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상품명: 상표 등록과 규제 검토는 별개다
상표 출원을 마쳤다고 식약처나 FDA·EMA가 그 명칭을 의약품 제품명으로 승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청의 상표 식별력 심사와 각국 규제기관의 투여오류·혼동 방지 심사가 어떻게 다른지, INN 어간 충돌과 사전검토 제도를 포함한 실무 실행 순서를 정리합니다.
같은 이름, 네 개의 심사 — 상표 등록과 규제 명칭 검토가 갈라지는 지점
한국 바이오텍과 제약기업의 사업개발(BD) 및 인허가(RA) 실무에서 반복되는 오판은 “특허청에서 상표 출원이나 등록을 마쳤으니, 이 이름을 그대로 국내외 규제기관 품목허가 제품명으로 쓸 수 있다”는 전제다. 결론은 분명하다. 그 전제는 사실이 아니다. 상표 등록과 의약품 품목허가 명칭 심사는 주체, 법적 근거, 목적이 다른 별개의 절차다. 외국 상표 사용 증빙처럼 두 절차가 같은 서류에서 만나는 지점은 있지만, 한쪽의 등록이나 승인이 다른 쪽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특허청(KIPO, USPTO, EUIPO 등)의 상표 심사는 출원인에게 해당 명칭을 지정상품에 대해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법상의 독점 권리를 부여하는 절차다. 심사관의 관심사는 “이 표장이 타인의 선등록 상표와 유사하여 출처의 혼동을 초래하는가”, 그리고 “지정상품의 성질을 직접 나타내는 기술적 표장인지(식별력 유무)”에 집중된다. 반면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과 같은 보건당국의 의약품 제품명(Proprietary Name / Invented Name) 심사는 환자의 생명 안전과 보건위생을 보호하기 위한 공법상의 규제적 검증이다. 보건당국의 심사관은 “처방전 필기나 조제 과정에서 기존 기허가 약물과 외형(Look-Alike) 또는 발음(Sound-Alike)이 유사해 치명적인 투약오류(Medication Error)를 유발하지 않는가”, 그리고 “명칭 자체가 특정 효능이나 효과를 보장하는 과대·오인성 표현을 담고 있지 않은가”를 철저히 검증한다.
따라서 하나의 의약품 후보 명칭은 최소 네 번의 독립적 심사 관문(한국 특허청, 한국 식약처, 미국 FDA, 유럽 EMA)을 거쳐야 한다. 어느 한 기관에서의 승인이나 등록이 다른 기관의 수용을 보장하지 않으며, 특정 시장에서 통과한 이름이 다른 시장에서는 규제 거절이나 상표 침해로 즉시 폐기될 수 있다.
| 심사 주체 | 관할 법령 및 지침 | 핵심 심사 기준 및 초점 | 심사 신청 적정 시점 | 반려·불수용 시 사업적 영향 |
|---|---|---|---|---|
| 특허청 (KIPO) | 상표법 제33조·제34조, 상표심사기준 | 상표의 식별력 유무, 선행상표와의 유사성, 출처 혼동 방지, 부정한 목적의 출원 배제 | 후보 물질 발굴 후 언제든 출원 가능 (선출원주의) | 해당 명칭의 독점권 상실, 타인의 동일·유사 명칭 사용 배제 불가 |
| 식품의약품안전처 (MFDS) |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11조 제2항,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10조 | 오인·과장 명칭 배제, 효능·효과 직접 표방 금지, 복합제 유효성분 표시, 외국 상표 증빙 확인 | 품목허가 신청 전 '사전검토' 또는 품목허가 신청 시 | 그 명칭으로는 허가·신고를 받을 수 없음. 적합 명칭으로 바꿔 다시 신청해야 하며, 이미 만든 포장재는 쓸 수 없게 될 수 있음 |
| 미국 FDA (CDER/CBER) | FD&C Act 제502조, 처방의약품 상표명 모범사례 가이던스 (2020년 12월 확정) | LASA(유사 외관·발음) 투여오류 방지(POCA 알고리즘 평가), 과대·오인성 명칭 배제 | 개발 중 사전 검토 또는 NDA/BLA 제출 시. 2020년 가이던스는 소요 일수를 정하지 않으며, 최종 수용은 품목 승인 시점의 판단 | 제안 명칭 불수용. 대체 명칭은 별도 검토로 이어지고, 미국 상업용 브랜드를 다시 정해야 할 수 있음 |
| 유럽 EMA (NRG) | Regulation (EC) No 726/2004, 가이드라인 EMA/CHMP/287710/2014 Rev.7 (2023-12-15) | EU 다국어 환경에서의 발음·철자 혼동 방지, 안전성 위험 및 공중보건 우려 배제, INN 혼동 차단 | CHMP 중앙절차 적격 확인 후, 계획된 MAA보다 이르면 18개월 전. 회의당 제안은 최대 2개, MAA당 수용도 최대 2개 | 수용된 명칭이 없으면 CHMP 의견은 일반명·과학명에 허가권자명을 붙여 채택될 수 있음. 조건부 수용된 유사 명칭이 같은 달 의견이면 먼저 허가된 이름이 우선 |
식약처 제품명 심사: 법정 불허 사유와 허용의 경계
국내에서 의약품 품목허가를 취득하려는 기업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11조 제2항에 제품명칭으로 허가·신고할 수 없는 사유가 적혀 있다. 아래 각 호에 해당하면 그 명칭으로는 제조판매·수입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할 수 없다. 식약처가 모든 경우에 명칭 변경을 명령한다는 뜻은 아니다.
