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EPAR 데이터로 본 한국 제약사 유럽 중앙허가 현황: 승인 24건은 전부 바이오시밀러다

EMA 공개 EPAR 데이터를 집계하면 한국 제약사가 유지 중인 EU 중앙허가 24건은 모두 바이오시밀러이고,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2사에 집중돼 있다. 철회 6건의 사유와 신약의 유럽 중앙허가 공백을 분석한다.

EMA EPAR 문서와 한국 제약사 유럽 중앙허가·바이오시밀러 데이터 분석을 표현한 KoreaMED Global 썸네일

한국 제약·바이오텍이 유럽 시장에 진입할 때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우리가 낸 자료가 실제로 EU 27개국 마케팅허가로 이어진 사례가 어디 있느냐"다. 그런데 이 질문에 데이터로 답하면 의외의 결론이 나온다. EMA(European Medicines Agency)가 공개하는 EPAR(European Public Assessment Report)·medicines 데이터(2026년 6월 기준)에서 한국 계열사가 마케팅허가 승인자(applicant/holder)로 등록된 품목을 모두 뽑아 집계해 보면, 현재 유효한 EU 중앙허가 승인은 24건이며 이 24건은 예외 없이 전부 바이오시밀러다. 한국 신약(원창의약품)은 EU 중앙허가 루트에 사실상 없다.

이 글은 EMA가 공개하는 EPAR·medicines 데이터(2026년 6월 기준)를 집계해 정리한 한국 제약사 EU 중앙허가 현황과, 철회 6건이 보여주는 신호, 그리고 신약을 준비하는 한국 스폰서가 읽어야 할 전략적 함의를 다룬다. EMA 중앙허가 절차 자체의 제출 구조는 EMA 중앙허가: 한국 제약사가 첫 MAA를 준비할 때 알아야 할 것에서 다루고 있으니 절차가 궁금하면 먼저 읽기를 권한다.

EPAR 데이터가 보여주는 핵심은 "한국 제약사의 EU 중앙허가 = 바이오시밀러"라는 공식이다. 신약으로 EU 전역을 노리려면 이 데이터가 알려주는 '공백'이 곧 기회이자 장벽이다.

EPAR 데이터 집계: 한국 제약사 EU 중앙허가 30건의 구조

EMA medicines 공개 데이터(2026년 6월 기준)에서 마케팅허가 승인자(applicant)·보유자(holder) 필드에 셀트리온(Celltrion)과 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가 포함된 human 의약품 전체를 추출해 품목명 기준으로 중복 제거했다. 두 계열사 외에 한국 본사를 둔 스폰서가 EU 중앙허가를 보유한 사례는 이 데이터 구간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지표 수치 비고
한국 계열사 EU 중앙허가 품목(집계) 30건 셀트리온 17 + 삼성바이오에피스 13, EPAR 기준
현재 승인 유지(Authorised) 24건 24건 전부 바이오시밀러
철회·신청철회·거절 6건 상업적 철회·포트폴리오 정리·COVID 수요 종료
신약(원창의약품) 중앙허가 보유 0건 COVID 항체약을 제외하면 사실상 부재
최초 한국 계열사 EU 중앙허가 2013년 9월 램시마(Remsima, 인플릭시맙), 셀트리온

집계 방향이 바이오시밀러로 쏠려 있다는 점은 데이터의 오류가 아니라 현실의 반영이다. EU 중앙허가(Centralised Procedure)는 전문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오르phan, 치료 영역별 의무 대상품처럼 일정 조건을 만족할 때 의무적·선택적 경로가 된다. 한국 제약사가 이 루트를 의도적으로 타는 영역이 바이오시밀러였고, 결과적으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EU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핵심 경쟁자로 자리 잡았다.

2024–2025 집중 승인: LOE(독점 만료)가 만든 윈도

24건의 유효 승인을 마케팅허가일(MA date) 기준으로 보면 2024년 4건, 2025년 7건으로 최근 2년에 집중됐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글로벌 블록버스터 생물의약품의 독점 만료(loss of exclusivity, LOE) 시점과 일치한다.

