하면 결함 추정 |
| 기업 증거 공개 | 규정 없음 | 법원이 피고에게 증거 공개 명령 가능 |
책임 기간: 10년 → 잠복손해 25년
| 기간 | 구 PLD | 신 PLD |
|---|---|---|
| 소멸시효(limitation) | 3년 | 3년 (동일) |
| 사업자 책임기간(long-stop) | 제품 출하 후 10년 | 제품 출하 후 10년 (기본 동일) |
| 잠복 건강손해 long-stop | 10년(동일) | 최대 25년 연장 |
| 손해배상 상한 | 회원국 재량(일부 상한 존재) | 없음 — 무한책임 |
의료기기·임플란트·제약에 미치는 영향
잠복 건강손해 25년 연장은 다음 제품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 임플란트(정형외과·심장·치과): 이식 후 10년 이상 경과 후 결함이 발현될 수 있다.
- 약물(특히 생물학적 제제): 면역원성이나 장기 부작용이 수년 후에 나타날 수 있다.
-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업데이트 누락이나 알고리즘 편향으로 인한 진단 오류가 뒤늦게 발견될 수 있다.
- CGT(세포·유전자치료): 유전자 편집의 장기 영향이 수십 년 후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수출사는 제품 출시 후 최소 25년간 기술문서, 시험 데이터, 품질 기록, 공급망 이력을 보존해야 한다. 기존 MDR 규정의 10~15년 보존 기간보다 상당히 긴 기간이다.
제품책임보험은 무엇을 바꿔야 하나 — 한도·약관·사이버/AI 업데이트 결함
무한책임에 따른 보험 한도 재산정
구 PLD 체제에서 일부 회원국은 손해배상 상한(예: 7,000만 ECU)을 설정했다. 신 PLD에서는 이 상한이 사라진다. 이는 보험 설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 보험 요소 | 구 PLD 하의 관행 | 신 PLD에서 재검토할 사항 |
|---|---|---|
| 보상한도(limit) | 회원국 상한 기준으로 설정 가능 | 무한책임 → 보험한도 대폭 인상 검토 |
| 보험기간(tail) | 10년 long-stop에 맞춤 | 25년 long-stop → extended tail 또는 run-off cover 필요 |
| 면책조항(exclusion) | 소프트웨어 결함 면책 일반적 | 소프트웨어·AI·사이버보안 결함이 제품 결함으로 인정 → 면책조항 재검토 |
| 보험료 | 제품 유형·시장 규모 기준 | 25년 책임 + 입증완화 → 보험료 인상 불가피 |
| 통지 의무 | claims-made 기준 | 잠복손해 25년 → occurrence-based 검토 필요 |
사이버보안·AI·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련 약관
신 PLD는 소프트웨어, AI 시스템, 디지털 서비스를 '제품'에 포함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누락이나 사이버보안 결함도 결함으로 평가한다. 기존 제품책임보험의 사이버·소프트웨어 면책조항이 유효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미국 의료기기 제품책임보험에서 미국 시장의 보험 설계를 다뤘다면, EU 시장에서는 신 PLD의 무한책임·25년 long-stop이 추가되므로 별도의 보험 프로그램 설계가 필요하다.
보험 시장의 반응
글로벌 보험사 HDI는 신 PLD 발표 직후 팩트시트를 통해 무한책임·25년 long-stop이 보험 언더라이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험료 인상, 심사 강화, 소프트웨어/AI 관련 신규 약관 도입이 예상된다.
AR/수입업체 계약 점검 체크리스트 — 면책·보상·문서보존
12월 9일 컷오프 전에 한국 수출사가 EU AR/수입업체 계약에서 확인하고 수정해야 할 항목이다.