제1호 (오인·과장 명칭): 의약품등의 명칭으로 적합하지 않거나, 다른 제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거나, 실제보다 과장된 명칭. 조문은 최상급이나 완치 표현을 따로 열거하지 않는다. 그런 수식은 '실제보다 과장된 명칭'에 해당하는지를 건별로 본다.
제2호 (효능·효과 직접 표방 명칭): 의약품의 적응증 또는 효능·효과를 그대로 표시하는 명칭. 진단용 시약 등 특수한 제제는 이 호에서 빠진다. 질병명이나 약리 작용을 암시하기만 하는 이름은 제1호의 오인·과장으로 함께 볼 수는 있어도, 제2호가 모든 암시 표현을 자동으로 금지하는 조항은 아니다.
제3호 (복합제 일부 성분 표방 명칭): 2종 이상 유효성분이 혼합된 제제에서 그 성분의 일부만을 나타내는 명칭. 단일 성분 의약품으로 읽힐 위험을 줄이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지만, 금지 범위는 조문 문언이 기준이다.
제4호 (외국 상표권 증빙 미첨부 명칭): 외국의 상표를 제품명으로 사용하려는 경우 상표권자의 정당한 사용허가 증빙 서류를 첨부하지 않은 명칭. 이는 국내 의약품 규제 법령이 지식재산권 라이선스 관계를 직접 확인하는 드문 법정 접점이다.
제5호 (특수 원료 오인 명칭): 「인삼산업법」 및 「식품위생법」에서 정하는 인삼류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명칭. 홍삼이나 생약 전반의 금지로 넓혀 읽지 않는다.
국내 판매명과 수출명을 같은 심사로 보면 안 된다. 안전규칙 제11조 제3항은 수출·군납 또는 관납을 목적으로 허가나 신고를 신청한 품목에는 제2항의 제품명칭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수출용이라고 명칭 관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심사규정 제10조 제7항은 수출명을 해당 품목의 제품표준서에 적은 경우, 그 이름을 이 규정에 따른 수출명으로 본다. 국내 허가증의 제품명, 상표 등록 명칭, 수출명, 해외 규제기관에 내는 상품명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조달 서류와 라벨을 맞출 때는 어느 문서의 이름인지부터 구분한다.
또한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10조(제품명)는 제품명을 어떻게 적을지의 원칙이다. 2021년 11월 11일 고시 제2021-90호는 복합성분 전문의약품의 제품명에 유효성분을 표시하도록 이 조문을 고쳤다. 2023년 12월 27일 시행본(고시 제2023-90호)에서 확인한 문언은 한 줄 공식으로 줄일 수 없다.