시기 대표 승인 품목 원품(참조생약품)·트리거
2013 램시마(인플릭시맙, 셀트리온) 레미케이드 최초 바이오시밀러
2016–2017 베네팔리(에타너셉트), 임랄디(아달리무맙), 온트루잔트(트라스투주맙) 항TNF·항종양 항체 1차 물질 LOE
2024 피지카바(우스테키누맙, 삼성), 옴리클로(오말리주맙, 셀트리온), 스테케마(우스테키눀맙, 셀트리온) 스텔라라·졸레어 LOE(2024)
2025 오포비즈·에이덴젤트(아플리베셉트), 오보던스·엑스브릭·오센벨트·스토보클로(데노수맙), 아보토즈마(토실리주맙) 아일리아·프롤리아/제지바·액템라 LOE

2025년 한 해에만 데노수맙(denosumab) 바이오시밀러가 양사에서 6건(Prolia·Xgeva 두 적응군 각각) 승인을 받았고, 아플리베셉트(aflibercept)는 삼성(오포비즈)과 셀트리온(에이덴젤트)이 동시에 승인을 확보했다. LOE 직후의 EU 시장은 다수 바이오시밀러가 동시 진입하는 구조이므로, 승인 타이밍이 매출을 좌우한다. 한국 바이오시밀러의 세대 교체와 FDA 단순화 흐름은 한국 바이오시밀러 제3파: FDA·MFDS 경로 2026FDA·EMA·MFDS 바이오시밀러 규제 단순화 전략에서 다룬 바 있다.

철회 6건이 보여주는 신호: 왜 승인을 반납했나

EPAR 데이터에서 더 중요한 것은 '승인'이 아니라 '철회'다. 한국 계열사의 6건 철회·신청철회는 상업성·포트폴리오·안전성·수요 종료라는 네 가지 패턴으로 읽힌다.

품목 계열사 상태 철회 시점 · 사유(EPAR 공개 기준)
에크순비(우스테키누맙) 삼성바이오에피스 철회(2025-08) 상업적 사유. EU 시판 전이며, 동사 피지카바와 포트폴리오 중복
온베지(베바시주맙) 삼성바이오에피스 철회(2024-10) 승인 후 시판 지속 어려움, 상업적 판단
레지키로나(레그다니비맙) 셀트리온 철회(2025-04) COVID-19 항체약, 수요 종료에 따른 상업적 철회
리투제나·리템비아(리투시맙) 셀트리온 철회(2019) 트룩시마(Truxima)·블리치마(Blitzima)로 포트폴리오 통합
베블로세마(베바시주맙) 셀트리온 신청철회 심사 단계에서 신청 철회, 시장 진입 재검토

에크순비 철회는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피지카바'를 EU에서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물질의 두 번째 브랜드를 굳이 시판할 상업적 이유가 없었다. EMA 공식 문서도 이 철회를 "마케팅허가보유자가 EU에서 시판하지 않기로 한 상업적 결정"이라고 명시했다. 즉 EU 중앙허가는 '승인=성공'이 아니라, 승인 후 출시·입찰·약가·조달에서 실제 점유율을 가져와야 의미가 있다.

철회에서 읽어야 할 실무 교훈은 세 가지다. 첫째, 같은 물질에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면 EU 입찰·조달에서 자기 경쟁(cannibalisation)만 키운다. 둘째, COVID·감염병 자산은 수요 사이클이 짧아 허가 유지 비용(연례 Renewal, PSUR, variation)보다 반납이 유리할 수 있다. 셋째, MA 보유자(holder)는 EU 내에 EU MAA Module 1 문서와 MAH 책임 구조를 유지해야 하므로, 자산 정리도 전략적 결정이다.

신약의 공백: 한국 원창신약은 왜 EU 중앙허가에 없나

이 데이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 신약의 부재다. 현재 유효한 24건은 전부 바이오시밀러이며, 유일한 신약 성격 자산이었던 레지키로나(COVID-19 항체약)는 이미 철회됐다. 이는 한국 신약이 EU 시장에 아예 진입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EU 중앙허가(Centralised Procedure) 대신 분산절차(Decentralised Procedure, DCP)·상호인정(Mutual Recognition, MRP) 또는 라이선스 아웃 후 글로벌 파트너가 허가를 보유하는 구조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중소·바이오텍 신약이 EU 중앙허가를 직접 취득하기 어려운 이유는 구조적이다.