계약 점검 체크리스트
| 항목 | 점검 내용 | 신 PLD 변화 |
|---|---|---|
| 면책조항(indemnification) | AR/수입업체가 PLD 소송을 당할 경우 제조사의 보상 범위 | 경제사업자 책임 확장 → 면책 범위 명확화 필수 |
| 구상권(right of recourse) | AR/수입업체가 배상 후 제조사에 구상하는 절차 | 25년 long-stop → 구상 기간도 연장 |
| 보험 요구 조항 | AR/수입업체에게 독자 제품책임보험 유지 요구 | 무한책임 → 최소 보험한도 명시 |
| 문서보존 의무 | 기술문서, 품질기록, 공급망 이력 보존 기간 | 25년 long-stop → 최소 25년 보존 합의 |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통보 | 업데이트 배포 시 AR/수입업체에 사전 통보 의무 | 업데이트 누락 = 결함 → 통보·협력 절차 |
| 위기관리(recall/corrective action) | 리콜·시정조치 시 비용 분담 | 입증완화 → 소송 가능성 증가 → 비용 분담 재설정 |
| 계약 종료 후 잔존 의무(tail obligation) | 계약 종료 후에도 PLD 책임이 존속하는 기간 | 25년 → tail 조항 신설 또는 연장 |
| 관할 법원·준거법 | 분쟁 시 관할 법원과 적용 법률 | 회원국별 전입법 차이 고려 |
실행 우선순위
- 즉시(2026년 8월~10월): 기존 AR/수입업체 계약의 면책·보상 조항 검토, 보험 브로커와 보험한도·약관 재산정 착수
- 11월: 수정 계약 서명, 25년 문서보존 정책 수립,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통보 절차 확립
- 12월 9일 전: 모든 신규 출하분에 대한 보험 커버리지 확인, 내부 팀 교육
자주 묻는 질문(FAQ)
12월 9일 이전에 EU에 이미 출하한 제품은 신 PLD를 받나요?
아니다. 2026년 12월 9일 이전에 EU 시장에 출하되었거나 서비스에 투입된 제품에는 구 PLD 85/374/EEC가 계속 적용된다. 신 PLD는 12월 9일 이후에 출하·투입되는 제품에만 적용된다. 단, 12월 9일 이전 출하 제품에 12월 이후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하면 신 PLD 적용 여부가 논란될 수 있다.
한국 제조사가 지정한 EU Authorized Representative가 결함 제품으로 소송을 당하면 한국 제조사가 보상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 AR/수입업체 계약에 면책·보상(indemnification) 조항이 있으면 AR은 한국 제조사에 보상을 청구한다. 신 PLD에서 AR의 민사책임이 명시적으로 확장되었으므로, 계약에 면책조항이 없거나 불명확하면 사전에 정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품책임보험 한도는 얼마로 설정해야 하나요?
신 PLD에서는 손해배상 상한(cap)이 없으므로 무한책임이다. 잠복 건강손해의 경우 25년까지 책임이 연장된다. 보험한도는 제품 유형, 연간 매출, EU 시장 규모, 과거 클레임 이력, 제품의 잠복손해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험 브로커와 재산정해야 한다. 기존 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 신 PLD 하에서 무보험 노출이 발생할 수 있다.
결론: 12월 전에 결정해야 할 세 가지
2026년 12월 9일은 단순한 규제 데드라인이 아니라 보험·계약·문서관리의 구조적 전환점이다. 한국 EU 수출사가 12월 전에 반드시 결정해야 할 세 가지다.
- AR/수입업체 계약: 면책·보상·구상·tail 조항을 신 PLD 경제사업자 책임에 맞게 정비한다.
- 제품책임보험: 무한책임·25년 long-stop·소프트웨어/AI 결함 커버리지를 반영한 보험 프로그램을 재설계한다.
- 25년 문서보존: 기술문서, 시험 데이터, 품질기록, 공급망 이력을 최소 25년간 보존하는 체계를 수립한다.
소프트웨어·AI·연결형 의료기기의 제품 정의 변화와 AR 계약·기술문서 렌즈는 EU 신제품책임지침 2024/2853: 소프트웨어·AI 의료기기를 참조한다.
참고 출처
- Directive (EU) 2024/2853 — 결함 제품 책임에 관한 EU 지침 원문 (OJ L 2024/2853, 2024-11-18). EUR-Lex: data.europa.eu/eli/dir/2024/2853/oj/eng
- EUR-Lex 요약 — Defective products – liability. eur-lex.europa.eu/EN/legal-content/summary/defective-products-liability.html
- Taylor Wessing — The new Product Liability Directive: three life sciences priorities before the 2026 deadline. taylorwessing.com
- HDI Global — New EU product liability directive finalised and published (insurer factsheet: 무한책임, 보험기간, 보험 영향). hdi.global
- Drug & Device Law Blog — EU PLD Countdown to December 9, 2026 (결함 정의, 손해 범주, 독일 전입). druganddevicelawblog.com
- euverify — EU Product Liability Directive: 2026 Changes Explained (컷오프, 구·신 비교, 소멸시효). euverify.com
2026년 8월 기준. 주요 회원국 전입법 완료, 첫 PLD 판결, 보험시장 요율 변동, 한국 관련 소송 발생 시 갱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