같은 조 제1항은 제품명이 이미 품목허가·신고된 다른 의약품의 명칭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둔다. 다만 수입품은 제조원이 같아도 수입자가 다르면 수입자명을 병기해 구분한다. 제2항은 기재 순서의 원칙이다. 상표명을 쓸 때는 업소명, 상표명, 제형 순이며, 업소명은 생략할 수 있다. 괄호 병기는 유형별로 갈린다. 단일제는 주성분명, 전문의약품 복합제는 주성분명이다. 복합제의 주성분이 2개 이상이면 염·수화물을 빼고 적을 수 있고, 주성분이 3개를 넘으면 주성분명을 적지 않을 수 있다. 상표명을 쓰지 않으면 업소명, 주성분명(단일제), 제형 순이다. 함량은 브랜드 문자열의 필수 칸이 아니다. 제5항은 단일제에서 필요할 때 제형 다음에 주성분 분량을 적을 수 있다고 할 뿐이다. 제8항은 제품명을 바꿀 때 안전규칙 제11조 제2항에 맞으면 변경허가 또는 신고수리를 할 수 있다고 둔다.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발간한 '의약품 제품명 부여 사례집'을 전한 2021년 보도는, 같은 상표명을 이어 쓸 수 있는 경우와 제한되는 경우를 나눈다. 주성분 일부가 같고 효능·효과가 유사한 제품이거나, 기술이전·상표권 사용 허락 증빙이 있는 경우에는 같은 상표명의 확장이 인정된 사례로 소개된다. 효능을 직접 떠올리게 하는 이름(보도에서 든 예: '스그라' 계열)은 제한 사례다. 사례집은 2021년 자료이므로, 개별 이름에 적용하기 전에 최신 사례와 현행 조문을 다시 대조한다.
특허청 상표 심사: 규제 데이터가 상표청으로 역류하는 세 지점
상표 심사와 품목허가 심사는 별개이지만, 데이터가 한쪽으로만 흐르지는 않는다. 특허청의 의약품(상품류 제5류) 심사에서는 보건당국 허가 데이터와 성분명·약리 표현이 식별력이나 사용 의사 판단에 들어올 수 있다.
첫째, 타인의 기허가 의약품 명칭과 동일한 상표 출원에 대한 '사용 의사' 심사다. 공개된 심사 해설에서는, 타인이 이미 품목허가·신고한 의약품 명칭과 동일·유사한 상표를 낼 때 실제 사용 의사를 확인하는 취급이 소개된다. 이는 2019년 전 심사관 해설에 기반한 2차 자료라서, 현행 상표심사기준 원문이 요구하는 서류까지 이 글에서 단정하지 않는다. 규제 쪽 허가 데이터가 상표 심사의 질문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점만 일정에 넣으면 된다.
둘째, 성분·약리·효소 접미사의 식별력이다.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3호는 상품의 성질을 직접 표시하는 표장에 식별력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단백질 분해 효소를 뜻하는 -ase 같은 접미사를 포함한 표장이 그 예로 공개 심사 해설에 소개된다. 모든 -ase 표장이 자동으로 거절된다는 공식 조항으로 읽으면 안 된다. 표장 전체와 지정상품을 함께 본다.
셋째, 품질 오인 및 모방 상표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다. 이러한 심사 기조는 오랜 역사적 배경을 지닌다. 특허청은 이미 2003년 2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그라 계열)나 고지혈증 치료제 '조코르'(-조코 계열) 등 유명 오리지널 의약품의 브랜드 어미를 모방한 출원이 빗발치자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모방 출원에 대한 심사 강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당시 특허청은 유사 명칭의 남발이 단순한 권리 침해를 넘어 병원 처방과 약국 조제 현장에서 심각한 투약오류를 야기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독창적인 고유 브랜드를 개발할 것을 제약업계에 강력히 권고했다.
이로 인해 제약기업은 두 가지 상반된 리스크 시나리오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시나리오 A (상표 등록 성공, 식약처 허가 반려): 특허청에서 상표 등록증을 수령했으나, 식약처 심사에서 '효능 직관 표방'이나 '복합제 일부 성분 누락'으로 제품명 승인이 거부되는 경우. 상표권은 유지되지만 실제 약 포장재에는 인쇄할 수 없게 된다.
시나리오 B (식약처 허가 통과, 상표권 침해 피소): 식약처 제품명 허가를 선제적으로 받았으나, 제3자가 사전에 등록해 둔 유사 선행상표를 간과하여 제품 출시 직후 상표권 침해금지 가처분 및 손해배상 소송에 피소되는 경우. 강제 리콜과 시판 중단 사태로 이어진다.