장벽 내용
의무 대상 여부 중앙허가는 일정 조건(생물의약품, orphan, 특정 치료영역 등)에서만 의무·선택 대상이다. 일반 화학 신약은 DCP/MRP가 더 현실적
MAH 거주지 요건 EU 내 MAH 또는 담당자·QP(Qualified Person) 체계가 필요. EU MAA Module 1·MAH·Licensee 책임 분리 참조
210일 clock-stop 부담 CHMP의 210일 검토 동안 module 2·3·5 질의 응답 역량이 필요
자금·상업 역량 EU 27개국 출시·약가·조달을 자체 운영할 현지 역량이 없으면 중앙허가의 효용이 떨어짐

결론적으로 한국 신약의 EU 진입은 "중앙허가 1건 = 전 유럽"보다는, 제2·3국가 MRP 기반 확장이나 글로벌 출시 순서 전략에서 EU를 후순위로 두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EU HTA 공동임상평가(JCA)가 2025년부터 순차 적용됨에 따라, 향후 신약도 EU 차원의 근거 패키지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이 부분은 EU HTA JCA 종양: 한국 제약사 대응에서 다뤘다.

한국 기업이 지금 검토해야 할 것

EPAR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읽으면 세 가지 실행 과제가 나온다.

첫째, 바이오시밀러는 '승인 속도'가 아니라 '출시 후 점유율'이 승부다. 2024–2025년 LOE 물질(우스테키눀맙·데노수맙·아플리베셉트·오말리주맙)에서는 다수 바이오시밀러가 동시에 EU에 진입한다. 승인을 받는 것은 출발선일 뿐이고, 병원 조달·약가 협상·입찰에서 할인율과 공급 안정성이 매출을 결정한다. 독일 AMNOG 약가 협상·프랑스 HAS·CEPS 약가 대응이 후속 과제다.

둘째, EU 중앙허가를 직접 취득하려면 MAH 체계와 Module 1 역량을 먼저 세팅해야 한다. 한국 본사가 직접 MAH가 되려면 EU 내 담당자, QP, PSUR·variation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면 EU 파트너에게 MAH를 맡기는 라이선스 아웃 구조가 현실적이다.

셋째, 신약은 EU 중앙허가보다 MRP/DCP + JCA 근거 패키지 조합이 더 빠르다. 중앙허가는 자산 가치와 현지 역량이 뒷받침될 때 의미가 있다. 그 전에는 리드 국가(lead market)에서 MRP로 확장하고, JCA 공동임상평가 근거를 미리 설계하는 것이 자원 대비 효율이 좋다.

90일 실행 순서

  1. 0–30일: 본사 자산 리스트와 EPAR 공개 데이터를 대조해, 경쟁 바이오시밀러 진입 시점과 우리 자산의 LOE 타이밍을 정렬한다. 같은 물질의 중복 브랜드가 있다면 포트폴리오 정리를 검토한다.
  2. 30–60일: EU MAH 자체 보유 여부를 결정한다. 자체 보유 시 Module 1·QP·variation 관리 체계를, 라이선스 아웃 시 MAH·Licensee 책임 분리 구조를 확정한다.
  3. 60–90일: 출시 후 약가·조달·입찰 시나리오(독일 AMNOG·프랑스 CEPS·병원 조달)를 수량화하고, EU HTA JCA 근거 패키지를 임상 설계 단계에서 반영한다.

참고 출처

  • EMA medicines 공개 데이터(EMA human EPAR, 2026년 6월 기준) 집계: 한국 계열사 품목 30건(셀트리온 17·삼성바이오에피스 13), 유효 승인 24건(전부 바이오시밀러), 철회·신청철회 6건
  • EMA EPAR — Eksunbi(우스테키누맙) 철회 공식 문서(2025년 8월 19일, 상업적 사유, EU 시판 전)
  • EMA EPAR — Regkirona(레그다니비맙, Celltrion) 승인·철회 이력(COVID-19 항체약)
  • GaBI Online / Biosimilars approved in Europe — EU 바이오시밀러 승인 누적 목록(우스테키눀맙·데노수맙·아플리베셉트 2024–2025 승인 현황)
  • Samsung Bioepis Biosimilar Market Report (Q2 2025) —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승인·출시 현황, Stelara LOE 이후 우스테키누맙 경쟁
  • Pearce IP / BiologicsHQ — 아플리베셉트(aflibercept) 바이오시밀러 리티게이션·출시 일정(Samsung Opuviz, Celltrion Eydenzelt)
  • EMA Centralised Procedure 제출 구조(Module 1–5, eCTD) — 관련 가이드 EMA 중앙허가 절차