미국 FDA와 유럽 EMA: 해외 규제기관의 독자적 명칭 평가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미국 NDA/BLA나 유럽 MAA(중앙화 절차)를 준비할 때, 국내에서 통과한 제품명이 해외 규제기관에서도 그대로 승인될 것이라는 기대는 완전히 버려야 한다. 미국 FDA와 유럽 EMA는 자국의 언어 환경과 임상 진료 체계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명칭 심사 엔진을 가동한다.
미국 FDA의 처방의약품 상표명 평가(Proprietary Name Review)는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와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의 투약오류예방분석부(DMEPA)가 맡는다. FDA는 2020년 12월 9일 확정된 업계 가이던스인 ‘Best Practices in Developing Proprietary Names for Human Prescription Drug Products’를 통해 처방의약품 상표명 개발 및 자체 평가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핵심 평가 도구는 컴퓨터 기반 분석 시스템인 POCA (Phonetic and Orthographic Computer Analysis)다. POCA는 제안 명칭과 기존 명칭의 철자 유사도와 발음 유사도를 0~100%로 계산한다. 가이던스가 스폰서에게 권하는 검색 데이터베이스는 Drugs@FDA와, 일반의약품을 합리적으로 포함하는 RxNorm 같은 자료다. FDA가 검색에 쓰는 복합 점수 기준점은 55%다.
고유사(Highly similar): 복합 점수 70% 이상. 시판 후 경험상 함량·용량 같은 제품 차이가 투약오류 위험을 상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FDA가 우려하는 구간이다. 70% 이상이라고 가이던스가 자동 거절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중유사(Moderately similar): 복합 점수 55% 이상 69% 이하. 첫 글자가 같고 세 글자 이상 연속이 겹치는지, 함량이나 용량이 겹치는지를 더 본다. 이 구간은 추가 검토 대상이지, 50%부터 중위험이라는 뜻은 아니다.
저유사(Low similarity): 복합 점수 54% 이하. 일반적으로 수용 가능한 쪽으로 보되, 명칭 시뮬레이션에서 기존 제품으로 오인될 신호가 있으면 중유사로 다시 분류한다. 50% 미만을 목표 점수로 두면 기준이 다르다.
또한 FDA는 연방식품의약품화장품법(FD&C Act) 제502조와 라벨 규정에 따라, 후보명이 다른 약과 혼동되거나 근거 없는 치료적 우월성·완치를 암시하면 문제 삼는다. 가이던스가 예로 드는 우려는 만성 질환 약의 이름에 cure가 들어가거나 cure처럼 들리는 경우다. 'Super'나 'Best'가 문구에 있으면 항상 반려된다는 자동 규칙은 이 가이던스에 없다. 신청 시점을 임상 2상 종료 후로 고정하라고 이 가이던스가 정한 것도 아니고, 검토에 180일이 걸린다고 정한 문장도 없다. 명칭의 최종 수용 여부는 품목 승인의 일부로 판단된다.
유럽 중앙절차의 명칭 심사(Invented Name Review)는 인체용의약품위원회(CHMP) 산하 (Invented) Name Review Group, 곧 NRG가 맡는다. 현행 기준은 2023년 12월 15일 공표된 EMA/CHMP/287710/2014 Rev.7이다. 회원국 규제당국이 안전성과 공중보건 이견을 내고, 유럽집행위원회·WHO·환자·의료인 대표와 전문가는 사안별로 참여할 수 있다. EU 27개국 대표와 WHO가 모든 언어를 회의에서 전수 검토한다는 뜻으로 읽으면 절차를 과장하게 된다.
Rev.7에서 실무에 바로 쓰는 규칙은 네 가지다. 첫째, 제안 명칭은 EU·EEA 공식 언어에서 모욕적이거나 부적절한 함의를 가지면 안 된다. 둘째, 'INN + 회사명 또는 상표' 구성도 NRG 심사 대상이며, 발명명을 받지 못했을 때의 자동 대체안이 아니다. 그 형식은 INN과 회사명 사이에 문장부호를 넣지 않는다. 셋째, 한 MAA에서 완전 수용 또는 조건부 수용은 최대 2개이고, 한 회의 요청에 제안할 수 있는 이름도 최대 2개다. 이미 2개가 수용되면 추가 요청은 원칙적으로 받지 않으며, 안전 문제·조건부 상태·글로벌 명칭 제약·상표법 문제처럼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예외다. 넷째, 조건부 수용은 이미 허가된 제품이 아니라 심사 중이거나 제출 전인 명칭과의 유사 이의만 있는 경우다. 같은 달 CHMP 의견이 채택되는 서로 유사한 조건부 명칭이면, 먼저 허가된 이름이 우선한다. 모든 후발 품목이 항상 이름을 빼앗긴다는 일반 규칙은 아니다. 제출 시점은 계획된 MAA의 4~6개월 전이 아니다. CHMP가 중앙절차 적격을 확인한 뒤, 계획된 MAA보다 이르면 18개월 전부터 알릴 수 있다. CHMP 의견 채택 최소 1개월 전에는 수용된 명칭 중 무엇을 쓸지 EMA와 NRG 사무국에 알려야 한다. 그때까지 쓸 발명명이 없으면 의견은 일반명 또는 과학명에 허가권자명을 붙여 채택될 수 있고, 그 이름도 NRG 확인이 필요하다.
| 비교 항목 | 미국 FDA (CDER/CBER) | 유럽 EMA (NRG) |
|---|---|---|
| 전담 심사 조직 | 투약오류예방분석부(DMEPA) | NRG (Invented Name Review Group) |
| 핵심 분석 도구 | POCA 알고리즘 (발음·철자 0~100% 점수화) 및 필기체 처방 시뮬레이션 | 회원국 규제당국의 안전성·언어 이의. WHO 등은 사안별 자문 |
| 후보명 동시 제출 수 | 2020년 가이던스는 제안 명칭의 평가 틀을 제시. 대체 명칭은 별도 검토 | MAA당 수용 최대 2개, 회의당 제안 최대 2개. 선호 순서를 미리 적음 |
| 적정 제출 시점 | 개발 중 또는 NDA/BLA와 함께. 가이던스는 180일 소요를 정하지 않음 | 적격 확인 후 계획 MAA보다 이르면 18개월 전. 의견 1개월 전 최종 선택 |
| 충돌 해결 규칙 | POCA 구간별 개별 판단. 70% 이상이 자동 거절은 아님 | 같은 달 의견의 유사 조건부 명칭은 먼저 허가된 이름이 우선 |
INN 어간 충돌: 후보 명칭 설계의 숨은 지뢰
후보 명칭을 만들 때 놓치기 쉬운 충돌이 WHO 국제일반명(INN)의 공통 어간이다. 작용기전을 이름에 남기려고 어간 음절을 가져오면, 상표의 식별력과 규제 명칭 심사에서 동시에 질문이 생긴다. 그 질문이 항상 거절로 끝난다는 뜻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제46차 세계보건총회 결의 WHA46.19로, 상표가 INN에서 직접 파생되거나 확립된 INN 어간을 포함하지 않도록 각국과 업계에 권고한다. 권고이지, 그 자체로 각국 상표청의 거절 사유가 되는 법은 아니다. 키나아제 억제제의 -nib, ACE 억제제의 -pril, 가돌리늄 조영제의 gado-처럼 Stem Book에 오른 어간은 의료진이 약효군을 읽는 공공 신호다. 단클론항체에 쓰이던 -mab는 이후 세분되어 왔으므로, 옛 어간을 현재의 금지 목록처럼 외우면 안 된다. 후보명을 확정하기 전에 최신 Stem Book을 대조한다. INN 선정 절차에서는 자사 등록 상표와 같거나 비슷한 INN이 제안될 때 제조사가 이의를 낼 수 있다.
이 권고가 한국 상표 판단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특허법원 판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 판례로 모든 사건에 확장된 법리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인용할 선례는 특허법원 2020허4020 판결이다. 의료용 조영제 상표 분쟁에서 법원은 상표 표장 중 ‘Gado / 가도’ 부분이 가돌리늄계 조영제를 나타내는 WHO INN 공통 어간에 해당하므로, 이는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할 수 없는 공용 영역(Public Domain)에 속하여 독립된 식별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유사 여부는 그 어간을 뺀 나머지 표장의 외관, 호칭, 관념으로 대조했다. 어간이 들어 있으면 등록이 항상 무효가 된다는 판결은 아니다.
그래서 어간을 그대로 가져온 후보명은 양쪽에서 막힐 위험이 있다. 반드시 거절된다는 뜻의 ‘이중 거절(Double Rejection)’로 부르면 단정이 세다. 아래는 각 심사에서 실제로 문제 되는 질문이다.
상표청(KIPO/USPTO/EUIPO) 관점: 어간이 성분을 표시하는 부분으로 취급되면 식별력이 부정되거나 권리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상표법 제33조의 성질표시 판단은 표장과 지정상품을 같이 본다. 어간이 있으면 항상 거절된다는 조항은 아니다.
보건당국(MFDS/FDA/EMA) 관점: 기존 약효군과 혼동되거나 투약오류 위험이 있으면 제품명 수용이 어려워진다. WHA46.19 위반만으로 각국 허가가 자동 거절되는 구조는 아니다. FDA는 USAN 어간이 어간 위치에 들어간 이름을 피하라고 권하고, EMA는 INN과의 혼동을 NRG 심사에서 본다.
글로벌 단일 브랜드의 환상: 유한양행 렉라자와 LAZCLUZE가 보여준 현실
글로벌 단일 상품명으로 모든 시장을 간다는 가정은 일정과 계약에 넣기 전에 버려야 한다. 시장마다 이름이 갈리는 일이 예외적 실패만은 아니다. 다만 모든 신약이 시장마다 다른 이름을 쓴다는 통계는 이 글의 출처에 없다.
한국 기업 사례로 보기 좋은 약이 유한양행의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lazertinib)이다.
대한민국 식약처 품목허가 (2021년 1월): 유한양행이 국내에서 승인받아 상업화한 공식 제품명은 ‘렉라자 (LECLAZA)’다. (상세 분석은 렉라자 글로벌 3상 및 기술수출 성공 사례 참조).
미국 FDA 품목허가 (2024년 8월): 유한양행으로부터 글로벌 판권을 도입한 존슨앤드존슨(얀센)이 FDA로부터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으로 승인받은 공식 제품명은 ‘LAZCLUZE (라즈클루즈)’다.
유럽 EMA 품목허가 (2025년 1월): 유럽 판매허가(2025년 1월)의 상품명도 Lazcluze다. 한국명 렉라자와 다르고, 미국 상품명과 같은 계열이다. 유럽만의 제3 브랜드로 현지화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판매허가는 유럽의약품청의 심사 뒤 유럽집행위원회가 부여한다.
렉라자와 LAZCLUZE가 갈린 구체적 원인은 공개 보도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계약과 일정에서 미리 점검할 질문은 다음 세 가지다.
현지 상표 선점 상태의 지리적 불일치: 한국에서 등록 가능한 이름이라도 미국(USPTO)이나 유럽(EUIPO)에 비슷한 선행 상표가 있으면 그 시장에서는 쓰기 어려울 수 있다. 렉라자 사건이 이 이유 때문이라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언어권별 발음 용이성과 문화적 수용성: 국내 의료진에게 친숙한 명칭이 영미권이나 유럽 다국어 환경에서는 발음하기 어렵거나, 예기치 못한 비속어·부정적 의미와 결합하여 환자 커뮤니케이션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글로벌 라이선시(Partner)의 독자적 포트폴리오 전략: 기술수출 이후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를 맡은 파트너는 자기 포트폴리오에 맞는 이름을 원할 수 있다. 얀센이 LAZCLUZE를 고른 이유가 그 전략 때문인지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계약에서 정할 일은 이유의 추정이 아니라 누가 이름을 정하는가이다.
이러한 현실은 한국 바이오텍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서 조항(Term Sheet)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해 결정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상세 가이드는 라이선싱 Term Sheet 핵심 조항 협상 가이드 참조).
명칭 결정권 (Naming Rights): 해외 진출국별 상업 명칭을 결정할 최종 권한이 라이선시에게 전적으로 귀속되는지, 아니면 원개발사와의 '사전 협의(Consultation)' 또는 '서면 동의(Consent)'를 거쳐야 하는지 권한의 범위를 명문화해야 한다.
상표 출원 및 유지비용 분담: 진출국별 출원, 등록, 갱신, 침해 감시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는 비율을 추정하지 말고 계약서에 적는다. 이 글은 특정 분담 비율이 업계 표준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계약 종료 시 상표권 반환 (Reversion of Trademark): 임상 실패나 계약 종료 때 파트너가 현지에서 등록한 상표를 원개발사에 양도할지, 어떤 조건으로 양도할지를 적지 않으면, 같은 나라에서 다른 파트너와 다시 진행할 때 그 이름을 쓰지 못하거나 이름을 바꿔야 할 수 있다. 양도 대가의 액수는 이 글에서 추정하지 않는다.
실무 실행 로드맵: INN 스크리닝부터 다국가 허가까지
명칭 리스크를 줄이는 실무 순서는 상표 출원부터가 아니다. 후보명의 INN 어간과 각국 규제 기준을 먼저 거르고, 그다음 상표 출원과 공식 명칭 심사로 들어가는 편이 나중에 이름을 바꾸는 일을 줄인다. 출원 비용의 액수는 이 글에서 추정하지 않는다.
flowchart TD
A["1단계: 후보 상품명 여러 개 도출"] --> B["2단계: WHO INN Stem Book 최신본 대조"]
B --> C["3단계: 선행상표 조사 (KIPRIS, USPTO, EUIPO)"]
C --> D["4단계: 안전규칙 제11조②와 POCA 복합 55% 기준으로 자체 스크리닝"]
D --> E{"국내 품목허가를 먼저 준비?"}
E -- 예 --> F["식약처 사전검토 대상인지 확인 후 제품명 질의"]
E -- 아니오/동시 --> G["FDA 제안 명칭 검토와 EMA NRG 제출 준비"]
F --> H["국내외 상표 출원. 파리협약 우선권은 6개월"]
G --> H
H --> I["각국 명칭 수용과 상표 등록 상태를 문서별로 대조"]
I --> J["국내 제품명, 수출명, 해외 상품명을 라벨에 구분"]다음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BD, RA, IP 실무팀이 제품명 확정 프로젝트를 가동할 때 점검해야 할 종합 실행 체크리스트다.
| 추진 단계 | 핵심 실행 과제 | 주관 부서 | 실패·반려 시 비상 대응책 (Fall-back Plan) |
|---|---|---|---|
| 1단계: INN 어간 스크리닝 | WHO 공식 Stem Book 최신본 대조, 후보명 내 접두사·접미사·공통 어간 포함 여부 검증 | 연구개발(R&D) / 특허팀 | 어간이 포함된 후보명 즉시 폐기, 어근 변형 및 비어간 대안 어휘 재조합 |
| 2단계: 선행상표 조사 | KIPRIS, USPTO 상표 검색, EUIPO eSearch에서 제5류 의약품과 유사 서비스업의 선행 권리를 확인 | 특허법률사무소 / 법무팀 | 유사 선행상표 존재 시 등록 가능성 희박 후보 탈락, 식별력 강화 수식어 보강 |
| 3단계: 식약처 사전검토 | 안전규칙 제11조 제2항(오인·과장·효능직접표시) 대조, 식약처 사전상담과 사전검토 공식 신청 | RA (인허가) 팀 | 안전규칙 제11조 제2항 사유를 빼고, 제10조의 업소명·상표명·제형 순으로 다시 적는다. 업소명은 생략할 수 있다 |
| 4단계: 해외 규제 명칭 제출 | FDA POCA 복합 점수 55% 검색 기준과 54% 이하 저유사를 목표로 하되 점수만으로 수용을 단정하지 않음. EMA는 선호 순서를 정해 최대 2개까지 NRG에 제안 | 글로벌 RA팀 / 해외 현지 CRO | 1순위가 수용되지 않으면 예비 명칭을 새 요청으로 진행. EMA는 이미 수용된 이름이 2개면 추가 요청이 원칙적으로 막힘 |
| 5단계: 라이선스 계약 확정 | 파트너십 계약서 내 Naming Rights 명문화, 상표 출원·유지비용 부담 및 해지 시 상표권 반환 규정 | BD (사업개발) / 법무팀 | 파트너사 전권 요구 시 최소한의 사전 협의권(Consultation Right) 및 반환 청구권 확보 |
해외 진출 시 각국 보건당국이 요구하는 서류 체계와 허가 절차의 전반적인 맥락은 FDA NDA·BLA 제출 로드맵, EMA 중앙허가 절차 실무 가이드, 그리고 MFDS·EMA·PMDA 다국가 공동심사 병렬 제출 전략을 통해 상호 교차 검증할 수 있다. 또한 해외 공공조달 입찰이나 현지 등록에 필수적인 CPP 및 자유판매증명서 공증 팩을 준비할 때도 허가증 상의 제품명과 상표 등록 명칭이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현지 세관 및 조달청 반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